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킨텍스서 2년 6개월만의 유관중 오프라인 결승전 T1, 3대1로 젠지 제압하고 사상 첫 LCK 10회 ‘우승’
임영택 기자
입력 : 2022.04.02 22:20:02
수정 : 2022.04.02 22:53:45
T1이 2일 2022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T1은 LCK 첫 10회 우승과 함께 리그제 전환 이후 첫 전승 우승 기록을 세웠다.<사진=LCK 방송중계 캡처>
T1이 리그오브레전드(LoL) 한국 e스포츠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 역사를 새로 썼다. 리그제 전환 이후 첫 전승 우승 기록과 함께 LCK 역사상 최초로 10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올해 처음으로 T1과의 맞대결에서 주전 선수를 모두 기용하며 ‘완전체’로 나선 젠지는 첫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T1은 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 5홀에서 열린 ‘2022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젠지를 세트스코어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T1은 이날 2년 6개월여만에 현장 관중들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결승전에서 3500명의 LCK 팬들에게 현존 최강 팀이 누구인지 재입증했다.
T1은 이날 우승으로 2015년 리그제 전환 이후 첫 전승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LCK 역사상 최초의 10회 우승 팀이라는 타이틀도 획득했다.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 역시 첫 LCK 10회 우승자라는 명예를 얻게 됐다. T1은 2억원의 우승상금 획득과 함께 오는 5월 부산에서 개막하는 국제대회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에 LCK 대표로 출전한다.
T1의 이상혁 선수.<사진=LCK 방송중계 캡처>
이날 T1은 젠지를 상대로 압도적인 실력을 보였다. 전 선수의 고른 활약과 더불어 3세트와 4세트 ‘비에고’로 킬포인트를 쓸어 담은 ‘오너’ 문현준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징크스의 궁극기 ‘초강력 초토화 로켓!’을 자유자제로 구사한 ‘구마유시’ 이민형도 두드러졌다. MVP는 문현준 선수가 차지하며 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날 T1은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 선수가 나섰다. 젠지는 ‘도란’ 최현준, ‘피넛’ 한왕호, ‘쵸비’ 정지훈, ‘룰러’ 박재혁, ‘리헨즈’ 손시우가 출전했다.
1세트는 T1의 승리였다. 우세를 쌓아가던 T1은 젠지의 무리한 내셔 남작 공략을 저지하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초반 젠지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단 길목 교전에서 1킬씩을 나눠가졌고 이후 ‘피넛’ 한왕호가 ‘페이커’ 이상혁의 라이즈를 기습으로 잡아냈다. 조금씩 우세를 내줬지만 18분경 드래곤 교전에서 ‘제우스’와 ‘페이커’의 챔피언을 쓰러뜨리며 이득을 취했다. 그러나 포탑 제거 숫자, 골드 획득량, 드래곤 스택 등 전반적인 불리함이 이어졌고 23분경 또 다시 드래곤을 뺏긴 젠지는 곧바로 내셔 남작 공략을 시도하는 선택을 했다. T1은 이를 놓치지 않았고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의 케이틀린이 쿼드라킬을 기록하며 상대를 압살했다.
T1은 29분경 드래곤 주변 교전에서 다시 한번 젠지의 모든 챔피언을 쓰러뜨렸고 그대로 상대 진영까지 진입하며 킬스코어 15대8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2세트 종료 이후 경기장 전경.<사진=LCK 방송중계 캡처>
2세트는 젠지가 반격했다. 난타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1대1 동률을 만들었다. 이번 세트 역시 T1의 내셔 남작 공략이 변수의 시작이 됐다. ‘도란’ 최현준의 아칼리가 후반에 활약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초중반은 T1의 활발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젠지는 초반 T1의 적극적인 공격에 잘 버티는 모습이었으나 ‘룰러’와 ‘리헨즈’가 킬을 내줬다. 상대 탑라이너 ‘제우스’ 최우제의 ‘루시안’을 두차례 잡아내기도 했으나 15분경 최우제 선수가 ‘도란’의 아칼리를 솔로 킬로 제압하고 이어진 내셔 남작 주변 교전에서도 킬을 올리며 주도권을 쥐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젠지는 꾸준히 교전에서 킬포인트를 올리며 팽팽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T1이 골드 획득량, 포탑 제거 숫자에서 앞섰지만 젠지도 드래곤 스택을 확보하며 대응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돌변했다. 22분경 T1은 기습적인 포위망을 펼쳐 ‘쵸비’ 정지훈의 ‘아리’를 제압했다. 젠지의 희망이던 ‘아리’가 잡힌 것은 위기가 될 뻔했다. 그러나 T1은 내셔 남작 공략을 시도했고 젠지의 역습에 당했다. ‘케리아’, ‘페이커’, ‘구마유시’까지 주요 선수가 킬을 내줬다. 이후 T1은 하단 길목에서 상대를 압박하다가 오히려 ‘제우스’ 최우제의 ‘루시안’과 ‘케리아’ 류민석의 ‘노틸러스’가 쓰러졌다.
