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 시장은 급격한 금리 상승과 비관적인 경기 전망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1분기와 2분기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좋은 기회를 본인만 누리지 못하고 소외될까 불안해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과 함께 상승한 주식 시장은 곧 고점에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시장에 편협한 시각과 선입견을 가질 경우 특정 자산에 편중된 투자를 하게 되고, 이에 해당 자산의 손익이 전체 자산의 수익률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의 결과가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의 세계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
찰스 엘리스는 <패자의 게임에서 승자가 되는 법>이라는 그의 저서를 통해 투자 수익률의 본질을 설명했다. 사이먼 라모 박사가 테니스 경기를 프로와 아마추어로 나눠 비교해 보니, 프로 경기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전략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하는 선수가 우승하지만,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상대방의 실수에 의한 점수가 주요 득점의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투자는 이기는 선수를 뽑는 것이 아닌, 지는 선수를 걸러내는 냉혹한 ‘패자의 게임’이라고 주장한다. 즉, 투자란 ‘실수가 적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투자의 세계에서 실수를 줄이고 ‘패자의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방안으로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란 다양한 자산의 조합을 통해 변동성에 따른 위험은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자산관리 방법을 말한다. 이는 투자전략의 수립, 투자 유니버스의 선별, 투자 실행, 리밸런싱의 4가지 단계를 통해 이뤄진다.
첫 번째, 투자 전략 수립 단계에서는 리서치를 통한 최신 경제 분석 및 자산군별 전망과 투자 매력도를 분석하고, 자본 시장 가정(Capital Market Assumptions)을 통한 위험 성향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제시한다.
두 번째, 투자 유니버스 선별 단계에서는 투자 전략(House View)과 일치하는 투자 상품을 상품 공급부서와 운용부서가 매칭을 통해 투자할 만한 유니버스를 제시하고, 추천할 만한 투자상품(Top-Picks)을 선별한다.
세 번째, 투자 실행 단계에서는 자산 분석 및 투자 성향별 모델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고려해 타깃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투자자 개인의 투자 환경, 위험 성향, 보유 자산의 상관계수 등을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결정한다.
네 번째, 리밸런싱 단계에서는 투자 진행 후 시장이나 투자자의 환경 변화로 인한 자산군별 비중을 다시 조정하고, 투자자산의 신뢰성 검증을 정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한다.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의 원리는 자산군별 높은 신뢰성을 가진 다양한 자산이 금리와 경제성장률이 다양한 국면을 통과할 때마다, 그중 성과가 우수한 자산의 수익은 회수하고 저평가된 자산을 확대하는 과정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있다.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적 자산 배분(SAA)과 단기적으로 자본시장의 변동을 반영해 자산을 적극 변경하는 전술적 자산 배분(TAA)으로 나뉘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창출하고 다양한 자산을 편입한다.
신영증권은 매월 자산 배분 전략의 발표를 통해 주식(선진국, 신흥국, 한국), 채권(선진국 투자 등급, 선진국 하이일드, 신흥국), 대체 자산(부동산, 원자재, 금), 현금 등 4개 카테고리와 8개 자산군에 대해 다섯 등급(-2, -1, 0, +1, +2)으로 나눠 자산군의 투자 매력도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분기마다 TAA의 비중을 제시한다. 참고로 2023년 4분기 적극 투자형 투자자의 자산군별 TAA 비중은 주식 52%, 채권 19%, 대체 22.3%, 현금 6.7%로 제시된다.
지난 수년 동안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인해 모든 자산의 가격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투자자가 특별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말처럼 ‘썰물이 되면 누가 수영복을 안 입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확실해지게 되는 것이다.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는 자산의 균형 배분을 통해 시장 쏠림에 기인해 과대평가된 자산의 손실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 비선호 자산 상승에도 자산 상승 소외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초 긴축과 금리 인상으로 기업 실적 악화를 예상한 투자자는 주식 자산의 비중을 줄이거나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최근과 같은 고금리에도 채권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여전히 채권 보유를 꺼릴 것이다. 이는 주식의 상승과 채권 금리 하락 시(채권 가격 상승) 수익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만약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에 따라 투자했다면, 자산의 분산을 통해 투자 판단 실수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자산으로부터 수익 기회를 얻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시장 상황을 예측하려 노력하더라도, 이후 되돌아보면 우리의 예측이 정확하지 않았을 때가 많다. 이러한 점을 보면 균형 잡힌 자산 배분 투자는 모든 자산군의 수익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하워드 막스는 “투자는 평균이 아니라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이며, 평균 이상의 투자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평범한 투자자와는 달라야 한다. 남들보다 다르면서 남들보다 더 나아가야 한다”라며 심층적 사고의 필요성을 말했다.
그러나 이는 프로 투자자의 모습으로, 시장은 투자자의 판단과 다르게 진행될 때가 많기에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다시 한번 실수를 줄이는 투자 방식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즉, 투자 성공의 열쇠는 ‘실수하지 않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영길 신영증권 포트폴리오솔루션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