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사내벤처(Internal Corporate Venture)를 통해 탄생해 성공을 거둔 기업들이다. 먼저 인터파크는 국내 사내벤처의 실질적인 효시로 알려져 있다. ‘데이콤’(現 LG유플러스)의 초기 사내 소사장제로 출범해 분사한 ‘인터파크’는 1999년 코스닥 등록에 성공했다. 국내 굴지의 포털로 성장한 네이버는 삼성SDS가 1997년에 국내 최초로 도입한 사내벤처 제도의 산물이다.
스핀오프를 통해 1999년 네이버컴(주)으로 법인전환하며 독립했고 현재 국내 대표 포털이자 IT 기업인 ‘NHN’으로 성장했다. 헬스케어기업 유비케어는 1992년 메디슨의 사내벤처로 시작했다. 병의원용 전자차트 분야에 주력하면서 창업 5년 만에 코스닥에 입성했다.
국내 사내벤처 제도는 1990년 말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직된 조직 활성화와 직원들의 도전 정신의 함양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네이버 등 몇몇 성공사례를 목격했지만 제도에 대한 전사적인 관심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실상 우수한 인력들을 유인하고 유출을 방지하는 당근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국내에 사내벤처에 대한 관심도를 증폭시킨 사건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났다.
약 3년 전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가 구글의 사내벤처인 나인앤틱(Niantic)에서 시작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구글이 알파벳제도를 도입해 사내벤처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시장을 선점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국내 대기업들도 사내벤처를 적극 도입·개편하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 속에 산업변화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해지면서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퍼진 것이다. 정부도 거들었다. 2017년 ‘제2의 벤처창업 붐’ 조성을 위해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통한 사내벤처와 분사창업기업 활성화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기업들은 사내벤처 육성을 위한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내벤처는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신규 사업 추진 시 사내자원을 활용하고 창조해 나가는 경영전략의 의미로 사용된다. 협의로는 기업 내 자원들을 활용하여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사내에 설치된 독립된 사업단위로, 광의로는 기업이 벤처사업을 위해 별도법인을 설립하는 전략을 포함한다.
2017년 11월 정부는 ‘제2의 벤처창업 붐’ 조성을 위해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마련하며 기업들의 사내벤처와 분사창업기업의 활성화 방안을 포함했다. 2018부터 올해까지 정부의 사내벤처 창업·분사 지원 사업을 통해 사내벤처팀을 발굴·육성할 민간 운영기업을 공모하여 선정한 바 있다. 2018년에는 현대차, LG U+ 등 대기업(12개), 코스콤, 휴맥스 등 중견·중소기업(17개),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11개) 등 40개 사가 선정됐다. 선정된 운영기업에게는 동반성장 지수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정부와 운영기업의 협약을 통해 분사창업 실패 시 재입사가 가능한 창업휴직제 도입을 유도했다.
구글의 사내벤처 나인앤틱에서 탄생한 ‘포켓몬고’ 게임
▶분사 이후 글로벌 전시회 등에서 두각
삼성전자 C랩 36개 프로젝트 ‘졸업’
삼성전자 C랩은 현재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하기 위해 창조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11개 주력제품이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구글, 애플 같은 IT 강자들의 위협과 노키아의 몰락을 지켜보며 경각심이 높아졌다. 2011년 ‘창의개발연구소’로 출범한 시범사업은 2012년 ‘창의개발센터’로 승격했고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Creative Lab) 출범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 C-Lab 공모전을 진행하고, 15~20개 C랩팀을 선발해 1년간 ‘창의개발센터’ 파견형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C-Lab 공모전은 집단지성 플랫폼으로, 1차적으로 ‘모자이크’를 통과한 C랩팀을 연구소장, 특허관련 임원 및 직원들이 참여한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매년 전사 임직원들이 제출하는 아이디어는 1000개 이상으로 200개 넘는 과제가 채택돼 C랩에서 인큐베이팅이 진행 중이다. 선발된 C랩팀은 최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24시간 자율근무를 실시하고 독립적인 사무공간과 예산이 지원한다. 사업화에 성공할 경우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사업실패 시 해당부서에 복귀하여 인사상의 불이익은 없다. C랩팀은 사업기간 종료 후 경영진의 평가를 통해 기존 사업부로 흡수되거나, 신규 사업부 신설을 통한 프로젝트 진행 또는 독립분사(Spin-Off)를 결정한다. 독립분사 시 회사는 창업 지원금을 지급하며, 지분율 20% 범위에서 회사에 투자할 수 있고 5년 이내 회사로의 재입사를 허용한다. 현재까지 스핀오프를 마친 과제는 36개에 이른다.