젠지는 다시 내셔 남작을 공략 중이던 T1을 몰아내며 4킬을 올렸다. 드래곤 3스택에 이어 바람의 드래곤 영혼까지 확보해 점점 우세를 점하기 시작했다. T1은 계속해서 교전을 펼쳤으나 손해가 누적되며 어느새 킬스코어가 23대15까지 벌어졌다. ‘도란’이 ‘제우스’와 ‘구마유시’ 제압에 크게 기여했다. 젠지는 또 다시 내셔 남작 교전에서 승기를 잡았고 이어진 드래곤 주변 교전도 승리하며 결국 그대로 경기를 끝마쳤다.
3세트는 T1이 압승했다. 블루 진영으로 나선 T1은 시종일관 우세를 점하며 상대 젠지를 무너뜨렸다. 젠지는 초중반의 불리함을 딛고 T1을 따라가며 긴장감을 안기기도 했지만 내셔 남작 공략 도중 뒤를 잡히며 패했다. ‘제우스’와 ‘오너’의 단단함, ‘구마유시’의 신들린 징크스 궁극기 활용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경기는 초중반까지 T1의 주도로 이뤄졌다. 극초반 젠지의 ‘피넛’이 상단 라인 급습에 실패한 이후 ‘오너’의 비에고가 날뛰었다. 초반 ‘도란’의 카밀을 두차례나 잡아냈다. ‘오너’는 중반까지 6킬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여기에 ‘구마유시’ 이민형 선수가 절묘한 징크스 궁극기 운용으로 킬을 추가하며 20여분이 넘어선 시점에는 킬스코어는 9대2, 골드 격차도 1만 이상 벌어졌다.
젠지도 그냥 무너지지는 않았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챔피언 레벨을 맞춰가며 후반을 노렸고 T1이 공략하던 내셔 남작도 빼앗아오며 긴장감을 연출했다. 젠지는 네 번째 드래곤을 차지하며 영혼 획득에 성공했고 ‘케리아’의 탐 켄치도 쓰러뜨렸다.
그러나 승리는 T1의 차지였다. 젠지는 내셔 남작 공략 도중 T1의 역습에 경기를 내줬다. T1은 난전 속에서 ‘제우스’와 ‘오너’가 상대의 공력을 버티며 시간을 벌었고 ‘구마유시’의 활약이 이어지며 4킬을 올렸다. T1은 기다리지 않고 적진까지 진격해 승리를 가져왔다.
우승을 차지한 T1.<사진=LCK 방송중계 캡처>
대망의 4세트. 젠지는 다시 한번 블루 진영으로 나섰다. 케이틀린, 제이스, 카르마, 트린다미어, 노틸러스를 밴하고 아크샨, 리신, 라이즈, 자야, 유미를 택했다. T1의 케넨 조합에 대한 대응이었다. 케넨, 비에고, 아리, 징크스, 쓰레쉬로 조합한 T1은 제리, 트위스티드 페이트, 헤카림, 말파이트, 카밀을 금지했다.
초반부터 T1이 상대를 압박했다. ‘오너’ 문현준의 비에고가 끊임없이 상단 길목에 합류해 상대 팀 ‘도란’ 최현준을 찍어 눌렀다. ‘도란’을 도와야할 ‘피넛’도 연속 킬을 내줬다. ‘쵸비’까지 두 번이나 잡힌 젠지는 사실상 초반부터 무너졌다.
어느새 킬스코어는 10대2까지 벌어졌고 공략하던 드래곤 마저도 빼앗기며 손해가 누적됐다. 20분경 교전에서는 쿼드라킬을 기록한 ‘오너’를 앞세운 T1이 젠지의 모든 챔피언을 일소했다. 골드 획득량은 1만 골드까지 벌어졌고 젠지는 버티기에도 힘겨워했다. 결국 28분경 킬스코어 21대4로 경기는 끝났다. ‘오너’ 홀로 9킬을 기록했다.
T1은 이번 우승으로 오는 5월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펼쳐지는 MSI에 출전한다. 올해 MSI에는 11개 지역 스프링 스플릿 우승 팀들이 참가해 승부를 벌인다.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오늘 팀원들이 너무 잘해줘 ‘버스’를 탄거 같고 오랜만에 우승해 기분이 좋다”라며 “한국에서 개최하는 국제 대회가 이번이 처음인데 꼭 우승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