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모든 주식형 펀드 플러스 낸 회사도 있다…신동걸 IBK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
입력 : 2013.02.04 13:57:11
수정 : 2013.02.26 09:33:41
신한BNPP 하나UBS 등 대형사도 포함
지난해 펀드 성과를 회사별로 분석해보니 어떤 회사는 리스크가 크다는 주식형 펀드도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낸 반면에 지극히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선전하던 채권형 펀드에서조차 손실을 낸 회사도 있다. 펀드 투자자들은 고수익을 원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잃지 않는 투자를 원한다. 그런 투자자들에게 만족스런 수익을 내준 회사들이 적지 않다.
우선 고수익을 안겨 준 한국밸류와 신영 트러스톤 IBK 등 4개 자산운용사는 전 펀드가 플러스 수익률로 마감했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이나 세이에셋자산운용 JP모건자산운용 등도 마찬가지다.
놀라운 것은 펀드 수가 많은 회사들 중에도 그런 회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신한BNPP자산운용은 68개, 하나UBS 자산운용은 75개나 되는 설정한 지 1년 이상된 펀드를 모두 플러스로 마감했다.
전체가 플러스는 아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플러스 수익률을 낸 곳도 있다. 한국운용은 101개 펀드 가운데 군소 펀드 3개를 제외하고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우리자산운용은 그룹주 펀드 등 펀드의 특성상 불가피한 것을 빼고는 모두 보통 이상의 성적을 냈다. 이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비결 1. 모델 포트폴리오
전담 펀드매니저가 있지만 팀제 운용을 하는 게 이들 펀드의 특성으로 나타났다. 모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놓고 이를 따르게 하는 것. 우리자산운용은 알파운용본부에서 모델 포트폴리오를 만들도록 한 뒤 각 펀드매니저가 이 모델 포트폴리오의 70%를 복제하고 나머지 30%를 재량껏 운용토록 하고 있다. 모델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전 펀드매니저가 난상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편입할 종목들을 검증한다.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CIO는 모델 포트폴리오 안에 시장을 이길 구조를 만들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치주가 상승할 때는 가치주 포지션을 늘려 전략적으로 수익을 추구한다는 것. IBK자산운용은 운용본부장을 비롯해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이 함께 하는 모델 포트폴리오 회의를 매주 열어 모델 포트폴리오를 만든 뒤 성장형 펀드는 70%를 복제하도록 하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매니저가 포트폴리오에 중소형주를 반영하도록 조언하기도 하고, 절대수익추구형은 모델 포트폴리오를 더욱 압축해 운용하기도 한다. 펀드 스타일 간 경합을 하기 보다는 서로 지원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비결 2. 철저한 리스크 관리
김학주 우리자산운용 CIO는 “우리는 리스크 관리자가 (포트폴리오의) 트래킹 에러를 관찰한 뒤 에러 버짓(Error Budget)을 해 준다”고 밝혔다. 리스크 관리자가 각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관찰하고 있다가 액티브 펀드인데 리스크 테이킹을 하지 않고 너무 보수적으로 나가면 더 떠안으라고(투자를 하라고) 권고하고, 반대로 과도하게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 리스크 수준을 낮추도록 경고를 한다고 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이사는 시장 리스크는 알 수 없기에 기업 가치에 대한 리스크를 중시한다고 했다. “주식을 비싸게(가치에 비해) 사는 게 리스크다. 우량한 회사를 싸게 사면 결국은 회복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신동걸 IBK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팀웍으로 시너지 극대화 한 게 성공비결
예상 밖의 수익률로 대형 운용사들을 깜짝 놀라게 한 IBK자산운용의 신동걸 상무는 성공의 비결을 팀웍을 통한 시너지에서 찾았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간 시너지가 나고 있고 또 대형주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 절대수익추구형 펀드의 시너지가 난다. 그게 우리의 장점이다.”
한투 출신인 신 상무는 대형 운용사들은 대부분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분리해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했다.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는 주식 보는 입장이 다른데 IBK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 회사 주식운용본부는 펀드매니저 4명 애널리스트 6명 등 10명으로 꾸려가고 있다. 그래서 애널리스트들이 탐방을 주로 나가지만 펀드매니저들도 시장 대응을 하면서 틈나는 대로 탐방을 다닌다. IBK는 많지 않은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전문화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액티브 펀드라고 하는 주식형 펀드의 펀드매니저가 있고,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매니저 중소형주를 전담하는 펀드매니저가 있다. 각 펀드매니저의 고객이 다르다. 이들에게 유사한 펀드를 카테고리화해 자기 스타일을 유지하도록 했다. 각 카테고리별로 성과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한 쪽에서 긍정의 효과가 있으면 다른 펀드가 함께 효과가 있다. 다시 말해 각각의 분야를 맡은 전문가가 협의해 상대방의 장점을 배우고 나의 단점을 고치는데 그 협의가 아주 잘된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통로가 열려 있어 서로 배우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등 유기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신 상무는 특히 지난해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했다고 경험을 밝혔다.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고객 입장에서 급등락 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시장 움직임에 따라 포트폴리오 조정을 했다. 담당 펀드매니저가 과거 운용경험이 충분하기에 가능한 것인데 그것이 전체 펀드에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
그는 적지만 양질의 인력이 있기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1등한 경험이 많은 애널리스트와 매니저들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외국의 손이 타기 쉬운 차화정보다 밸류 스타일이 좋다고 했다.
“대형주 위주로 가면 개별종목 장세에 취약하다. 그래서 대형주 펀드에도 중소형주를 편입한다. 일반 펀드를 리모델링해서 중소형주를 편입했는데 성과가 좋았다.”
올해 시장에 대해 그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 바닥을 쳤다. 미국이 바닥을 지났고 한국에 영향을 많이 주는 중국도 지난해 3~4분기 바닥을 지났다. 이런 면에서 올해 주식을 늘려야 한다.”
그는 이번 경기회복에 대해 민간 주도의 자율적 반등은 아니고 재정정책 영향으로 살아나는 정도로 평가했다. 그래서 지표가 주가 상승폭만큼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것이 하반기에 어떻게 작용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어쨌든 경기가 돌아서고 있으니 그에 따라 경기민감주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IBK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전체 자금흐름은 아직 호의적이지는 않아 보인다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 펀드시장의 정점은 2007년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