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 ‘민영화·실적호전’으로 연임한 이광구 우리은행장 금융영토 확장해 더 강한 은행 만들 것
윤재오 기자
입력 : 2017.03.03 15:40:33
수정 : 2017.03.06 16:21:51
“민영화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새로운 내일, 더 강한 은행을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추진을 통해 금융영토를 적극 확장해야 합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분매각으로 민영화 추진에 성공하고 실적호전으로 은행 내실을 다진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이 행장은 3월 정기주총에서 승인을 받으면 새 임기에 들어가 민영화 원년을 맞는 새로운 우리은행을 이끌게 된다.
이 행장은 “민영화 성공을 토대로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금융을 선도하는 New Bank가 되어야 한다”며 “종합금융그룹 재구축에 성공해 오는 2020년 아시아 톱10, 글로벌 톱50 은행으로 성장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 행장은 지난 2월 3일 민영화 이후 첫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해 자율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지주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He is △1957년 충남 천안 출생 △천안고·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1979년 상업은행 입행 △2000년 테크노마트 지점장 △2002년 전략기획단 부장 △2003년 홍콩지점장 △2008년 개인영업전략부장 △2009년 광진성동영업본부장 △2011년 부행장(경영기획본부) △2012년 부행장(개인고객본부 △2014년 우리은행장
▶5대 신성장동력으로 새로운 도약기반 마련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민영화를 큰 기회로 삼아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글로벌 플랫폼 등 강점을 활용하여 금융영토를 확장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해야 한다”며 강한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5가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이 행장이 제시한 첫 번째 경영전략은 차별화된 금융서비스와 위비플랫폼을 활용한 고객 기반확대다. 핀테크의 발달과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주거래 은행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다양화된 금융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고객별 맞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술금융지원과 제휴영업을 통해 고객기반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행장은 또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익성 중심으로 영업 체질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저금리와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등 은행의 전통적인 성장전략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면서 “저비용성 예금 증대에 집중하고 자산관리와 핀테크를 통한 비은행 수익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또 철저한 ‘뒷문 잠그기’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 행장은 “지난해 우리은행은 뒷문 잠그기로 우수한 성과를 냈다”며 “금융당국에서도 관심을 보일 만큼 건전성 지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모뉴엘 사례에서 보듯 잠재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엘시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대비해 상반기에 연간목표의 70%를 달성하고 하반기에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네 번째 경영전략으로 5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고 금융영토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대 신성장동력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재구축,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플랫폼 네트워크 확장, 글로벌 비즈니스의 질적 성장, IB 강화 및 이종업종 진출 활성화 등이다. 캐피털·자산운용·부동산신탁·증권 등을 포함해 수익성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고 펀드·방카슈랑스·4대연금 등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내서 자산관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전략이다. 위비플랫폼과 유통, 헬스케어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킬러콘텐츠를 개발해 최고의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2017년 더 강한 은행 달성을 위한 마지막 전략은 영업문화의 혁신”이라며 “민영화 시대를 이끌어 갈 강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점포별·개인별 디테일 연수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 몫 완수, 영선반보(성공하려면 남보다 반걸음 앞서야 한다), 뒷문 잠그기, 디테일 영업’ 등 4대 영업방침을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점포 운영의 효율성도 높일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5대 신성장동력을 잘 추진해 나간다면 주당 주가 1만5000원, 시가총액 10조원 이상의 은행이 되고, 종합금융그룹 재구축에 성공한다면 주가 2만원, 시가총액 13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합금융그룹 재구축 위한 지주사전환 속도
이 행장은 “우리은행은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해 과점주주들에 의한 집단경영이라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었다”면서 “민영화 원년을 맞는 올해는 새롭게 시도되는 지배구조의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영화에 성공한 이 행장은 올해 지주회사 전환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은행 발전을 위해서는 지주회사 전환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몸집을 줄이기 위해 증권·보험 등 주요 계열사를 매각한 우리은행은 금융계열사가 취약한 것이 큰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따라서 민영화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만큼 지주회사를 만들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인수합병을 모색하고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행장이 금융영토 확장을 선언한 것도 영업영토뿐 아니라 종합금융그룹으로 다시 우뚝 서겠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행장은 지난 2월 초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도 기존 경영기획단을 경영기획그룹으로 확대·개편하여 민영화 이후 사업 포트톨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 다변화를 추진하도록 했다. 아울러 경영기획그룹 산하에 미래전략단을 신설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전담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기존 국내 그룹, 글로벌 그룹, 영업지원 그룹을 부문으로 격상시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자산관리 및 신탁시장 급성장에 맞춰 WM사업단과 연금신탁사업단을 각각 그룹으로 격상시켰다.