C랩 과제로 졸업한 3D 영상 솔루션 기업 ‘모픽’
C랩 출신 스타트업들은 분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글로벌 전시회에서 주목을 받으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올해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세계가전쇼) 2019’에서는 룰루랩 등 삼성전자 C랩 스핀오프 기업 8곳이 참여했다. ▲얼굴 피부를 분석하고 관리해주는 인공지능(AI) 솔루션 ‘룰루랩(lululab)’ ▲안경 없이 3D 콘텐츠를 볼 수 있는 3D 영상 솔루션 ‘모픽(MOPIC)’ ▲일인칭 시점 넥밴드 타입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링크플로우(LINKFLOW)’ ▲건강관리를 위한 스마트 벨트 ‘웰트(WELT)’ ▲동영상 배경음악 작곡 서비스 ‘쿨잼컴퍼니(Cooljamm Company)’ ▲스마트 베이비 모니터 ‘모닛(MONIT)’ ▲헬멧 사용자를 위한 스마트 커뮤니케이션 기기 ‘아날로그플러스(analogue plus)’ ▲휴대용 미니 공기청정기 ‘블루필(BLUEFEEL)’ 등이다. 이들 중 뷰티 스타트업 룰루랩은 AI 피부 비서 ‘루미니’로 바이오테크 부문 CES 혁신상을 받았다. 모픽은 스마트폰 커버 ‘스냅 3D’로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액세서리 제품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스냅 3D는 3D 안경을 쓸 필요 없이 맨눈으로 입체화면을 볼 수 있게 하는 커버 제품으로 평상시에는 스마트폰 뒷면을 감싸는 보호 케이스로 쓰다가 3D 영상·사진을 볼 때만 앞면에 맞춰 끼운다. 1인칭 시점 넥밴드 타입의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개발한 링크플로우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혁신상을 받았다. 나머지 스핀오프 기업들 또한 CES에 얼굴을 내비치며 삼성을 떠나 성공적으로 독립했다. 한편 삼성전자 C랩은 최근 사내벤처 외에 외부 스타트업에도 문을 열었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을 C랩에 참여시켜 함께 경쟁시킨다는 복안이다.
▶중고차 플랫폼 SK엔카 탄생시킨 SK
공백기 딛고 제도 바꿔 스핀오프 육성
‘중고차 매매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SK엔카는 SK에너지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1999년 독립분사했다. 이후 2003년 SK C&C에 흡수 합병됐지만 SK의 사내벤처를 통한 큰 가능성과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SK엔카 이후 SK의 사내벤처제도는 2008년 Happy Try, 2009년 T두드림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었으나 결과는 미흡했다. 아이디어를 심사하는 사무국의 전문성 부족으로 아이디어 검증부실, 적절한 보상의 부족 등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2011년 사내벤처 제도를 SK플래닛으로 이관되어 ‘플래닛 X’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플래닛X는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접수하면→Concept 구체화→첫 번째 데모→프로토타입 제작→두 번째 데모→상품출시→인큐베이팅→사업성 평가→졸업의 과정으로 운영된다. 사내벤처 구성원이 발의한 아이디어가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구성원이 직접 관리하는 상향식 업무방식을 갖추고 있다. 사내벤처 졸업유형 중 사내 신규사업화(Spin-in)의 경우 영업이익의 10%를 3년간 제공하고, 독립분사(Spin-off)할 경우 지분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올 3월에는 사내 유망 기술 사업화 프로그램 ‘스타게이트’도 시작했다. 기존에 사례별로 대응하던 스핀 아웃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어 사내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에 알려 인재를 모으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스타게이트라는 이름은 동명의 영화에 등장하는 4차원 세계로 갈 수 있는 장치에서 따왔다. 2018년 5월 SK텔레콤에서 독립한 ‘마키나락스’가 이번 프로그램의 모체가 됐다. 제조업 특화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술을 개발했던 구성원들이 창업한 마키나락스는 SK텔레콤,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의 투자를 받아 미국과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장으로 나간 기술은 SK텔레콤 사업 영역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또 외부 자본 투자를 받아 사업화할 가능성도 커진다.
