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대전 승자는 ④ KB금융그룹 | 온·오프라인 결합한 디지털 플랫폼 승부 “기술협업 통해 금융패러다임 확 바꿀 것”
박지훈 기자
입력 : 2020.08.27 15:22:08
수정 : 2020.08.27 15:23:12
KB국민은행은 ‘결합’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디지털 경쟁력의 실질적인 혁신을 추진 중이다. ‘고객과 직원 중심의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디지털 KB’의 전략방향을 설정하고, KB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디지털라이제이션’은 온라인과 모바일의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인력,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디지털라이제이션의 4대 추진방향은 ▲강력한 전형적 추진력 ▲디지털 기술역량 강화 ▲적극적 외부 파트너십 ▲전 직원의 변화혁신 동참이다.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 환경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고객과 직원 모두에게 편리함과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첫 번째는 영업현장과 본부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영업점 단말기 화면을 비롯한 은행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재편하는 ‘전면적인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강력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고객과 직원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금융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금융권 최고 수준의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ABCDE’로도 불리는 이 기술은 A.I., Block-chain, Cloud, Data, Eco-system으로 KB국민은행이 디지털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 번째는 글로벌 디지털 기업 및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활동을 강화해 KB국민은행의 서비스 영토를 계속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다.
네 번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 sformation)’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인 전 직원이 동참하는 변화혁신을 위해, 다양한 변화혁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그동안 KB국민은행은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한 창구, 바이오 생체인증 도입 및 비대면 플랫폼 강화 등을 추진했으며,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직원 업무 혁신, 디지털플랫폼의 계속적인 진화 등 전 사업부문에서 디지털라이제이션을 추진해오고 있다.
▶온·오프라인 결합한 디지털 플랫폼
KB국민은행의 디지털 전략의 특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했다는 점이다. 먼저 디지털서식 기반의 종이 없는 창구인 디지털 창구를 도입했으며, 태블릿 모니터 서식 작성으로 고객은 창구 업무를 보다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다. 직원 또한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 양질의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강화의 일환으로 신분증 스캔, 손바닥 정맥 바이오인증, 화상상담 등을 통해 무인점포 수준의 업무 처리 능력을 갖춘 지능형 자동화기기인 ‘스마트 텔러 머신(STM)’을 선보이고 있다. 오프라인에 이어 모바일 앱 ‘리브 시리즈’ 또한 주목 받고 있다. ‘리브’는 KB국민은행의 대표적인 비대면 플랫폼으로 공인인증서나 기타 보안매체 없이도 간편송금·대출·외환·결제·선물하기 등의 다양한 금융생활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2016년 6월 출시된 이후 최근 가입자가 470만 명을 돌파했다.
첨단 보안 솔루션을 탑재한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은 인공지능 ‘똑똑이’와의 대화를 통해 편리하게 은행거래를 할 수 있다. 더불어 미국 정보표준 인증을 획득한 보안 솔루션 ‘TAP’을 금융권 최초로 도입했기 때문에 고객 간 메신저로도 이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리브온(Liiv ON)’은 오랜 기간 축적된 KB국민은행의 부동산 데이터와 금융을 하나의 플랫폼에 담아 매물 검색부터 대출신청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신개념 부동산 플랫폼 서비스이다. 은행권 최초로 ‘상권분석시스템(지역 내 평균 매출분석, 점포 수, 이용고객 현황, 유동인구 등)’을 탑재했으며, 공인중개사 전용관 및 무료 매물정책으로 중개업소의 플랫폼 활용도를 크게 개선했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금융대전에서 승리하고 KB가 고객에게 가장 먼저 선택 받는 은행, 그리고 ‘디지털 금융 파트너’가 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즈니스 혁신 프로젝트 ‘The K 프로젝트’
국민은행은 오는 10월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차세대 전산시스템 ‘더 케이(The K)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더 케이 프로젝트’는 허인 KB국민은행장 취임과 함께 본격 추진돼 왔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전산시스템을 도입해 각종 마케팅 프로세스와 고객대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게 핵심이다. 차세대 전산 시스템은 지난 2월부터 전국 영업점에 우선 오픈돼 가동되고 있다. 영업점 디지털화와 연관된 업무자동화, 프로세스 혁신, 간소화·표준화 등이 키워드다. 단계적인 준비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그랜드 오픈에선 마케팅허브, 비대면 채널, 글로벌 플랫폼, IT 인프라 고도화 등의 영역을 적용해 전체 시스템 완성을 선보일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더 케이 프로젝트는 향후 10년간 KB의 성장과 발전에 기반이 될 미래 성장엔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라며, “KB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어갈 변화와 혁신의 핵심 툴(Tool)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디지털 셀프존에서 업무 시연을 하고 있다
▶오픈뱅킹 통합자산관리 앱 ‘KB마이머니’ 서비스
‘KB마이머니’는 2016년 9월 출시한 은행권 최초의 통합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이다. KB국민은행뿐만 아니라 타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동차 등 현물자산 정보를 종합 관리할 수 있는 비대면 자산관리(PFM) 서비스로 고객의 자산현황, 변동추이, 지출거래를 기반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2019년 11월 개편에서는 자산관리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생활 속의 콘텐츠로 탈바꿈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자산’ ‘지출’ ‘My W’의 3가지 콘텐츠를 강화했다. 올해 5월에는 서비스 개편을 통해 오픈뱅킹 등록 계좌의 데이터를 반영하여 전체 자산 증감·자산현황·소비패턴에 대해 진단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현재 스크래핑 기반으로 운영 중인 KB마이머니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 시행(2021년 8월, API 구축유예 종료)될 때까지 스크래핑 기반으로 구현 가능한 서비스 선제공을 통해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며, 향후에는 데이터 수집방식을 API 방식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현재 KB마이머니 수집데이터 기반으로 상품추천, 자산관리 등 다양한 스몰 비즈니스 모델 설계 및 테스트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모델을 사전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마이머니 서비스의 자산관리 역량은 KB스타뱅킹, 리브 등 비대면 플랫폼에도 이전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결합한 디지털자산 기술협력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6일 해치랩스, 해시드, 컴벌랜드코리아와 디지털자산 분야의 전략적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열린 협약식은 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 문건기·김종호 해치랩스 공동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홍준기 컴벌랜드코리아 대표가 참석했다.
