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카드 쓸 일 많은데…. 쓴 만큼 혜택 받을 순 없나요?”
고공행진하는 물가 속 카드값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연말연시 돈 쓸 일은 늘었는데, 카드 혜택은 이전 같지 않아 괜스레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고도 한다. 씀씀이를 줄여도 한계가 있으니 어차피 쓸 카드라면 조금이라도 이득이 되는 카드를 쓰고 싶은 게 소비자의 마음이다.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카드 혜택은 점점 줄고 있다. 카드사들이 경영 실적 악화를 이유로 각종 혜택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혜택이 좋다고 소문났던 ‘혜자카드’는 단종된 지 오래고, 신규 가입자에게 현금을 돌려주던 캐시백 이벤트는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그나마 카드 이용 금액에 따라 제공하는 청구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이마저도 적용 조건이 복잡해 소비자들이 일일이 챙기기 어렵다.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아직 남아 있다. 연회비를 내고 그에 상응하는 고급 혜택을 주는 ‘프리미엄 카드’를 선택하면 된다. 프리미엄 카드는 연회비가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지만 연회비에 맞먹는 선물이나 서비스가 제공돼 손해 볼 일은 거의 없다. 또 적립·할인율도 일반 카드와 비슷하거나 더 좋고, 공항 라운지 이용 혜택이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어 잘만 쓴다면 연회비를 고려해도 일반 카드보다 금전적으로 이득이다.
프리미엄 카드를 쓰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카드 혜택 중 하나인 백화점 상품권을 1년에 2번 받고, 이용 금액 적립·할인 혜택만 받아도 쏠쏠하다”며 “나를 위한 선물을 하는 느낌으로 쓸 때도 있지만 필요한 물건을 살 때도 써 오히려 일반 카드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중에는 항공 마일리지 적립 카드부터 호텔 브랜드 PLCC 카드, 각종 프리미엄 혜택 바우처를 제공하는 카드 등 소비자 수요에 맞춘 다양한 프리미엄 카드가 나와 있다. 프리미엄 카드 전성시대 속 어떻게 슬기롭게 이용하면 좋을지 정리해봤다.
아직 고가의 연회비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는 10만원대의 연회비를 내면서도 일반 카드보다는 혜택이 나아 추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카드를 추천한다. 특히 소비 패턴에 맞춰 카드를 선택하면 좋다.
일상적인 소비가 많다면 적립·할인율이 좋은 카드를 선택하면 된다. 농협카드의 ‘ON PLATINUM(포인
트)’ 카드는 포인트 적립에 특화된 카드로, 가맹점별로 0.8~1.6% NH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분기 실적이 150만원 이상이면 2만5000포인트를 추가 적립할 수 있는데, 총 4번 가능하다. 연회비는 국내전용 11만8000원· 해외겸용 12만원이다. 롯데카드의 ‘LOCA PLATINUM(할인형)’ 카드는 연회비 10만원으로 한도 없이 최대 1% 할인과 특급호텔 F&B 5만원 이용권, 마스터카드 플래티넘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명품에 관심이 많다면 평소 할인받기 어려운 명품 브랜드 제품 구매 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롯데카드의 ‘롯데백화점 Flex(플렉스)’ 카드를 쓰면 좋다. 이 카드는 롯데백화점 및 롯데아울렛 내 해외명품·컨템포러리 매장에서 결제 금액의 7%를 이상 결제 시 6개월 무이자 할부,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10%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회비는 10만원이다.
쇼핑과 여행을 좋아하는 소비자들 을 위해 각각 마련된 현대카드의 ‘the Pink’ ‘the Green Edition2’ 카드도 있다. 두 카드 모두 1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하는데 핑크 카드는 백화점·면세점용 상품권을, 그린 카드는 항공·여행용 바우처를 제공한다. 또 각각 프리미엄 쇼핑 분야와 여행·해외 분야에서 M포인트를 5%나 적립해준다. 연회비는 두 카드 모두 15만원으로 기본적인 1~2% M포인트 적립 외에도 공항 라운지와 VISA 시그니처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카드 사용 연차마다 누적 이용 금액 기준을 충족하면 7만 M포인트를 받거나 연회비 7만원을 감면받을 수 있다.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늘면서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이 필요한 소비자에게는 선택지가 많다. 각 카드사마다 우후죽순으로 항공 마일리지 적립에 더해 각종 혜택 바우처를 제공하는 카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카드에서는 ‘ON PLATINUM(스카이패스/아시아나클럽)’ 카드를 마일리지 적립에 맞춰 2가지 버전으로 내놓았다. 스카이패스형은 결제 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 아시아나클럽은 1000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두 카드 모두 분기실적이 150만원 이상이면 1500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공항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연회비는 해외겸용 13만원이다.
BC카드의 ‘IBK기업은행 K22’ 카드도 결제금액 1500원당 대한항공 1~2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연간 600만원 이상 이용하면 5종 바우처 중 1개를 연 1회 제공하는데, 15만원 상당의 제휴 호텔 외식통합이용권·신세계상품권·골프문화상품권·GS칼텍스 주유상품권 혹은 TOP포인트 13만점 중 고르면 된다. 이 외에도 골프, 호텔 등에서 생활 양식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해 취향에 맞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연회비는 해외겸용 22만원이다.
