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폭탄 정책에 반발하는 글로벌 각국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관세로 직접적 맞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덩치를 키워 목소리에 힘을 싣고자 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곳은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제 1타깃인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가장 강하게 맞대응을 하고 있다.
중국은 오는 7월 유럽연합(EU)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그동안 껄끄러워던 양측이 전격적으로 만남을 약속했는데, 기저에는 미국발 관세 폭탄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상회담의 장소가 베이징인 것에서 엿볼 수 있다. 애초 회담은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뤼셀 방문을 주저하자 EU측이 전격적으로 베이징을 방문키로 했다. 회담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동반 참석한다.현재 양측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 중인 고율의 관세 폐기와 관련한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도 한 상태다.
또 중국은 내달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중국-CELAC(라틴아메리카중남미·카리브 국가공동체) 장관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CELAC는 중남미 33개국 구성돼 있는 지역협의체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9일에는 중남미 온두라스에서 열린 CELAC 9차 정상회의에 대표단을 참석시키기도 했다.
앞마당격인 아세안 공략도 중국은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오는 14~18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방문이다.
이번에 열린 CELAC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회의에 참가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역사는 무역 전쟁에서 승자가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면서 “국제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물가를 상승시키는 관세와 강대국 간 분열 한복판에 놓일 위험 앞에서 우리는 무관심을 버리고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교역을 포함해 교육과 청정에너지 등 부문을 포괄하는 협력적 행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문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