업무협약의 내용은 디지털자산의 보관·관리, 관련 규제 변화 공동 대응,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신규 사업 발굴, 블록체인과 금융의 연관 생태계 조성이 주요 내용이다.
앞으로 가상자산뿐만 아니라 화폐, 부동산, 미술품, 권리 등의 자산들도 디지털자산으로 발행되고 거래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필요한 기술과 생태계를 이번 협약을 통해 확보해 나간다는 차원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과 가상자산의 과세 계획이 발표되고, 중국, 일본, 스웨덴 등 상당수 국가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에 속도를 내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방안도 함께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이우열 KB국민은행 IT그룹 대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디지털자산 분야에 혁신적인 서비스 발굴을 통해 참여사들이 동반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KB국민은행은 다양한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생태계 조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1년 독점’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Simple, Easy, Fast KB모바일인증서
그동안 법적으로 보장되었던 ‘공인’이라는 독점적 지위 때문에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거나 금융거래 및 공공 기관에서 민원업무를 처리할 경우 공인인증서가 필수였다. 그러나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고, 복잡한 발급 절차에 답답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20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설인증서도 공인인증서와 동일한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7월 사설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를 고객에게 선보인 이후 11개월 만에 400만 명을 돌파했고 연내 100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권 공동 인증 서비스인 ‘뱅크사인’ 가입자가 약 30만 명임을 감안하면 10배나 많은 숫자가 사설인증서 중 가장 빨리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인증서 사용에 무엇이 불편한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며 2018년 9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 심의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미래의 인증서를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고 전했다. 고객들의 불만은 “발급절차가 복잡하고, 10자리에 달하는 비밀번호를 매번 입력하고, 거래 시 OTP나 보안카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또한 1년마다 갱신을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 탈취에 취약한 하드·이동식 디스크에 저장하는 등 보안에 대한 걱정이었다. 이런 불편함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 KB모바일인증서라고 밝혔다.
지난 6일 KB국민은행 여의도전산센터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분야의 전략적 기술 협력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거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은 ‘보안’이다. 아무리 편해도 보안에 두려움이 있으면 고객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KB모바일인증서는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소프트웨어 보안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까지 보안기술을 적용했다. TEE(신뢰된 실행 환경, Trusted Execution Environment)라는 독립된 보안영역에 인증서를 자동 저장시킴으로써 인증서 안정성에 신뢰성을 높였다. 보안 솔루션업체 관계자는 “KB모바일인증서는 모바일에서 지원하는 최대치 보안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보안까지 모두 적용했고, 인증서 갱신이 필요 없어 편리성과 효율성을 모두 충족한 인증기술”이라고 평했다. KB국민은행은 KB모바일인증서 활용 범위도 확대해오고 있다. 모바일뱅킹에만 초점을 두고 개발된 다른 민간인증서와는 달리 스마트폰과 PC 기반인 인터넷뱅킹에서도 연동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KB손해보험 앱에서도 KB모바일인증서 로그인이 가능하다. 현재 KB카드,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 KB증권 등 다른 계열사까지 금융거래를 처리할 수 있도록 KB금융그룹 통합인증 환경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업무범위는 계속하여 확장한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입장이다. 하지만 ‘KB모바일인증서’도 아직 한계점이 있다. 공공기관과의 연계부문이다. 대출신청 시 소득관련 서류를 국세청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스크래핑으로 가져와야 하는데 아직은 개인정보 관련 서류제출을 위해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자정부 서비스 중 공인인증서만을 요구하는 사이트는 약 35개이며, 로그인도 할 수 없는 곳도 있다.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법적 지위를 통한 시장독점 문제점을 해소하는 법안이 시행 예정인 만큼 이용자 편의가 증대되는 방향으로 민간업체와 정부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해 보인다.
KB국민은행 담당자는 고객에게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24, 국세청 등의 전자정부 서비스에도 KB모바일인증서가 사용가능하도록 범용성 확장이 최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