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라도 멈춰 있으면 도태될 것만 같은 압박감에 숨 고를 틈도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러한 상황에 반기를 들고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 순간 과감히 행복을 찾아 떠난 이들이 있다. 자신의 인생을 풍요와 감탄으로 채우기 위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이들에게 행복과 자유란 무엇일까. 오늘이 아니라 내일, 내년, 후년으로 미루는 삶에선 행복은 그저 희망일 뿐이라는 그들의 꿈과 자유, 인생 2막의 즐거운 여정에 MBN이 동행했다.
뻥튀기 아저씨 김덕길 씨, 자전거 여행에 나선 박주하 씨
가슴 뛰는 인생 2막, 우리에겐 힐링이 필요하다
여기 ‘삶의 쉼표’와 ‘행복’을 찾아 세계로 배낭여행을 떠난 유쾌한 중장년들의 리얼한 휴먼스토리가 있다. 정형화된 성공을 박차고 개개인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용감한(?) 이들의 뜨거운 인생사를 담은 <지구촌 나그네>에선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세계여행의 주인공이다. MBN의 새로운 로드휴먼다큐멘터리 <지구촌 나그네>는 돈과 직장 등 자신을 구속하는 모든 것을 뒤로한 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자유롭게 살고 있는 이들을 통해 누구든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공감을 지향하고 있다. 늦깎이 방랑자의 맞춤형 여행 프로젝트로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해외여행 지침서이자 친절한 세계여행 가이드다. 지난 11월 22일 첫 방송에선 유라시아와 실크로드 횡단, 고비사막 종단, 지중해, 동유럽 등 전 세계 40여 개국을 자전거로 여행한 박주하 씨(61)와 세계여행의 시동을 걸기 시작한 뻥튀기 아저씨 김덕길 씨(47)가 등장했다. 카메라는 ‘자전거 봇짐 하나’ ‘오토바이 한 대’가 전부인 이방인 나그네들이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과 우정을 나누며 느릿하게 웃고 즐기는 여행의 동반자로 세심한 시선을 멈추지 않았다.
지구촌 나그네 박주하의 ‘가슴 뛰는 자전거 여행’
이름 박주하. 배 주(舟), 강물 하(河), 강물 위에 뜬 배다. 어쩌면 역마살과 세계여행은 운명일지도 모른다. 나이는 어느덧 60대에 접어들었지만 마음만은 30대라고 말하는 그에게 여행은 무계획이 곧 계획이다. “여행 나와서까지 계획에 끌려가는 건 좀 그렇다. 그때그때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인다”는 그에게 가장 중요한 여행의 요소는 긍정적인 마음과 강인한 의지다. 그는 “세상을 익히고 사람의 정을 느끼려 세상을 떠도는 자전거 유목민 여행은 눈으로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문화와 음식 등을 배우고 깨닫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한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그에게 찾아온 우울증 증세는 50세가 되던 해 더욱 심해졌다.
인생의 절반을 넘긴 나이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에게 허망함을 느꼈고, 그러던 중 62세의 나이로 실크로드를 도보 여행한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여행기 <나는 걷는다>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박주하 씨는 세계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저 사람은 도보로 했지만, 나는 자전거로 한번 실크로드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2006년 퇴직금 일부와 자전거 한 대로 유라시아 횡단 도전에 나섰다. 세계 각국 여행자들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며 최대한 현지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느껴보는 것이 그만의 여행공식. 그는 만국 공통어이자 최상의 언어인 ‘미소’, 그리고 간단한 의사소통 능력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쉽게 친구가 된다.
8년 만에 다시 찾은 곳은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와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라 불리는 키르기스스탄. 이 지역은 주하 씨가 2006년 유라시아 대륙 횡단 중 자전거를 도난당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언젠가 꼭 자전거로 오리라’ 꿈꾸었던 곳. 카자흐스탄 제2의 도시인 알마티에서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를 경유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이식쿨 호수까지 그의 행복한 자전거 여정에 동행했다.
뻥튀기 아저씨 김덕길, ‘세계를 향해 시동을 걸다!’
110cc 일명 중국집 배달 오토바이 한 대에 몸을 싣고 세계 일주에 나섰다. 먹고 살아야 하기에 장사를 했고, 자식 교육은 시켜야 했기에 돈을 벌었다. 노후에 대한 대비 역시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할 줄 아는 것이라곤 뻥튀기 장사밖에 없어서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점점 나이는 들어가는데 다람쥐 쳇바퀴식의 변화 없는 삶이 허무하게 느껴졌고, ‘50세가 넘기 전 꼭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년만 시간을 줘! 세계 일주를 하고 싶어”라고 아내에게 이야기했지만, 아내는 그런 김덕길 씨를 반대했다. 아내와의 타협점으로 그가 제시한 것은 1년간의 제주도 생활. 그렇게 그는 1년 동안 가족들을 위해 제주도에 혼자 떨어져 살면서 아들 학비와 생활비 등을 마련했고, 마침내 아내는 오토바이 세계 일주를 허락했다. 지난 4월 1일, 110cc 소형 오토바이 ‘은실이’와 함께 세계 일주가 시작됐다. 5월 30일 일본 일주를 마치고선 러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긴 여행길에 올랐다. 2200㎞의 고비 사막을 넘으며 열세 번 넘어지고 아홉 번 강을 건너고 어느 날은 사막 중간에서 길을 잃고, 어느 날은 어마어마한 황사의 시작점에서 모래폭풍에 갇혀 죽다 살아나는 아찔한 경험을 겪기도 했다. 그의 즐거운 여정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