기술 분야는 제한이 없다. 최근 SK텔레콤은 대한적십자사와 헌혈한 사람이 자신의 혈액 검사를 통해 건강정보를 알 수 있는 앱 ‘레드커넥트’를 출시했다. 헌혈 후 혈액검사 결과로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앱으로 2018년 SK텔레콤 신입사원 3명이 구성한 사내 벤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헌혈자는 레드커넥트 앱을 통해 간 수치·바이러스 감염 여부 등 11개 항목의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헌혈할 경우 콜레스테롤·신장 기능 검사 등 추가 4개 항목 검사도 진행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가 결합돼 있어 자신과 같은 성별·비슷한 연령대 내에서 건강정보를 비교할 수 있고, 꾸준히 혈액검사 결과를 볼 수 있다. 또 혈액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는 헌혈자가 알 수 없었던 혈액의 이동 경로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된다. 혈액의 집, 혈액원, 혈액검사센터 중 자신의 피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용준 룰루랩 대표
Interview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에서 독립한 ‘룰루랩’
해외에서 더 유명한 AI 스킨케어 솔루션
“색소침착, 유·수분, 모공, 피지항목 점수는 괜찮으신데 트러블 부문에서 다소 아쉽네요. 박지훈님께 맞는 맞춤형 화장품은 OO사의 OOO을 비롯해 7종입니다.” 5초간 눈을 감고 있으면 낯선 기기가 얼굴을 스캔한다. 몇 초간 피부 타입과 상태를 꼼꼼하게 분석한 기기는 수백 수천 가지의 화장품 중에서 내게 맞는 최적의 화장품을 찾아준다. 룰루랩은 인공지능 기반의 맞춤형 스킨케어 솔루션인 루미니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 피부에 맞는 최적의 답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 세계 뷰티시장이 뚜렷하게 성장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데이터를 수집해 공급하는 업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간편하고 지속적으로 피부상태를 정확하게 체크해 맞춤형 솔루션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 사업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룰루랩은 사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분사한 룰루랩은 주로 B2B 위주로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룰루랩이 선보인 루미니 홈(LUMINI Home)은 헬스&웰니스(Health&Wellness) 부문에서 2년 연속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개인에 맞는 화장품을 제안하는 것이 현재 주 비즈니스모델이지만 룰루랩은 장기적으로 헬스케어분야에 빅데이터 사업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용준 대표는 1차적으로 사용자의 피부분석을 통해 상품제안에 그치지 않고 헬스케어 분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의미 있는 수준의 전 세계 피부 데이터를 수집하면 국가별·지역별로 피부 타입에 맞는 상품개발이 가능해질 뿐더러 개인의 피부데이터는 여러 건강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주장이다.
