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숙박중개 플랫폼으로 창업한 야놀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대표 여행 플랫폼이자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꼽힌다. 창립 이후 17년간 B2C 국내 숙박중개 영역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벌려 국내 숙박 OTA 1위 업체로 발돋움 했다. 2018년 이후부터는 숙박 B2B 테크 기업들을 인수하며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다. 여타 경쟁사들이 숙박 OTA 사업만을 영위하고 있는 것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이자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적극적인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을 완료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야놀자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야놀자는 스스로 여행업보다 IT 기업으로 규정한다. 대표적으로 야놀자는 2021년 ‘테크올인(Tech All-in)’이란 비전을 선포했다.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서, 여가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시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야놀자는 기업 문화, 일하는 방식 등을 과감히 바꾸면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신규 시스템을 도입하고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및 역량을 강화하며 글로벌 인재 유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야놀자는 국내외 포함 전체 임직원 중 R&D 인재만 40% 이상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OTA 중 최다 수준의 R&D 인재들을 보유하며 업계를 이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여가 앱이자 전 세계 170여 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야놀자의 핵심사업은 여행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연결하고 글로벌 여행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슈퍼 앱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나의 앱으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야놀자·인터파크·트리플·데일리호텔 등 시장을 이끄는 여행 슈퍼앱 포트폴리오를 통해 숙박·레저·교통 등 여행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전 세계 100만 개 이상의 인벤토리를 제공하는 글로벌 호텔 예약 서비스, 항공·철도·렌터카·고속버스 등의 교통 서비스 등 서비스 범위도 적극적으로 확장 중이다. 또한, 여가 상품의 통합주문이 가능한 장바구니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술과 서비스로 글로벌 여가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이외에 야놀자클라우드를 통해 IoT·AI·블록체인 등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 170개국 이상에 호텔, F&B, 레저, 주거 등 공간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야놀자클라우드는 전 세계 170여 개국에 60여 언어로 서비스를 공급해 2022년 기준 8만 개 이상의 솔루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또한 이지테크노시스, 산하정보기술, 트러스테이 등 멤버사와 함께 개발한 여러 AI, IoT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대표적으로 야놀자는 셀프 체크인 기기 ‘와이플럭스 키오스크’, 클라우드·IoT 기반 객실관리 솔루션 ‘와이플럭스GRMS(Guest Room Management System)’ 등을 출시한 바 있다.
야놀자의 지향점은 관광·여행, 레저보다 포괄적 개념의 종합 여가 플랫폼이며 목표 시장은 글로벌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한 교두보가 마련된 지점은 2021년 7월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모텔 등 중소형 숙박 예약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야놀자는 2022년 4월에는 2940억원을 투자하여 그래디언트(구 인터파크)로부터 물적분할 신설된 법인 지분 70%를 매입 완료하며 해외여행 시장 공략에 나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고 평가받는다.
야놀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 여행이 호조를 보이면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야놀자는 연결 기준 매출 6045억원, 영업이익 4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대비 매출(3302억원)은 8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536억원)은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비용이 증가하면서 약 1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야놀자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B2B와 B2C로 크게 나뉜다. B2B는 야놀자클라우드가 이끄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방식의 호텔·객실관리 시스템이 주축이다. B2C는 숙박에서 레저·액티비티로 범위를 넓힌 야놀자 플랫폼 그리고 이번에 인수한 인터파크가 핵심이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 전부터 여행의 A부터 Z까지 커버하는 슈퍼 앱을 지향해왔다. 하지만 이번 합병을 통해 야놀자는 인터파크와 B2C 외에 B2B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권 발권량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인터파크는 항공·호텔 부문에서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1조원이 넘는 항공권 실적에 제휴 관계에 있는 항공사도 전 세계 100여 개에 달한다. 야놀자 B2B의 주력 분야인 호텔에서 인터파크는 140만 개가 넘는 해외 유명 호텔 체인과 끈끈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5월 15일 야놀자클라우드는 글로벌 여행 솔루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GGT)’을 인수했다. GGT는 지난 2000년 이스라엘에서 시작한 글로벌 톱티어 B2B 여행 솔루션 기업이다. 전 세계 각지의 호텔, 리조트 등의 객실 판권과 항공 티켓, 현지 차량 렌털까지 100만 개 이상의 글로벌 여행 인벤토리를 유통하는 B2B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북미·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확보한 직계약 인벤토리와 글로벌 최상위 브랜드 호텔 체인의 객실 유통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전 세계 1만 개 이상의 여행 플랫폼 및 온·오프라인 여행사들과 거래하고 있다. 야놀자는 이번 인수를 바탕으로 전 세계 200여 개국 100만 개 이상의 글로벌 최대 규모 여행·숙박 인벤토리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야놀자클라우드는 여행사 및 플랫폼 사업자가 인벤토리 판매 권한을 직접 확보하지 않아도 고객들에게 다양한 여행 상품을 노출·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채널링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아울러 야놀자클라우드는 GGT의 20여 개 해외 지사를 글로벌 솔루션 사업 확장의 전진기지로 활용해 이지테크노시스·인소프트 등 해외 멤버사의 글로벌 솔루션 판매망과 고객 응대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솔루션 고객사를 대상으로 호스피털리티 솔루션을 판매해 글로벌 매출도 확대한다.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공동대표는 “야놀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 세계의 인바운드 여행객을 한국으로 끌어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함과 동시에 K-트래블 콘텐츠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허브로 자리잡을 것을 기대한다”며 “전 세계의 방대한 여행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모든 고객이 편리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스닥으로부터 축하를 전광판으로 받으니, 원톱 트래블 기업이라는 목표에 한발 한발씩 걸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야놀자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나스닥의 광고 선물에 대해 밝힌 소회다. 오랜 기간 국내 상장을 계획했던 야놀자는 2021년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투자를 받으면서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으나 현지 IPO(기업공개) 시장이 경색되면서 상장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나스닥 증권거래소도 야놀자 유치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지난 5월 16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는 야놀자를 직접 거론, 글로벌 여행 공룡 GGT 인수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빌딩에 내걸었다.
나스닥이 비상장사인 야놀자에 보낸 축전의 배경은 ‘가능성’에 있다. 나스닥은 글로벌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상장시키려는 유인을 제공한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NYC 나스닥 빌딩의 옥외광고는 타임스스퀘어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크다고 평가한다. 나스닥의 축전과 관련, 투자업계에선 야놀자의 나스닥 입성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야놀자는 최근 자회사인 인터파크의 커머스 부문을 매각하면서 비주력 사업부 매각까지 완료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인터파크 음악 사업부가 보유한 저작인접권 및 인터파크 렌터카 지분을 각각 550억원, 6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이번에 커머스 사업까지 정리했다. 여행·숙박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정리하며 체질 개선을 완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야놀자는 이미 한국을 넘어선 세계 PMS 2위 사업자로, 여가의 모든 영역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지닌 기업”이라며 “빠르게 덩치를 불리면서도 내실을 탄탄하게 유지한 덕에 나스닥 입성 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기업가치 측면에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데카콘의 대우를 받고 있다. 다만 이는 최근 연이은 인수합병과 매출액 증대 효과를 고려한 수치인 만큼 2021년 PSR 기준 에어비앤비(ABNB US)의 가치평가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과대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숙박업이 코로나의 반사이익을 누려왔으며, 여행 재개 이후에는 하향 정상화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려면 향후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에도 B2C 국내 숙박 OTA 사업의 펀더멘털 강화와 함께 B2B 트래블 테크 점유율 확대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