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새로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새로운 아틀라스는 높은 압력을 가해 움직이는 기존 유압 방식이 아닌 전기 구동 방식으로 설계됐다. 기존보다 외형이 날렵해지고 전기 모터로 동작해 소음도 줄어들었다. 공개된 영상에는 아틀라스가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아틀라스는 체조 선수처럼 바닥에 누워 있다 다리를 뒤로 비틀어 일어난다. 몸통도 회전하고 카메라가 장착된 머리 부위는 360도 돌아간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인간의 폼팩터(form factor·외형)와 비슷할 수 있지만, 인간의 동작 범위에 제약받지 않고 작업을 완료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움직인다”고 했다. 새로운 아틀라스 로봇은 현대차의 차세대 자동차 제조 공정에 투입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5~2028년경에는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활동하고 소비자들에게는 2030~2035년 사이쯤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10~15년 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약 60억달러 규모로 커지고 미국 제조업 노동력의 4%와 노인층 케어의 2%를 책임진다는 분석도 내놨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현실세계에서 사람의 일을 대신하려면 결국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휴머노이드가 필요하고, 이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넥스트 빅테크’가 된다는 것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그동안 로봇은 특정 지역에서는 잘 작동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제대로 적응을 못 했다”며 “하지만 초거대 AI를 장착할 경우 적응 시간이 매우 짧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수 로봇이 일반 범용 로봇으로 변모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고 설명했다. 물론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피겨AI가 공개한 최근 데모영상에서 로봇은 인간 속도의 약 16.7%밖에 내지 못했다. 아직 AI 로봇 시장이 제대로 개화하지 않았지만, 기업들은 투자 혹한기에도 적극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테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분야 투자를 줄이더라도 미래 먹거리로 찍은 로봇 산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최근 기업들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내 로봇 전문가들은 한국 로봇 산업의 역사가 짧은 만큼 선진국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연구·개발되는 기술들이 현장에서 빠르게 활용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 했다.
배준범 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는 “국산 핵심 기술이 개발돼도 성능 검증 등에 몇 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그동안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의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마중물을 줘야 기업 투자나 연구 성과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해원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실제 기술이 필요한 기업과 긴밀히 소통해 원하는 사양과 최신 트렌드를 맞추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4호 (2024년 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