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대규모 관세 부과 조치는 세계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비록 이후 발표된 90일 유예 조치로 잠시 반등세를 보였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블룸버그가 최근 멕시코와 중국이 투자자들의 시선이 향하는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이들 국가는 단기 충격을 크게 받았지만, 오히려 이에 따라 ‘저점 매수’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멕시코 증시는 올해 들어 약 8% 하락하며 미국 S&P500과 비슷한 수준의 조정을 겪고 있다.
자동차 산업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가 발표되었음에도, 실제로는 미국산 부품 사용 비율에 따라 관세가 감면되는 등 유연한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멕시코 경쟁력연구소의 오스카 오캄포 국장은 “미국 부품에 대한 관세는 오히려 자국 산업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트럼프도 인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연간 1,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멕시코산 자동차 부품 대부분은 여전히 무관세 상태다.
미국과의 니어쇼어링 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점도 주목된다. BCA리서치의 아서 부다흐얀 전략가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확신 있는 신흥국 시장은 멕시코”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트럼프 관세 발표 이후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요 지수가 15% 가까이 급락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낙폭이 오히려 저평가 매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이미 상당히 낮아졌다. GDP 기준 3% 미만이며, 주요 수출기업 중 다수가 애플,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이다.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안 등 주요 상장사들 역시 내수 기반의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아버딘자산운용의 알렉스 스미스는 “중국 가계는 약 10조 달러에 달하는 저축을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부동산으로 향하던 자금이 소비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재정 및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중국 정부는 아직 충분한 대응 여력을 갖고 있으며, 위안화 절하를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볼 때, 중국 대표 전기차 기업 BYD는 18배에 불과해 테슬라(83배)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중국 시장이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함을 시사한다.
부다흐얀 전략가는 “중국은 이번 관세 사태를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닌 ‘전쟁’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대응 수준도 그에 상응할 것”이라며 긴장감 속에서도 전략적 접근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