외항사인 싱가포르항공에 특화된 카드도 살펴봄 직하다. ‘싱가포르항공 신한카드’는 싱가포르항공의 크리스 플라이어 멤버십 마일리지를 이용금액 1500원당 2~3.5마일 적립해준다. 아울러 연간 1만5000마일리지를 기본 제공하고 연 이용실적에 따라 추가 제공도 한다. 연회비는 해외겸용 25만원이다.
숙박 혜택에 특화된 카드도 있다. 세계 최대 호텔그룹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과 손잡은 ‘메리어트 본보이TM 더 베스트 신한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카드 가입만으로 연간 25박을 숙박해야 받을 수 있는 메리어트 본보이 골드 엘리트 등급이 제공되며, 1000원당 1~5 메리어트 본보이 포인트로 적립된다. 또 각종 숙박권과 식사권 등이 제공된다. 연회비는 해외겸용 26만7000원이다.
우리카드는 최근 세계적인 호텔체인 그룹인 아코르와 손잡고 ‘ALL 우리카드 Infinite’와 ‘ALL 우리카드 Premium’ 카드를 출시했다. 연회비는 각각 50만원, 15만원으로 아코르의 로열티 프로그램인 ALL과 연동해 1만4000포인트·4000포인트를 제공한다. 또 이용금액 3000원당 3~5포인트 적립과 실적 달성 시 리워드 포인트를 추가 지급한다. 이 외에도 아코르 유료 멤버십을 제공하는데, 인피니트 회원의 경우 골드 등급을, 프리미엄 회원에겐 실버 등급을 기본 제공한다. 해외 럭셔리 호텔 2인 무료 조식과 식음업장 크레디트, 전 세계 라운지와 KAL 리무진 무료 이용 서비스, 비자 인피니트 기본 서비스 및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도 있다.
자잘한 혜택보다는 고급 혜택을 제대로 받고 싶은 소비자라면 이 카드들을 주목해야 한다. 공항 라운지 이용권은 기본이고, 백화점상품권부터 호텔외식상품권, 골프이용권 등 다양한 선물이 준비돼 있다.
삼성카드의 ‘THE iD. PLATINUM’과 ‘THE iD. TITANIUM’ 카드는 연회비의 절반 이상 가격의 선물을 제공하면서도 기본 적립까지 해주는 프리미엄 카드다. 플래티넘 카드는 연회비가 22만원으로 신청조건 충족 시 호텔·골프·패션·면세점·상품권 영역의 15만~16만원 상당의 선물을 연 1회 받을 수 있다. 또 공항 라운지도 연 6회 이용 가능하며 실적이나 한도 없이 1~1.5% 적립이 된다. 티타늄카드는 연회비가 70만원에 달하지만 신청조건 충족 시 25만~27만원 상당의 선물을 매년 2번 제공하고, 국내외 공항 라운지를 연간 12회나 이용할 수 있다. 적립은 1.2~1.5%이며 이외에도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카드 ‘Club Leaders 3,5’ 카드는 연회비가 각각 30만원과 50만원인 카드다. 두 카드 모두 이용 금액 1500원당 1~2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며 전 세계 제휴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 상품권·호텔 외식이용권·골프장 혜택 등이 담긴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차이점은 3시리즈는 공항 라운지 이용 한도가 연 2회고, 바우처 가지를 연 1회 제공하며, Mastercard Platinum 등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5시리즈의 경우 공항 라운지 이용 한도가 연 6회고, 바우처 가지를 연 2회 제공하며, Mastercard World 02 등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더 좋다.
KB국민카드의 ‘HERITAGE Reserve(포인트형)’ 카드는 럭셔리 생활양식을 누리는 고객층을 대상으로 골프클럽 이용권·제휴 특급호텔 멤버십·항공권 할인 쿠폰 중 1개를 연 1회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골프·의료·호텔·금융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월 최대 30만점까지 1.2~3% 포인트리 적립을 해주고, 연 2회에 한해 5만 포인트리 특별 적립도 해준다. 연회비는 80만원이다.
최상위 고객들에겐 초고가 프리미엄 카드인 KB국민카드의 ‘HERITAGE Exclusive’ 카드를 추천한다. 기본 1~3% 적립부터 최상위 고객이 선호하는 골프·여행·항공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2가지 종류의 쿠폰 서비스와 의료·골프·여행·금융 등 여러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혜택이 많은 만큼 연회비도 200만원에 달해 별도의 자격 심사를 거쳐 발급이 가능하다.
최근 카드사들이 우후죽순으로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는 이유는 연회비 수익도 있지만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규 회원을 확보할 때 우량 고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회비를 지불할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은 보통 우량 고객”이라며 “연체하지 않으면서도 카드를 많이 쓸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가 프리미엄 카드 출시”라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 업계에서는 갈수록 혜택이 더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카드는 언제 단종될지 모르니 미리 발급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혜택이 더 줄어들기 전에 미리 자신에게 필요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찾아 이용하는 것도 ‘슬기로운 카드생활’”이라고 조언했다.
카드를 쓰면서 이번 달에는 얼마나 할인받았는지 고민하는 것에 지쳤다면 이번 달부터는 내 소비 패턴에 맞는 프리미엄 카드를 선택해 제대로 된 혜택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