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해킹 사태를 맞으면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부터 자산 건전성·수익성 저하가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가운데 보안 문제까지 겹친 탓이다. 실제 롯데카드 당기순이익은 2023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부터 급감했다. 2023년 3748억원에서 2024년 1354억원으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440억원에 그쳤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좋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롯데카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6.3%로 신용카드 7개사 평균(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인 5% 대비 1.3%p 높았다. 또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4%로, 7개사 평균(1.3%)보다 1.1%p 높았다.
여기에 최근 고객 정보 대량 유출 사태를 겪고 있다. 전체 회원 960만 명 가운데 약 297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특히 28만 명은 결제 악용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 3800억원에 인수, 2022년부터 매각에 나섰지만 최근까지 원하는 가격에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대규모 고객 이탈과 법적 제재로 이어지면서 매각 계획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고 본다.
업계 일부에선 롯데카드의 매각가격이 MBK가 원하는 2조원대에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H카드에서 인수금액으로 약 8000억원대 정도를 제시했다는 소문이 나온다”면서 “가격이 떨어지면서 I카드, K카드사 등도 눈독을 들인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