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11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CEO는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동화 기반 첨단 내연기관 차량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옵션을 제공하는, 벤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신차 및 기술 출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내년 1월 1일 아시아 제조 구매 허브를 서울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벤츠 코리아 측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전장 부품의 구매를 총괄하는 거점”이라며 “독일 본사와 협력해 공급사의 품질을 점검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레니우스 의장은 이날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 코리아 대표와 함께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벤츠의 미래 제품 전략을 상징하는 차량 4종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모델은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인 MB.EA(Mercedes-Benz Electric Architecture)가 적용된 첫 모델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3세대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LC’와 비교하면 새로운 크롬 그릴, 심리스 MBUX하이퍼스크린 등이 적용됐고 실내 공간도 좀 더 넓어졌다.
행사 전날인 11월 13일 LG, 삼성 등 한국의 분야별 핵심 파트너사와 회동한 칼레니우스 의장은 “벤츠 라인업에 양사의 기술이 많이 사용된다”며 “넥스트 혁신과 기술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LG 측은 “이번 회동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이사회 의장과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자동차 부품 사업과 관련된 LG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이 참석했다”며 “양측 경영진은 ‘전기차 중심의 미래모빌리티’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한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 실현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저녁 칼레니우스 의장은 삼성그룹 영빈관인 한남동 승지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나누기도 했다. 삼성 측은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크리스티안 소보트카 하만 사장 등 전장 사업 관계사 경영진이 함께 했다”며 “이날 회동을 계기로 삼성과 메르세데스-벤츠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장 등 기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공조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캐딜락의 플래그십 SUV ‘에스컬레이드’가 전기차로 변신했다. 이름하여 ‘에스컬레이드 IQ’다. IQ는 첨단 기술과 고급스러운 마감, 정교한 설계가 결합된 ‘Intelligent Quality’의 약자. 캐딜락이 전동화 모델에 공통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명이다. 이 차, 우선 크다. 전장이 5715㎜로 순수전기SUV 중 가장 길다. 휠베이스도 3460㎜나 된다. 실내 공간이 그만큼 넓다는 의미다. 겉모습도 픽업트럭에 비견할 만큼 든든한데, 그래서인지 첫 쇼케이스 현장에서 “이렇게 큰 차를 어떻게 전기차로 만들 수 있지?”란 의문 섞인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에스컬레이드 IQ는 국내 판매 모델 중 GM의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인 ‘슈퍼크루즈’가 처음으로 적용된 모델이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카메라로 구동한다면 슈퍼크루즈는 라이다와 센서를 기반으로 도로와 교통 상황을 감지해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교통 흐름을 감지해 차량 간 거리를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차선 변경도 가능하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최대 거리는 복합 기준 739㎞(도심 776㎞·고속 692㎞)나 된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얼티엄 셀즈가 생산한 205kWh 대용량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 덕분이다.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탑재해 최대 350㎾ 충전 속도를 지원하는데, 10분간 충전하면 188㎞까지 달릴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듀얼 모터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탑재됐다.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엔진이 자리한 전면부에 국내 최대 용량인 345ℓ의 ‘e-트렁크’가 설치된 것도 볼거리. 후면 트렁크는 기본 668ℓ에 2·3열을 접으면 3374ℓ까지 늘어난다.
실내에는 55인치 커브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와 1·2열을 가로지르는 파노라마 고정식 글라스루프 등이 적용됐다. 최근엔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로부터 ‘올해의 SUV’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는 프리미엄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2억 7757만원이다.
아우디가 선보인 중형 SUV ‘더 뉴 아우디 Q5 TFSI 콰트로’는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아우디 측의 설명을 빌면 “세련된 외관과 정교한 주행 성능, 사용자 중심의 직관적 인터페이스까지 다재다능한 프리미엄 모델”이다. 국내시장에는 ‘40 TFSI콰트로 어드밴스드’ ‘40 TFSI 콰트로 S-라인’ ‘45 TFSI 콰트로 S-라인’ ‘45 TFSI 콰트로 S-라인 블랙 에디션’ 등 총 4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는데, 2.0ℓ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과 7단 S트로닉 자동 변속기, 아우디의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를 기본 탑재해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외관은 새로운 2D 아우디 로고와 우아한 루프라인이 적용됐다.
실내는 매트 브러시 알루미늄 인레이와 시프트 패들이 포함된 다기능 가죽 트윈 스포크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탑재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이끈다. 전 트림에 11.9인치 버추얼 콕핏 플러스와 14.5인치 MMI 터치 디스플레이가 기본 제공되고 S-라인 이상에는 10.9인치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더해져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안전사양도 강화됐다.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파크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이드 어시스트, 프리센스 360°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비롯해 S-라인 이상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360° 서라운드뷰 카메라, B&O 3D 프리미엄 사운드시스템이 적용됐다. 더 뉴 아우디 Q5 40 TFSI 콰트로의 가격은 6673만원, 더 뉴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는 8146만원이다.
1950~1960년대 이탈리아 로마의 평온하고 즐거운 삶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페라리 로마’는 페라리의 새로운 미디-프론트 엔진 2+를 탑재해 탁월한 성능과 핸들링을 자랑했다. 페라리가 새롭게 출시한 ‘페라리 아말피’는 페라리 로마를 대체하는 새로운 V8 2+ 쿠페다.
좀 더 부연하면 고성능, 폭넓은 사용성, 우아한 디자인을 결합해 현대 스포츠카의 개념을 재정의한 차량이다.
드라이빙 감성에 일상의 실용성이 더해진 스포츠카랄까. 외모는 좀 더 날렵해졌다. V8 터보 엔진을 품은 전면부에 대형 공기흡입구가 가지런히 자리하고, 후면부에는 통합형 액티브 스포일러가 이 차는 스포츠카란 걸 넌지시 되새기고 있다. 실내는 운전자와 동승자를 각각 감싸듯 안아주는 듀얼 콕핏 레이아웃이 적용됐고, 새롭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에는 페라리의 상징이던 시동 버튼이 다시 돌아왔다. 3855cc 트윈터보 V8 엔진은 수차례 엔진상을 수상한 F154 계열에서 파생돼 진화된 버전이다.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결합돼 최고 출력 640마력, 제로백은 단 3.3초, 시속 200㎞까지 9초면 충분하다. 296GTB에서 처음 선보인 ‘ABS 에보’와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장착해 모든 노면 조건에서 제동 성능과 안정성이 높아졌다. 이외에도 페라리 아말피에는 페라리 라인업에서 선보인 최신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기본 장착됐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도 가능하다.
선택 사양인 프런트 리프터 시스템은 시속 35㎞ 이하의 속도에서 차체를 최대 40㎜까지 들어 올려 방지턱 등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게 돕는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감지, 차선 이탈 경고, 차선 유지 보조, 자동 하이빔, 교통 표지 인식, 운전자 졸음 및 주의 등 차세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포괄적으로 장착됐다. 가격은 3억 8500만원부터 시작된다.
[안재형 기자 · 사진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3호 (2025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