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59㎡ 이하 소형아파트가 임대형 부동산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임대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미니아파트가 짭짤한 수익형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형아파트의 장점은 같은 면적의 오피스텔보다 전용률이 높고 관리비가 저렴할 뿐 아니라 아파트단지의 커뮤니티 시설과 주차시설 등 편의성과 쾌적함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오피스텔과는 달리 아파트여서 월세수입을 올리면서 아파트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비슷한 면적의 오피스텔에 비해 가격대가 비싸 투자금액 대비 높은 임대수익률을 올릴 수 없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미니아파트를 사서 임대사업을 하면 혜택이 많다. 정부는 2011년 이후 수도권도 지방처럼 1가구만으로도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토록 했다.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은 임대사업으로 등록할 때 취득세가 면제된다. 재산세도 전용면적 40㎡ 이하는 전액 면제, 60㎡ 이하는 50% 감면된다.
지난 2005년 분양당시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맞추느라 전용 27㎡의 초소형아파트를 대량 공급했던 잠실리센트 전경
▶1인가구 실수요자 겨냥 투자 임대수요 늘어
최근 소형아파트가 수익형부동산 대체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용면적 60㎡ 미만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1220만원으로 2년 전 1008만원보다 21%나 올랐다. 같은 기간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는 15.8%, 전용 85㎡ 초과 아파트는 9.9% 상승해 미니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률이 저조했다.
서울 삼성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초소형 아파트 보유자 상당수가 임대사업자이기 때문에 매물이 적어 시세 오름폭이 크다”고 말했다.
소형아파트 중에서도 오피스텔과 비슷한 전용면적 50㎡ 이하의 꼬마아파트를 찾는 1인가구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전용 60㎡ 안팎의 소형아파트는 신혼부부들에게 인기인 반면 50㎡ 미만은 1인가구 임대수요를 겨냥한 임대사업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잠실리센츠의 경우 총 5563가구 중 868가구가 전용 27㎡인데 2005년 분양당시 1억9000만원의 분양가에도 미분양이 됐을 만큼 찬밥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인기동과 타입의 경우 5억~6억원에 매물이 나와 거래가 이뤄질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분양시장 청약경쟁률을 분석해보니 비강남권에서는 집이 작을수록 인기가 많았다. 리얼투데이가 지난해 지역·면적별 청약 경쟁률을 집계한 결과 서울에서는 전용면적 60㎡ 미만 아파트들이 평균 경쟁률 35.97 대 1로 가장 관심이 뜨거웠다. 경쟁률은 규모가 클수록 떨어졌다. 전용면적 60~84㎡형은 경쟁률이 16.51 대 1이었고, 85㎡ 이상은 10.18 대 1로 집계됐다.
서울 내에서는 비강남권의 소형아파트 선호도가 높았다. 강남·서초구 등 강남권에서는 중소형아파트라도 전용면적 60㎡ 이상 평형의 청약 경쟁률이 더 높았다. 전용면적 60~84㎡ 규모의 경우 강남구는 평균 75.72 대 1, 서초구는 98.62 대 1로 가장 인기가 높았다. 서초구에서 60㎡ 미만은 60㎡ 이상의 3분의 1 수준인 33.32 대 1이었다.
용산·마포·영등포 등 비강남권에서는 60㎡ 미만이 가장 인기였다. 용산구는 60㎡ 미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185.42 대 1를 기록했다. 마포구에서도 면적별 양극화가 더 뚜렷했다. 마포구 60㎡ 미만은 79.32대 1로 집계됐지만, 85㎡ 이상은 7.98 대 1에 그쳤다.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올해 첫 강북재개발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신당 KCC스위첸이 지난 1월 18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결과 평균 7.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전용 59㎡A가 3가구 모집에 93명이 몰렸고 전용 59㎡B도 15가구 모집에 205명이 몰려 각각 31 대 1, 13.67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45㎡도 6가구 모집에 148명이 몰려 24.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청약접수를 한 ‘경희궁 롯데캐슬’(서울 중구 무악동에 위치)의 경우 전용면적 59㎡형이 182.21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84㎡형은 15.86 대 1에 그쳤고, 104㎡ 이상은 한 자릿수 경쟁률이었다. 59㎡ 가구 수가 다른 면적보다 적었음을 감안해도 경쟁률 격차가 컸다.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 조감도
▶건설업체도 미니아파트 분양 늘려
건설업계도 미니 아파트 분양 붐이 일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60㎡ 이하 공급가구수가 지난 2006년 1만5340가구에서 2015년 8만6090가구, 2016년 7만3355가구로 늘어났다. 재건축단지에서도 소형아파트 분양이 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이 보유했던 개포주공 8단지와 상록주공 9단지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8단지 통매각으로 소형면적 임대아파트가 줄어드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9단지는 소형면적 전용 아파트로 재건축한다. 9단지는 용적률 230%, 최고 29층 규모 아파트로 새로 지어 원래 960가구였던 것을 1677가구까지 늘릴 예정이다. 강남에 흔치 않은 전용 18~39㎡ 가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계획상 전용 18㎡이 49가구, 29㎡가 49가구, 39㎡가 52가구, 46㎡는 482가구가 배정됐고, ‘20평형대’로 가장 인기 좋은 59㎡가 1045가구로 가장 많다.
