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기조와 배달비 논란이 맞물리면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우는 이들까지 속출하자 쿠팡이츠가 소비자 유입을 장려하고자 신규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3일 매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이츠는 이르면 이달 초부터 배달 방식을 ‘스탠다드’와 ‘세이브’로 구분할 예정이다. 스탠다드는 기존 그대로 소비자에게 직배송하는 방식이고, 세이브는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이뤄진 다른 주문 건도 함께 배달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세이브를 선택하면 스탠다드보다 비용을 일부 절감할 수 있다. 다만 단건배달이 아닌 만큼 스탠다드보다 배송 시간이 다소 더 소요될 수 있다. 배송 시간은 스탠다드 15~25분, 세이브 20~35분이다.
세이브 할인 관련 비용은 쿠팡이츠가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로서는 마케팅·프로모션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지만, 소비자는 ‘와우 멤버쉽’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세이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자영업자들에게는 주문 건마다 수익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식업주가 세이브 배달 방식을 원치 않을 때도 서비스 적용 제외를 신청하면 된다.
해당 서비스는 우선 서울 송파구에서 시범 적용된 뒤 다른 지역에서도 순차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신규 시스템은 앞서 쿠팡이츠가 지난해 12월 일부 지역에 도입한 ‘최적화 배달’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최적화 배달은 악천후 등 상황에서 라이더가 부족할 때 아주 가까운 거리의 주문을 최대 2건까지 동시에 하도록 쿠팡이츠가 배정하는 것이다. 반면 ‘세이브 할인제’는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도입한 ‘알뜰배달’처럼 선택권을 소비자가 갖는 형태다.
세이브 할인은 쿠팡이츠가 그간 고수해온 ‘단건배달’ 정책을 더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5월 업계 최초로 단건배달을 도입하며 후발주자로 배달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그랬던 쿠팡이츠가 지난해 말께부터 내부 정책을 조금씩 손보고 있는 건 배달 수요 감소로 시장 전반이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의 4월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954만8529명을 기록했다. 1년 전(2019만8156만명)보다 65만여명이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요기요 역시 MAU가 130만여명 감소해 668만2000명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이자 업계 3위인 쿠팡이츠의 올해 4월 MAU는 303만1235명을 기록했다. 직전 해 4월(506만5177명)보다 200만명 이상 감소한 것이다. 쿠팡이츠는 배달앱 3사 중 MAU 낙폭이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