“개인의 피부상태를 정기적으로 체크하면 건강이상징후도 포착이 가능해 집니다. 생각보다 여러 질환들이 피부에 드러나게 되거든요. 이러한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심층적인 메디컬기기의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한편 룰루랩은 최근 국내 첫 번째 국내 AI(인공지능) 뷰티 스토어를 롯데 에비뉴엘에 오픈했다. 루미니는 롯데 에비뉴얼 잠실점 지하 1층에 있는 프리미엄 뷰티 편집숍 온앤더뷰티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현대차 사내벤처를 통해 탄생한 카시트 브랜드 폴레드
▶현대차 20년간 뚝심 있게 제도운영
공기정화·카시트 등 주력사업과 시너지
현대자동차 그룹은 사내벤처 플랫폼인 ‘벤처플라자’를 2000년부터 운영하는 등 국내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사내벤처 육성 플랫폼을 2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는 숨겨진 강자다. 2017년 미래기술과 신사업 발굴을 전담하는 현대차 그룹 전략기술본부를 신설하고 본부 산하 미래혁신기술센터내 ‘H스타트업팀’에서 사내벤처 육성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 내 모든 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개방형 공모방식으로 사내벤처팀을 선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현대·기아차 임직원에 한정하여 공모를 진행하였으나, 제한된 인력풀의 한계로 그룹사 전체로 확대한 개방형 공모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룹사 전체 공모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자동차 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사업 위주에서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친환경차 등 미래지향적인 기술들까지 제안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벤처는 분사형과 기술개발형으로 운영하며 분사형 사내벤처에서는 자동차 관련 신기술 또는 부품공급망 개선 등에 기여하는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사업을 2년간 지원하며 분사할 경우 퇴직을 원칙으로 한다. 반면 기술개발형 사내벤처에서는 회사 내 전략기술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 신설된 제도로서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술권 판매금액 등 일부가 사내벤처 구성원에 지급된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사내벤처의 성과는 시너지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사내 스타트업 제도인 ‘벤처플라자’를 출범시킨 뒤 지금까지 40개 넘는 사내벤처를 육성해 왔다. 대표적으로 ‘엠바이옴’은 갈수록 고객 요구가 커지는 차내 공기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진에게 실내 공기 정화 기능을 강화한 ‘에코 코팅’ 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 결과 엠바이옴의 에코 코팅 기술은 한국 환경부, 인도 친환경제품평가연구소 등 국내외 기관에서 안전성을 인정받고 올해 초 출시한 현대차 인도 전략차종 ‘쌍트로’에 적용됐다. 현대차 인도 시장 모델 납품에 성공한 엠바이옴을 비롯해 튠잇, 폴레드 등 최근 양사 소속 임직원들이 만든 3개 벤처가 별도 사업화에 성공해 분사했다. 이번 3개 독립기업 출범으로 현대·기아차가 2000년 벤처플라자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독립시킨 사내 스타트업은 총 11개가 됐다. 독자 진출에 성공한 3개사 모두 3~5년의 혹독한 사내 육성과 준비 기간을 거쳐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폴레드의 경우 10년 이상 연구개발 경력을 가진 현대·기아차 연구원들이 모여 주니어 카시트 전문회사로 진출한 사례다. 약 3년의 연구 기간을 거쳐 폴레드가 지난해 1월 처음 시장에 선보인 주니어 카시트는 벨트 꼬임을 방지하는 회전형 볼가이드 기술을 적용해 사고 때 상해 정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신생아부터 12세까지 사용할 수 있는 회전형 주니어 카시트 제품도 출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폴레드의 카시트는 현대·기아차 연구소 내 실증 테스트 설비를 이용해 일반 카시트 인증을 뛰어넘는 자동차 개발 수준의 엄격한 시험을 거쳐 국내 인증(KC)뿐 아니라 유럽(EURO-NCAP)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큐브미, 멀티 기능성 제품 ‘슬림 큐브’ 출시
▶업황 부진 “새로운 먹거리 찾아라”
신한·KB·현대 카드업계 사내벤처 경쟁
신한카드는 2018년 정부의 ‘사내벤처 창업·분사 지원 사업’에 금융권 최초의 운영기업으로 선정됐다. 2016년부터 사내벤처 ‘2200만 Volt’를 시작으로 현재 ‘아임벤처스’로 변경해 운영 중이며, 최초 시작할 당시 독립분사를 고려하지 않고 사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했다. 사내벤처 지원자를 사내공모하여 선발하고, 선발된 사내벤처팀 인사이동을 통해 최대 6개월간 기존 업무와 근무시간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한다. 보육기간 6개월 이후 경영진은 사내벤처에 대한 내부사업화와 독립분사를 결정할 수 있다. 내부사업화할 경우 유관부서로 사내벤처팀을 배치하여 사업화 기간을 거친 후 영업실적을 평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반대로 독립분사 시 회사가 지분율 20% 범위 내 투자가 가능하며, 3년 이내 재입사를 조건으로 창업휴직을 허용한다.