롯데건설이 서울 동작구 사당 2구역에서 분양하는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는 총 959가구 규모인데 이 중 562가구가 일반분양이다. 전용면적 49㎡ 20가구, 59㎡A 82가구, 59㎡A-1 5가구, 59㎡B 92가구, 59㎡T 1가구 등 60㎡ 이하가 모두 200가구다.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는 서울 정비사업구역에서는 드물게 특화평면이 적용됐다. 전용면적 49㎡의 초소형도 4-베이 판상형 3면 개방형 설계로 발코니 확장 시 실사용 면적이 약 75㎡까지 늘어난다. 또 기본형(3룸, 드레스룸), 신혼부부형(2룸, 드레스룸, 놀이방), 학생중심형(2룸, 드레스룸 2개), 노인부부형(2룸, 드레스룸, 팬트리) 등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수요자들 입맛에 맞게 평면 선택이 가능하다.
59㎡A-1도 3베이 판상형 3면 개방형 설계로 발코니 확장 시 실사용면적이 약 88㎡까지 늘어나 중대형 아파트 못지않은 공간 활용을 할 수 있다. 전용 59㎡T의 경우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저층 테라스하우스로 지어진다.
숭실대와 총신대 등 대학가가 가까움을 고려해 전용 84㎡D와 전용 97㎡은 별도 출입문을 갖춘 부분임대형으로 지어진다. 특히 전용면적 97㎡는 지하 PIT층을 활용한 3개층 구조로 거실, 방, 욕실을 갖추고 최하층을 부분임대로 활용할 수 있다.
작년까지였던 연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내년까지로 2년 연장됐다. 전세보증금 간 임대료를 구할 때 주택수 계산에서 제외되는 소형주택 면적기준이 하향조정됐고, 작년까지 주택수 계산에서 제외하는 소형주택 면적기준은 전용면적 85㎡ 이하였지만 올해부터 전용면적 60㎡ 이하로 하향조정됐다.
올해까지 소형 아파트를 사서 10년 동안 임대사업을 하면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를 사서 공공임대사업을 하면 취득세가 전액 면제되고 재산세도 최대 50% 감면된다. 연간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과세가 2년 더 연장돼 2019년부터 적용된다. 2000만원이 넘는 경우에는 얼마나 납세해야 할까.
지난해 12월 분양한 신촌 그랑자이는 일반분양 492가구 중에 부분임대형 87가구가 포함됐다.(사진은 신촌그랑자이 견본주택)
▶별도현관 부분임대 아파트도 관심
아파트 한 채를 각자 별도 현관이 딸린 두 가구로 나눠 한 가구를 임대하는 ‘부분임대’ 아파트도 수익형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업무시설과 대학 가까운 곳에 분양하는 아파트에 이런 형태 공급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북권 도심에서 분양한 아파트에 부분임대 아파트가 대거 포함됐다.
신촌 그랑자이는 일반분양 492가구(전용면적 59~112㎡) 중에 부분임대형이 87가구 포함됐다. 시공사인 GS건설과 조합, 마포구청 협의로 부분임대를 대거 포함시켰다. 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 역세권에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홍익대 등 주변에 대학들이 있고, 종로·광화문·여의도 업무지구와도 가까워 임대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부분임대가 요즘 인기가 좋아 조합이 적극 반영했다”며 “주거의 소형화 추세에 집 주인이 임대소득을 늘릴 수 있고, 세입자는 독립된 생활 보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경희궁 롯데캐슬도 일반분양된 116가구 중 가장 큰 110㎡에서 6가구가 부분임대로 설계됐다. 이에 앞서 분양한 신촌숲아이파크와 용산롯데캐슬센터포레에도 부분임대가 각각 49가구, 17가구 포함됐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란 현관과 화장실, 주방 등을 아예 나눠 시공해 독립성을 높였다.
부분임대는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여러 가지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집주인 입장에선 내 집에 살며 안정적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고, 세입자는 오피스텔에 비해 관리비가 저렴하고 커뮤니티 시설과 상가 등 오피스텔이나 원룸보다 우수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주소 분리와 전입신고도 가능하다.
단점도 존재한다. 세대 내부 벽체의 두께가 얇아 소음에 취약할 수 있고, 아파트를 팔 때 수요자에게 제한 요건이 될 수 있다. 임대수요가 많은 곳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대학가 주변이나 업무 밀집지역일수록 좋지만 다가구주택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대체 주거지가 얼마나 있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