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비즈니스맨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사용해본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나우앤서베이가 지난 6월2일부터 7일까지 전국 직장인 패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한민국 직장인 생성형 AI 이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 사용 경험 유무를 묻는 말에 응답자의 73.9%가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빈도가 가장 많은 플랫폼은 챗GPT였다. 특히 일주일에 하루 이상 이용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챗GPT가 45.7%로 가장 높았고, 구글 바드가 26.4%로 뒤를 이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회사 기밀 유출 등을 우려하는 기업들은 아예 전문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삼성전자 특화형’으로 개발·도입하기 위해 국내 AI 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오는 12월 기본 서비스를 오픈하고, 내년 2월에는 자체적으로 쌓은 반도체 빅데이터를 포함한 전문 검색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 C&C는 최근 업무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려는 기업 고객을 위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업 고객이 자체 보유한 지식·정보를 생성형 AI 활용에
적합하도록 자산화하는 프로세스를 서비스에 포함했다. 우리은행은 해당 프로세스를 활용해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LG CNS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국내 시중은행 금융서비스에 특화된 챗GPT(챗봇) 접목을 위한 기술검증(PoC)에 돌입했다. 이처럼 갈수록 비즈니스맨의 생성형 AI 활용 빈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무에 활용 가능한 챗GPT 활용팁을 모아봤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외에 스마트폰으로 챗GPT를 활용하기 위해 앱을 검색하는 경우가 있다. 현재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챗GPT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매우 다양한 앱이 나온다. 대부분은 공식 앱이 아니다. 사용자의 스마트폰 데이터를 탈취하려는 악성 스미싱이나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앱도 상당수 존재한다. 챗GPT의 서비스는 프로그레시브 웹 앱(PWA·Progressive Web App) 규격을 준수하므로 스마트폰의 웹브라우저 메뉴에서 ‘홈 화면에 추가’ 버튼을 터치하면 공식 사이트가 앱으로 변한다. 일반 스마트폰 앱처럼 수시로 사용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놓기 위해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PWA 설치를 하는 편이 좋다.
본격적으로 프롬프트를 통해 챗GPT로 검색을 요청하거나 답변을 산출할 때 짧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사용자의 사전정보가 부족하고 질문이 추상적이거나 범위가 넓으면 특히 답변이 부족하거나 짧게 산출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더 이어서 설명해주세요”라고 명령하면 대부분 설명을 이어서 산출한다. 다만 더 이상 발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면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안내 메시지가 표시된다.
챗GPT는 영어로 답변할 때 훨씬 유창하고 논리 정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학습한 지식 범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언어적 장벽이 크다. 챗GPT가 학습한 데이터 중에서 한글로 된 데이터의 범위는 1.5%에 그친다는 분석도 있다. 챗GPT의 모국어가 영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영어에 능통한 사용자일 경우 직접 프롬프트를 영어로 작성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먼저 만약 챗GPT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답변이 너무 길어 자꾸 잘린다면 “영어로 대답해줘”라고 요청하면 된다. 추후 산출된 결과에 대해 “대답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줘”라고 명령하면 된다.
이렇게 단순하게 프롬프트를 활용해서 답을 얻을 수도 있지만 때때로 엉뚱한 답이 나오기도 한다. 언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의미가 달라지거나 동의어 등으로 아예 다른 질문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질문이나 답변을 번역프로그램을 통해 활용할 수 있으나 다소 번거롭다면 아예 확장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구글에서 ‘프롬프트 지니’를 검색하고 ‘프롬프트 지니: ChatGPT 자동 번역기’ 링크를 클릭해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다. 프롬프트 지니는 영어로 자동 번역하여 질문하고 영어로 받은 답변을 다시 한글로 보여준다. 번역하지 않고 한글로 바로 질문하고 싶다면 하단의 ‘자동 번역’ 기능을 클릭해 비활성화하면 된다.
