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덕 오피스넥스 대표가 국내 최소 문구·간식 디지털 캐비닛 서비스 '팬트리24' 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피스넥스
문구업계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출생아 감소 직격탄을 맞았고,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사무용품 구매처가 다양해진 영향이다. 시장 쇠락이 본격화된 2010년부터 문구점 400~500개씩이 문을 닫았고 여전히 업계는 활로를 찾지 못하고 동반 침체 중이다. 위기에 처한 업계에서 3년 새 매출을 3배 넘게 키우고 있는 업체가 있다. 업계 5위 오피스넥스다. 업계 선두 오피스디포에서 18년간 대표이사를 지내다 2019년 자리를 옮긴 선장덕 오피스넥스 대표는 "문구업계도 정보기술(IT)이 접목돼야 신산업으로 바꿀 수 있다"며 "무인화와 디지털화를 무기 삼아 업계 1위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넥스는 2018년만 해도 매출 134억원에 영업적자를 내던 업체였다. 지난해엔 매출 499억원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여전히 기존 문구점과 비슷한 오피스넥스가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IT를 전면 도입한 신규 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선 대표는 "기존 문구점과 비슷한 오피스넥스라는 매장을 60여 개 운영 중이지만 이 비즈니스는 정체된 상황"이라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기 위해 신사업을 대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빵꾸똥꾸문구야'다. 빵꾸똥꾸문구야는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하는 신도시 학부모와 아이를 노린 '학교 앞 문방구' 콘셉트 매장이다. 코로나19로 무인매장에 관심이 높아진 2021년 8월 선보인 브랜드로, 오픈 10개월 만에 100호점을 냈고 현재 258호점까지 늘렸다. 선 대표는 "전국 초등학교 중 학생 수 500명이 넘는 곳이 2000개 정도 된다. 이 정도 규모여야 점주 손익이 맞춰진다. 2000개 매장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10대 손님도 이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 시스템을 구축했고 모바일 상품권을 개발하고, 자체 포인트 '빵똥포인트'를 도입해 재구매율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오피스 상권을 겨냥해선 셀프 계산 문구점 '오피스25'를 만들었다. 이 브랜드는 지난 4월 여의도점 1호점의 문을 열고 현재 3호점까지 냈다. 이른 시일 내 이대역과 을지로입구역까지 추가해 5호점까지 직영점으로 열고 이후 오피스 상권, 지식산업센터, 지하철 역사 내 가맹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선 대표는 "문구 매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은 인건비"라며 "문구업종은 사양산업이라 가맹점 내기를 꺼리지만 셀프 계산대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맹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기업 고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키오스크에 외상거래 시스템을 추가했고 구입 규모에 따른 할인 적용, 매장 픽업과 배달 서비스도 특징이다.
지난 4월엔 국내 최초 문구, 간식 디지털 캐비닛 서비스 '팬트리24'를 시작했다. 사무실에 필요한 문구와 생활용품, 스낵, 음료 등을 키오스크로 자동 주문하고 오피스넥스 측에서 주 1회 직원을 보내 물건을 직접 배송, 진열하는 서비스다. 키오스크에 사원증을 찍거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누가 어떤 제품을 가져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선 대표는 "회사 복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구매 담당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 대표는 "이전 회사를 나올 때 핵심 직원들과 함께 나왔고 그들이 부서별 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며 "5년 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업계 1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