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뒤 가리왕산 장전 계곡에 아침 햇살이 살며시 들어온다.
빠르게 미끄러지는 물줄기는 포말을 만들고 연초록 바위 위로 물안개가 하얗게 퍼진다.
아득한 태고를 간직한 몽환의 숲.
민족의 애환을 담은 대서사시가 여기서 탄생했다.
8700수가 넘는 정선아리랑 노랫말에 스며든 애틋한 사랑.
이끼 틈새로 올라와 이슬을 머금은 작은 잎새는 아우라지 처녀를 닮았다.
[글 손현덕 매일경제 주필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4호 (2022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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