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얼리는 어때요? 어느 브랜드가 믿을 만한가요?”
사람들은 내가 주얼리 전문가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질문을 쏟아낸다. 주얼리를 선택하는 기준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꽤 까다롭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주얼리는 평범한 차림새를 특별하게 바꿔주는 힘이 있다. 중요한 자리가 많아질수록 고급스러운 주얼리 한두 개 정도는 착용해야 제대로 갖춰 입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파인 주얼리(Fine Jewelry)는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자칫 잘못된 소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대로 고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현명한 소비의 즐거움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꿀팁 7가지를 준비했다.
Check 1 다이아몬드 선택의 기준 4C를 이해하자
주얼리에 관심이 있다면 다이아몬드의 ‘4C’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4C는 캐럿(Carat Weight), 커트(Cut), 컬러(Color), 클래리티(Clarity)를 말한다. 4C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4C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원하는 캐럿이 확고하다면 우선순위는 커트>컬러>클래리티에 놓고 어떤 등급의 조합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게 좋다.
화이트 다이아몬드에서는 커트 등급이 가장 중요한데 전체적인 다이아몬드의 외관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비율과 균형에 맞게 잘 연마되어 빛과 최대한 상호작용할 때 다이아몬드는 가장 아름답게 빛난다. 화이트 다이아몬드의 사명은 최상의 브라이트니스(내부와 표면으로부터 반사되는 백광의 조화), 파이어(빛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현상), 신틸레이션(관찰자, 다이아몬드 또는 광원이 움직일 때 나타나는 섬광)을 발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한편 클래리티와 컬러는 캐럿이 올라갈수록 더 중요해지는데, 다이아몬드가 클수록 내포물이나 노란 기가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 커트 등급이 좋다면 컬러와 투명도의 결점은 조금 가려줄 수 있다.
Check 2 유색석은 컬러가 생명
다이아몬드와 달리 유색석은 컬러가 가장 중요하다. 이때 크고 비싼 보석이 세팅되었다면 감별서 요청은 필수다(다이아몬드는 감정서, 유색석은 감별서라고 한다). 감별서는 천연석, 합성석, 유사석을 가려낼뿐더러 보석에 따라서는 원산지와 처리 여부도 알 수 있다. 특히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는 어떤 처리를 했는지, 어느 정도까지 처리 과정을 거쳤는지가 매우 중요하며, 원산지도 주얼리의 가치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감정원마다 평가 기준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우선 감정기관의 명성과 신뢰도를 파악해야 한다.
Check 3 진주의 평가 기준 ‘5S’
최근 진주는 유니섹스 스타일의 유행으로 남녀노소 통틀어 가장 핫한 보석으로 떠올랐다. 다이아몬드가 눈부신 광채를 뽐내며 스스로 주인공이 된다면 진주는 착용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은은한 매력이 일품이다. 진주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5S, 즉 크기(Size), 광택(Shine), 표면(Surface), 형태(Shape), 색상(Shade)을 따져야 한다. 그중에서도 광택이 가장 중요한데, 내부에서부터 따뜻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 들수록 상질이다. 표면에 자신의 얼굴이 거울처럼 비치는지 확인해보자. 이미지가 선명할수록 광택이 좋은 것이다. 반면 둔탁하거나 윤기가 없는 진주는 아무리 크더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Check 4 조명발에 속지 말라
“보석은 나쁜 조명에서 사고, 좋은 조명에서 팔아라”라는 말이 있다. ‘조명발’의 마법은 보석에도 적용된다는 소리다. 레드, 오렌지, 옐로처럼 따뜻한 색의 보석은 백열등이나 할로겐 같은 따뜻한 빛 아래에서, 블루, 그린, 바이올렛처럼 차가운 색의 보석은 형광등이나 자연광 같은 차가운 빛 아래에서 최상의 색을 나타낸다. 요즘 대세인 LED에도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이 있다. 보석을 가장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 적합한 조명의 색온도는 5000K에서 5500K 사이다.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정오 무렵의 자연광을 연상하면 쉽다.
Check 5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살펴라
잘 만들어진 주얼리는 외형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아름다운 법이다. 깨진 부분이 있거나 모서리가 마모되지 않았는지, 보석을 지지하는 금속에 스크래치는 없는지, 목걸이나 팔찌의 잠금 장치와 펜던트의 고리가 매끄럽게 작동되는지, 목걸이의 체인이 엉키거나 뒤집어지지는 않는지도 꼼꼼히 살펴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제품 안쪽에 새겨진 제조사 각인, 금속의 종류와 순도 표시도 중요하다. 제조사 각인은 작가의 사인과도 같은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좋다.
Check 6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라
현대 주얼리는 점점 더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상품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므로 라이프스타일과 개성을 고려해야 만족도가 높아진다. 가성비로 따지면 자주 입는 의상의 색과 스타일에 어울리는 디자인과 주얼리를 추천하고 싶다. 또한 손을 많이 쓰거나 활동적인 성향의 사람에게는 단단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보석이 적합하다. 데일리로 착용할 수 있는 스타일을 1순위, 티셔츠와 정장 모두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2순위로 두고 고르면 의외로 선택이 쉬워진다.
Check 7 주얼리 숍은 비교 선택하라
주얼리 숍은 두세 군데 정도 돌아보고 비교하는 게 좋다. 첫 번째 숍에서 마음에 쏙 드는 주얼리를 발견할 수도 있지만, 자칫 충동구매로 이어질 수 있으니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비교하는 게 좋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곳을 다니면 오히려 선택이 어려울 수 있으니, 두세 군데가 적당하다. 다이아몬드는 세계적으로 공시된 도매 시세가 있기 때문에 몇 군데만 다녀보면 대략적인 시세를 알 수 있다. 또 구매 후 영수증과 보증서 같은 구비 서류를 잘 챙기고, 교환이나 환불 조건은 어떤지, 품질 보증 기간은 언제까지인지, 애프터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지, 자동차처럼 정기점검은 언제 하면 좋을지 등 각종 정보를 체크해야 한다.
[윤성원 주얼리 칼럼니스트·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