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미도(39)는 자신의 곁에서 든든한 응원을 보내준 가족 덕에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미도는 영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에서 언브레이커블의 비밀을 알고 있는 미스터리 연구소 소장 닥터 장(양동근 분)의 연인이자 뜻밖의 오해로 여고 동창생들과 언브레이커블의 대결에 합류하게 된 양선을 연기했다.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을 연출한 신정원 감독의 신작 ‘죽지 않은 인간들의 밤’은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다.
이미도는 “B급 감성 무비를 좋아한다”면서도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거 뭐지?’라고 생각했다. 외계인이라는 설정이 있는데, 어떤 설명도 없고, 외계인을 처치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쓴다거나 하는 게 전혀 과학적이지 않고 조금 황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나리오가 술술 읽히더라. 황당하기도 하지만, 신정원 감독님 작품이라고 하니까 이해가 되고 재미있겠다 싶었다”며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미도는 신정원 감독과 ‘점쟁이들’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이미도는 이번 현장에서 ’질문 요정’ 역할을 했다고. 그는 “감독님이 열려있고 아이디어를 낼 때 좋아해 주니까 더 신이 나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며 “양선과 닥터 장의 애칭인 브로콜리와 양송이도 내 아이디어”라고 귀띔했다.
이미도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에서 호흡을 맞춘 양동근의 찐팬을 자처했다. 제공|TCO(주)더콘텐츠온
무엇보다 이미도는 극 중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양동근의 ‘찐 팬’을 자처했다. 특히 그는 시사회 때 남편과 양동근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며 “사람들이 갖고 있는 느낌이나 풍채가 있지 않나. 선배님과 남편이 비슷하더라. 저의 20대 이상형과 30대 이상형이 만난 자리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계속해서 “만날 때마다 팬이라고 하니 선배님도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나. 지금은 내려놓으셨더라”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또 반했다. 정말 현장에서 감전된 연기 등을 끊임없이 연습하고 진지하게 하더라. 너무 연기를 잘한다. 이래서 사람들이 양동근, 양동근 하는구나 싶었다. 괜히 시대를 풍미한 배우가 아니구나 했다. 다시 한번 반했고, 팬심을 유지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미도는 “양동근 선배님을 ‘논스톱’ ‘네멋대로 해라’ 때부터 좋아했다. 정말 이 사람은 타고났구나 했다. 이런 사람이 연기를 안 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그 사람의 연기력, 예술성을 좋아한다. 래퍼 양동근도 좋아한다”며 ‘찐팬’의 면모를 드러냈다.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이정현, 서영희에 대해서도 애정을 표했다. 이미도는 “셋 다 현장에서 처음 합을 맞춰보는 배우였다. 영화 속 설정이 동창이지만 교류가 없는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세트장에서 서먹했다. 촬영을 거듭할수록 합을 맞추지 않아도 잘 맞았다. 마지막쯤에는 컷 하면 웃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합이 잘 맞냐고 할 정도였다. 서영희 언니랑은 육아 동지이기도 해서 쉬는 시간에 수다 떨면서 친해졌다”고 말했다.
이미도는 이정현, 서영희와 처음 만나 호흡을 맞추고 수다 떨며 친해졌다고 말했다. 제공|TCO(주)더콘텐츠온
‘엄마의 개인생활’이라는 육아 게시물을 SNS에 올려 화제를 모은 이미도는 같은 워킹맘이기에 고민을 나누며 서영희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이미도는 2016년 2살 연하의 비연예인과 결혼, 슬하에 아들을 두고 있다.
이미도는 “현장에 가면 스태프들이 SNS에 잘 보고 있다고 하더라. 저의 ‘부캐’ 같은 느낌”이라며 “일하고 아이 키우는 모습을 좋은 에너지로 봐주니까 감사하다. 예전에는 여자 배우들이 결혼이나 아이 키우는 걸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저의 두 가지 모습을 온전히 받아주니까 자존감이 높아졌다. 이전에는 어딜 가면 배우와 엄마의 중간을 잡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배우와 엄마로서 좋아해 주니까 너무 좋다”며 미소지었다.
이미도가 ‘엄마의 개인 생활’을 올리게 된 계기는 남편이었다. 그는 “남편이 항상 미도가 갖고 있는 매력을 사람들이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센 캐릭터로만 알고 있는데, 저의 긍정적이고 밝은 매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 덕에 재미있는 여행 사진을 찍었고 사람들이 좋아해 주면서 시작하게 됐다. 저희 남편과 아이가 배우로서 또 다른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라며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이미도가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가족 덕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공|TCO(주)더콘텐츠온
출연하는 작품마다 신스틸러로 제 몫을 다한 이미도는 “내 인생에 가장 빛난 순간이 ‘SNL 코리아’에 호스트로 나갈 때다. 그때 시청률도 잘 나왔다. 인지도 없는 무명 배우에서 한 챕터를 끝내고 안정적인 배우 생활로 접어들게 됐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어 감사하다. 지금 많은 분이 알아봐 주고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가족의 응원이 원동력이었어요. 부모님은 제가 연기를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불안해하지 않으셨어요. 결혼할 때 상견례에서 아빠가 ‘우리 미도는 그냥 연예인이 아니라 김혜자 선배님처럼 국민 배우가 될 아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랐어요. 부모님이 절 그렇게 생각하고 지지해준 거죠. 그게 제가 나갈 방향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연히 배우 생활하면서 굴곡도 있고 힘들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는데, 그 한마디가 머릿속에 있어서 계속 힘을 내게 돼요. 시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시고 응원해주셔서 힘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