2022년 상반기 국내 산업은 수출 호조 및 기저효과 등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며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도 둔화하였다. 2023년은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와 블록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 감소,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경제 안보 및 공급망 이슈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업 전반적으로 저성장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일반산업 전망’을 통해 총 5개 산업군, 15개 산업의 업황을 전망했다. 정유 및 이차전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13개 산업의 업황이 2022년보다 위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내다봤다. 높은 원자재 가격 부담,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수요 위축,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업황 개선이 지연되고, 매출 감소와 수익성 하락의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제조업의 경우 미중 무역 갈등, 고금리로 인한 투자 부담 등의 요인으로 정체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 엔데믹 진입에 따라 회복세가 기대되지만, 고물가에 의한 소비 심리 냉각으로 성장 여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국내 산업을 지탱해온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여러 산업군은 2023년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업종은 2016년과 2019년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수준의 공급 축소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정보기술(IT) 기기 산업이 2023년 상반기까지 재고 조정이 불가피해 반도체 시장도 강도 높은 생산량 감축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2년 세트 수요 감소로 재고 조정이 일어나 패널 가격이 하락한 데 이어 2023년에 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경기 회복 여부에 패널 수요와 가격이 영향을 받는 만큼 회복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자동차 시장도 2023년에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 리오프닝 효과가 금리 급등으로 빠르게 식어가면서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 및 재고소진 위험이 남아있다”며 “기업들의 경영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8호 (2023년 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