챗GPT는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답을 산출한다. 시기적절하게 챗GPT를 활용해 답변을 유도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역할극을 요청하는 것이다. ‘Act as a 역할’이라는 형식을 사용하는 이 프롬프트는 챗GPT가 자신이 해당 역할이라고 가정하게 되어 단순히 요청했을 때보다 질적으로 나은 답변을 해줄 가능성이 크다. 프롬프트 형식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여행가이드가 되었다고 가정한 후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하거나 면접관 역할을 가정한 후 질문을 받고 답변을 피드백으로 받을 수 있다. 기획안을 보고하기 전에 오류나 허점 등을 지적받는 모의 테스트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단 챗GPT에 입력되는 모든 내용은 오픈AI 회사 담당자들에게 열람될 수 있어 보안이 요구되거나 기밀 준수가 필요한 데이터는 입력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생성형 AI가 검색엔진과 차별화한 우수성 중 하나는 창의성이다. 검색 엔진이 찾는 내용의 파편을 제공해준다면 생성형 AI는 질문에 산출된 답을 종합해 보여준다. 챗GPT는 아직 텍스트 기반의 결과 산출만 가능하지만 그 나름대로 꽤 창의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디자인 창작을 요청하면 이미지 형태로 결과물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텍스트 기반으로 해당 결과물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기도 한다. 업무영역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안해내거나 새로운 접근법을 알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다. 많은 텍스트를 학습한 챗GPT는 특정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의제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챗GPT의 이러한 능력은 제안서 발표자료 작성 등과 같은 일에서 효과적으로 업무 효율을 높일 수도 있다. 업무영역, 개인의 KPI를 미리 산정하고 기획안의 목적과 궁극적인 목표 등을 미리 제시한 후 그 과정에서 필요한 계획과 타임라인을 물으면 꽤 자세한 계획안을 제시해준다.
기업이 아무리 현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글로 작성된 정보를 봐야할 때가 많다. 짧은 시간에 방대한 양의 글을 읽고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어느 산업에나 아직 산재해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수석 파트너인 블라디미르 루키치(Vladimir Lukic)는 “물리적으로 다 읽는 게 불가능한 양의 방대한 텍스트를 요약하는 일에 챗GPT가 높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누군가의 연설이나 인터뷰 전문을 짧게 줄일 때도 유용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종종 새로운 분야의 전문지식을 익혀야 할 때가 있다. 처음이라 이해가 어려운 내용이라면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논문이나 전문적인 학술지를 입력하고 요약한 후 10세 수준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요청하면 쉬운 용어로 바꿔 설명해준다.
챗GPT로 요약할 수 있는 대상에 문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ChatGPT-웹사이트 및 YouTube 요약’이란 확장프로그램을 통해 웹사이트와 동영상의 분석이 가능하다. 이 확장프로그램은 페이지 내 텍스트 정보를 자동으로 취합하고 분석해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텍스트 정보를 요약 정보와 핵심 주제로 분류하기 때문에 목적에 따른 분석 과정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DL이앤씨는 챗GPT 기술을 적용한 고객응대관리시스템 ‘디보이스(D-VOICE)’를 구축했다.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플랫폼인 ‘디레이크(DLake)’에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으로 챗GPT 4.0 버전 기술을 적용, 새로운 고객응대 관리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상담 내용이 음성에서 텍스트로 자동 전환되고 개인정보를 제외한 내용이 챗GPT로 즉시 전송돼 1분 이내 요약이 이뤄진다. 이러한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챗GPT 응용 기술은 다양한 업무 영역에 적용될 여지가 크다.
챗GPT는 기본적으로 텍스트를 입력해 명령하는 구조이지만 개인들도 확장프로그램을 통해 음성인식을 활용할 수 있다. ‘Voice Control for ChatGPT’는 문서를 음성으로, 음성을 문자로 바꿔주는 기술을 활용해 챗GPT의 입출력을 개선하는 서비스다. 타자하지 않고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고 챗GPT의 답변 역시 음성메시지가 함께 출력된다. 집에서 키보드를 활용하지 않고 업무를 보거나 언어학습을 할 때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확장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보이스 컨트롤 기능을 활용하면 무엇보다 회의 중에 화면에 띄워 강연자나 발표자의 음성을 청중에게 즉시 챗GPT로 입력과 출력을 공유할 수 있어 자막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