한편 신한카드는 지난 7월 사내벤처·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아임벤처스를 사내벤처 3팀, 스타트업 4팀 등 총 7팀으로 구성해 출범했다. 올해 4기째를 맞은 아임벤처스는 임직원과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통해 이상징후 탐지(FDS) 등 총 7개 사업 관련 올해 남은 기간 인큐베이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고객의 핸드폰 문자 및 통화내용 중의 보이스피싱 키워드를 탐지하고 이를 신한카드의 빅데이터와 결합해 최종 금융사기를 판단하고 방지하는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나가는 등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의 ‘퓨처나인(FUTURE9)’은 미래 생활 혁신을 선도할 신생 창업 기업을 발굴·육성하고자 지난 2017년 첫선을 보인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3기 프로그램에서는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전문적인 투자 목적으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와 10억5000만원 규모로 공동 조성한 ‘KB국민카드 라이프스타일 펀드’를 활용해 KB국민카드의 미래 신사업 발굴과 연관성 높은 혁신적 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게 된다. 사모펀드 형태로까지 진화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은 KB국민카드가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 펀드는 ‘퓨처나인(FUTURE9)’과 연계해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한 혁신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KB국민카드가 보유한 빅데이터, 플랫폼, 마케팅 등의 인프라 지원과 ‘와디즈’의 크라우드 펀딩 중개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돕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결성된 창업·벤처 전문 경영 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로 KB국민카드와 ‘와디즈’는 각각 유한책임조합원(LP, Limited Partner)과 업무집행조합원(GP, General Partner)으로 참여한다. KB국민카드는 결성된 펀드를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 규모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도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테크스타’와 업무 협약을 통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테크스타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육성하며 대기업들과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기업은행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 외 시간을 활용한 학습조직(CoP, Community of Practice)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사내벤처형 학습조직에서 금융감독원, 한국정보화진흥원 공동으로 보이스피싱탐지 앱 ‘IBK피싱스톱’을 개발하고 외부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다만 사내벤처형 학습조직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과 근무시간의 자율성이 없으나 올해부터 19년부터 사내벤처 학습조직 리더에 대해 일정 사업기간 중 근무시간과 공간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Interview‘물 없이 씹어 먹는 화장품?’
큐브미 1020세대 취향저격
“지금 밀레니얼 세대는 건강기능식품 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들이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먹는 것을 지켜보고 다양하게 챙겨주기도 했거든요. 기존 건강기능식품이 4050를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최근 1020들 역시 관심이 많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사내벤처 린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이너뷰티 브랜드 큐브미의 리더를 맡고 있는 진기웅 부장(사진 맨 오른쪽)은 지금의 밀레니얼을 ‘건기식 1세대’로 표현했다. 1020세대들은 태어날 때부터 여러 건기식을 먹고 자라 익숙하고 그만큼 건강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이탈뷰티에서 일해 온 진 부장은 시장조사를 진행하며 1020 시장에 적합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린스타트업에 지원했다.
