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T는 CEO들에게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새로운 IT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경쟁력 상실은 물론 기업의 존망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IT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서도 그 중심이 된 지 오래다.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기업들의 정보통신분야 수출액은 1600억달러 규모로 전체 수출의 30%를 넘고 있다. IT가 경제의 핵심이자 경영의 필연적 요소라는 직접적 증거다.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이나 기업의 경영활동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실상 IT는 많은 CEO들에게 큰 골칫거리다.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카카오톡, 구글 등 국내외 수많은 인터넷기업들의 혜성 같은 등장도 이해하기 힘들다. 여기에다 핀테크,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클라우드, 빅데이터, 코딩교육, IT융합 등 나날이 새롭게 등장하는 수많은 용어도 IT 자체를 남의 일처럼 기피하게 만든다. IT가 CEO들에게 골칫거리가 되는 이유는 그 핵심을 제대로 보지 못한 때문이다. CEO 관점에서 IT는 한마디로 ‘속도의 경쟁’이다. 모든 IT 기술 용어나 추세도 속도 경쟁을 대변하는 말이다. 따라서 IT는 속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 IT는 속도의 관점에서 두 차례의 큰 변화를 겪었으며 이제 그 세 번째 변화를 맞고 있다. 이 변화 속에서 기업의 부침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첫 번째 변화는 계산의 속도 경쟁이었다. 1990년대까지 IT는 전산이라는 용어로 대변되었다. 이는 계산을 누가 빨리 정확하고 다양하게 하느냐가 경쟁력의 요소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이른바 기업의 경영정보시스템(MIS: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도입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그 결과로 마이크로소프트, IBM, 오라클, SAP와 같은 정보통신 관련 기술을 공급하는 회사들이 새롭게 부상했다.
두 번째 변화는 정보전달과 업무처리 소요 시간에서의 속도 경쟁이었다. 1990년대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의 전달 속도와 처리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누가 얼마나 많이 단축하느냐의 경쟁으로 몰아넣었다. 우리나라 정부의 서비스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린 것은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정부 서비스가 도입된 덕이다. 인터넷쇼핑몰이나 전자금융은 정보전달과 처리 속도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변화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미 그 정점에 다다랐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애플,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부상했다. 이제 IT는 새로운 경쟁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인간의 생각과 행동, 여기에다 물류의 속도를 동시에 변화시키는 또 다른 세계로 내몰고 있다. 생각을 보다 빠르게 하고, 특정 목적을 위한 행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주고, 물류에 드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무한 속도 경쟁에 들어선 것이다.
그 변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생각 부문에서는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에서 시작된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다. 한마디로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빠르게 제품을 만들어내는 방법론인 것이다. 지난해 삼성이 내세운 마하경영에도 포함된 것이다. 미국, 핀란드 등에서 불고 있는 코딩 교육의 열풍도 좋은 사례다.
행동 부문에서는 미국의 대형 매장에서 등장한 물건을 찾아 주는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류 부문에서는 스마트 자동차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스마트 자동차의 등장은 물류 이동의 속도를 크게 높여줄 것이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제조 분야에서 속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3차 변화에 핵심에는 IT 기술인 사물인터넷이 존재하며 빅데이터가 이를 받쳐주고 있다. 1, 2차 변화와 3차 변화에는 큰 차이가 있다. IT가 차지하는 위상이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다.
기업은 이러한 경쟁에서 현재 자신의 회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정부는 어떠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IT를 속도의 경쟁이라고 하는 만큼 뒤처지면 따라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호현의 IT경제 한호현의 IT경제는 치열한 IT환경 변화 속에서
국가정책이나 기업 경영의 새로운 길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CEO들에게 정보통신분야의 다양한 트렌드를 알기 쉽게 풀어 전달함으로써 IT경제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