이 행장은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는 데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상을 약속했다. ‘자기 인사는 자기가 만드는’ 인사시스템을 정착시켜 영업 우수인력에 대해서는 승진과 연수를 우대하고 성과에 연계한 합리적인 보상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아시아 TOP10’을 향한 글로벌 영토 확장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말 73개였던 해외네트워크를 지난 2월 현재 252개로 확대해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행장은 “저금리 저성장의 장기화로 은행의 국내 영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신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을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초 필리핀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지난해 10월 말에는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받아 아시아 금융시장 진출 기반을 강화했다. 베트남 현지법인은 지난 1월 영업을 시작했으며 매년 5~7개의 네트워크를 신설해 2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에도 지난 1월 구르가온에 첫 점포를 열었고 올 상반기 중 인도의 경제수도인 뭄바이에 지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인도 현지 리테일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 현지법인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인도 태국 등 동남아지역 M&A 추진 및 기존 현지법인 네트워크를 강화해 2017년 글로벌 네트워크 500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EU지역 내 교두보 마련을 위해 지난 1월 말 폴란드 사무소를 개점했고, 7월 말에는 독일 현지법인을 신설하는 등 런던-독일-폴란드로 이어지는 우리은행 유럽금융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또 해외 비대면 전담 마케팅 그룹인 글로벌 위비 파이오니어를 출범시켜 글로벌 디지털뱅킹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위비 파이오니어는 바이럴마케팅, SNS 등을 통해 우리은행이 추진 중인 해외금융 비즈니스 관련 콘텐츠를 외부에 적극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은행은 영업 네트워크가 부족한 해외영업 환경을 감안해 글로벌 모바일 뱅킹시스템 구축을 병행해 추진하고 있다. 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점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현지로 확산하고 부동산담보대출, 할부금융, 신용대출 등 신규비즈니스 도입과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리테일 영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민영화 성공 토대 일군 이광구 행장의 경영성과
이광구 행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은 뛰어난 경영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2014년 4000억원 안팎이던 당기순이익은 2015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6년에도 매 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3분기 만에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고,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19.1% 증가한 1조26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뒷문 잠그기를 통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한 덕에 재무구조도 뚜렷이 개선됐다. 대출 포트폴리오의 질이 개선되며 대손비용이 전년대비 13.7% 감소했다. 지난 2016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1%, 연체율은 0.46%로 각각 전년 말 대비 0.33%포인트, 0.36%포인트 개선됐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도 165.0%로 전년 말 대비 43.5%포인트 상승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신용 위기에도 대비할 수 있을 만큼 손실 흡수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이 같은 실적 호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해외 IR를 통해 해외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영국·독일·네덜란드·스웨덴 등 31곳에서 투자자를 만났고, 5월에는 미국 뉴욕 보스턴 워싱턴 필라델피아에서 기관투자가 10곳, 6월에는 일본 연금 대형자산운용사 6곳을 방문해 실적개선 현황과 핀테크, 글로벌 전략에 대해 설명해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글로벌신용평가기관인 S&P는 지난해 8월 우리은행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