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받았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큰 상이다. 한 씨가 맨부커상을 받게 된 데는 번역가 영국인 데버러 스미스씨의 공로가 컸다. 스미스씨는 한국어를 배워 자신의 활로를 열었을 뿐 아니라 한국어가 문학 한류의 확산, 한류의 경제효과 확대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해줬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스타애비뉴’
▶진화를 거듭하는 한류
K-팝으로 촉발된 한류열풍은 화장품과 유아용품, 패션, 음식으로 전파되더니 급기야 문학에까지 다다랐다. 이번에 한국 문학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게 됨으로써 한류에 한국어라는 새로운 엔진을 달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에 관한 관심을 높였다면 한국어 확산에 따라 다시 한국 상품 선호도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실제로 한류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한류에 따른 문화 콘텐츠 상품 직접 수출 효과는 28억 2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3.4% 늘어났다. 글로벌 한류 확산에 따라 이런 직접 수출은 매년 10%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한류상품 전성시대
연예기획사와 유통업체가 저마다 한류상품을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대형 유통업체 이마트와 손잡고 식음료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이수만 SM 회장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자체 브랜드(PB)상품을 매개로 한 K팝 콘텐츠를 만들기로 합의하고, 전국 이마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이마트몰’을 통해 SM소속 스타들을 앞세운 PL상품을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샤이니 데일리 스파클링 천연레몬, 엑소 손짜장
SM-이마트 콜라보레이션 PL상품은 첫 출시를 한 지난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총 110만개판매를 돌파했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존 PL상품대비 매출이 평균 86% 가량 상승했으며,일부 상품의 경우 콜라보레이션 이전과 비교해 최대 246% 가량매출이 상승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샤이니 레드벨벳 엑소와 콜라보레이션한 데일리스파클링 탄산수 3종이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엑소 볶음 짜장면 5입과 엑소 손짜장이 많이 판매된 상품으로 꼽혔다. 탄산수의 경우 680원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금액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의 대중화된 소비 덕에 높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이 같은 호응 속에 이마트는 유산균, 비타민C, 껌 등 23종을 추가로 런칭했다. 소녀시대 유산균과 소녀시대 비타민C를 비롯해 F(X)껌과 샤이니 볶음 고추장 등 한류 아이템을 주력상품으로 확대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YG플러스에서 런칭한 코스메틱브랜드 ‘문샷(moonshot)’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문샷은 아시아 코스메틱 편집매장인 ‘사사(SaSa)’에 입점하며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섰다. 문샷은 지난해 9월,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그룹 산하의 코스메틱 편집샵 ‘세포라’에 입점하며 아시아 K-뷰티 시장에 합류했다. 4월에는 홍콩과 마카오 내 ‘사사’ 프리미엄 매장 31개점에 입점을 알리며 수익 개선 가능성을 높였다.
1978년에 설립된 ‘사사’는 홍콩, 마카오,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 28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으며, 매장 당 600개 이상의 브랜드와 1만7000여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문샷은 부산, 동대구, 가로수길 등에 추가로 출점했으며, 신제품인 ‘지디, 다라 쿠션’의 초도 물량 약 3만개는 3일 만에 완판됐다.
한류스타 광고가 걸린 중국 청두의 한 쇼핑몰
▶신규 면세점 너도나도 한류콘텐츠
신규면세점들이 외국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류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 등 기존 면세점이 스타에비뉴나 옥상정원같은 포토존을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한류 콘텐츠를 매장 내 녹이는 데 주력했다.
롯데면세점의 ‘스타에비뉴’는 체험형 한류 복합 문화 공간으로 한류 관광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스타에비뉴’는 대한민국 최초 한류콘텐츠 기반 스페이스 마케팅 브랜드로, 롯데면세점의 스타들과 결합해 스타들과 소통하며 한류 콘텐츠를 가까이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한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09년 소공동에 본점에 180평 규모로 최초 오픈한 ‘스타에비뉴’는 한류 문화 붐을 이끌며 한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관광 쇼핑의 메카로 출발했다. 또한 2014년 10월에는 잠실 월드타워점 7층에 스타에비뉴가 고객 체험용 시설인 피규어 포토존, 스타 LED, 네일아트샵, 가상체험존과 함께 90평 규모로 화려하게 오픈했다. 현재 소공동 본점, 잠실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경주 엑스포관 등 3개의 스타에비뉴가 있으며 부산점과 올해 하반기에 오픈하는 태국 방콕점 등에 스타에비뉴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소공동 본점 스타에비뉴는 올해 6월부터 2개월간의 공사기간을 통해 8월에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경우 한류공연장과 한류 관광홍보관을 만들 예정이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한류 공연과 애니메이션·게임을 즐길 수 있는 팝콘홀을 인근 메사빌딩에 마련했다. 두타면세점과 SM면세점 서울점은 아예 드라마 ‘태양의 후예’, ‘그녀는 예뻤다’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한류 드라마 세트장을 매장 내 재현해 전용 포토존을 운영한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촬영 장소를 찾는 한류코스를 만들었다.
한류스타 마케팅도 치열해졌다. 두타면세점은 신예 한류스타로 떠오른 배우 송중기를 발 빠르게 자사 모델로 기용했고, 신세계면세점은 아이돌그룹 백뱅 멤버인 지드래곤과 원조 한류스타 전지현을 투 톱으로 내세웠다. 이 같은 신규면세점 공세에 기존 면세점인 신라면세점도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섭외해 홍보에 들어갔다.
신라면세점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한류스타로서의 입지를 굳힌 송혜교를 공식 모델로 선정했다.신라면세점은 “송혜교는 패션 및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한류 쇼핑을 리딩하고 있는 신라면세점과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대표적인 한류스타들을 공식 모델로 활용해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요우커를 대상으로 한 한류 관광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