“바이탈 뷰티가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다소 소구력이 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방문판매 비중이 높은 탓에 40대 이상이 선호하는 패키지와 상품구성이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구요.”
실제 큐브미는 1020세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 H&B(헬스 앤드 뷰티) 스토어 랄라블라가 올 초부터 8월 14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020세대가 구매한 건기식으로 ‘레모나 결콜라겐’, ‘큐브미 콜라겐+워터뱅크’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상품의 성분은 저희 구성원들이 열심히 발품을 들여 최고 품질을 유지하되 가격은 중저가 수준으로 론칭했습니다. 향후 온라인 판매채널과 유튜브 등 콘텐츠를 통해 보다 친숙하게 이너뷰티와 큐브미를 알릴 예정입니다.”
큐브미는 ‘CUBE Managed by Eating solution’란 뜻으로 피부의 입체적 구조에서 착안하여 화장품 사용과 함께 섭취 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먹는 화장품’ 콘셉트로 물 없이 섭취 가능한 큐브형 츄어블 정제를 세련된 용기에 담아 화장대에 놓고 섭취하기에도 어색함이 없다. 보습, 항산화, 면역력,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여러 상품을 화장품 용기에 담아 선보인다. 큐브미는 최근 ‘2019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랜드 및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중 패키징 디자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보다 이너뷰티 시장이 활발한 일본 시장조사를 하며 한 어르신을 인터뷰했는데, 콜라겐을 30년 넘게 섭취해왔다고 하셨습니다. 피부보습 외에 신체조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계시더라고요. 건강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도 장기적으로 이너뷰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사내벤처를 통해 론칭한 브랜드 브로앤팁스
▶밀레니얼 고객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
아모레퍼시픽 젊은 사내벤처 성과 속속
화장품 기업 중에는 아모레퍼시픽이 사내벤처 육성에 적극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부터 뷰티·헬스케어 사내벤처 제도 ‘린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3~4명으로 구성된 팀 2개를 꾸려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 뒤 소비자 반응을 보고 정규 브랜드 출시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로 4기를 맞이한 ‘린 스타트업’은 총 6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전에 졸업한 기업들은 실질적인 과실을 따고 있다. 이 중 2017년 린 스타트업 2기로 선발된 남성 전용 화장품 ‘브로앤팁스’는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정규 브랜드 팀으로 승격했다. 지난해 선발된 향수 브랜드 ‘프라도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면세점 입점을 고려중이다. 무엇보다 이너뷰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큐브미(CUBE ME)의 성장이 눈에 띈다. 콜라겐 큐브, 퍼펙트 큐브 등 스킨라인과 블록 큐브, 커트 큐브 등 간편하게 ‘물 없이 씹어 먹는 화장품’이란 콘셉트로 기존 건강기능식품은 40대 이상이 즐기는 진부한 식품이라는 편견을 산산이 부수고 젊은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큐브미는 특히 밀레니얼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큐브미는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히는 ‘2019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랜드 및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중 패키징 디자인 본상을 수상했다. 론칭 때부터 ‘화장대에 놓고 매일 먹는 건강기능식품’을 표방해 화장품과 유사한 세련되면서 단순한 용기 디자인을 적용했다.
아모레퍼시픽 사내벤처들의 공통점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와 밀레니얼 세대(1980년 이후 출생) 소비층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민첩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창의적인 니치(틈새) 브랜드를 육성하는 기업 문화를 다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렇듯 여러 기업들이 사내벤처 제도를 앞다퉈 도입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특히 소규모의 독립적인 조직 형태로 신사업을 시작하여 위험에 대한 평가와 확인에 지불되는 비용이 적고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발견하기도 하며 자체적 혁신 능력 없이는 장기적 생존이 불가능해진 환경에 따라 직원들이 스스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국내 한 IT 벤처기업 대표는 “국내 대기업들이 점점 조직 비대화로 인해 글로벌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내벤처는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취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툴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