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Time!” 지난 11월 1일, 머라이어 케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크리스마스 캐롤이 거리에 울려 퍼지는 계절의 개막을 선포했다. 이는 동시에 1년 중 가장 화려한 패션과 주얼리를 준비할 때가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올드머니’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이번 겨울에는 고급스러운 소재가 돋보이는 우아한 주얼리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얼리는 크리스마스나 연말 파티와 같은 특별한 순간에 남다른 아우라를 발산하며 특히 패션에 방점을 찍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주얼리 본래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리려면 피부처럼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먼지와 이물질로 인해 광채가 사라질 수도 있고, 방치하다가 손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약간의 지식만 있다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새것처럼 유지할 수 있다. 다음은 1년 내내 반짝이는 주얼리를 유지하기 위한 팁이다.
다이아몬드는 기름기와 친하기 때문에 피지, 손때, 먼지 등 불순물이 묻으면 광채가 떨어지고 다이아몬드를 지지하는 금속의 발이나 테에도 더러운 물질이 묻을 수 있다. 따라서 손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상태에서는 로션이나 선크림 바르는 것을 피해야 한다. 손세정제와 향수를 사용할 때도 반지부터 빼도록 한다. 일반적인 가정용 세척법은 소량의 중성세제를 푼 따뜻한 물에 주얼리를 15분 정도 담근 후,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해 오염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후 깨끗한 물에 헹구고 천으로 물기를 닦아내면 된다. 하지만 열에 강한 다이아몬드는 다음과 같이 열탕 세척도 가능하다. 먼저 끓는 물에 중성세제 한 방울과 다이아몬드 반지를 넣은 뒤 5분 정도 불려서 이쑤시개로 구석구석 더러움을 제거한다. 열탕에 다시 넣고 중성세제를 한 방울 더 넣는다. 이 과정을 다섯 번 정도 반복한 후 새로운 열탕에 넣어 마지막 세척을 진행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닦는다.
태생적으로 내부에 얼이 많은 ‘에메랄드’는 투명도를 높여 외관을 향상시키기 위해 90% 이상 오일 처리를 거친다. 따라서 초음파 기계로 세척하면 얼이 더 커지거나 오일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 또한 에메랄드는 인성이 높지 않으므로 강한 열은 균열을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깨질 위험도 있어 증기 세척도 피해야 한다. 착용 후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가볍게 문지르고 가끔씩 세제를 묻힌 부드러운 브러시로 살짝 닦은 후 물로 깨끗하게 헹구는 정도가 좋다. 아세톤이나 네일 리무버, 알코올 성분도 피해야 한다. ‘오팔’은 일반적으로 1~6%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열과 급격한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수분이 증발해 건조해지면 표면이 실금처럼 갈라지고 특유의 ‘유색효과’를 잃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오팔을 보관할 때는 진열장에 물이 담긴 컵을 함께 두는 것이 좋다. 단, ‘에티오피아 오팔’은 다공성이기 때문에 물이나 초음파 세척기에 직접 노출되면 안 된다. 일부에서 오팔을 기름이나 글리세린에 담그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으로 세척을 귀찮게 만들 뿐이다. 끓는 물이나 습도가 낮은 금고 역시 피해야 하며, 약한 비눗물과 부드러운 솔을 사용해 살살 닦아주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세척 방법이다.
한편 ‘진주’ ‘호박’ ‘산호’ 등의 유기 보석은 산성 성분에 취약하므로 표백제와 같은 화학물질 사용은 삼가야 한다. 수돗물에 함유된 소독제도 산성 성분을 포함하므로 부드러운 브러시와 중성세제 한 방울로 신속히 세척하고 헹군 후 재빨리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서 물기를 제거한다. 탄산칼슘으로 이뤄진 진주는 겉 표면이 산에 녹아 변화되면 뿌옇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진주의 광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장품이나 향수, 땀이 닿지 않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열이나 산성 성분은 진주의 광택뿐 아니라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온천, 목욕탕, 사우나에서도 절대로 착용하지 말아야 하며, 땀, 화장품, 기름이 묻으면 즉시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진주보다 경도가 낮고 약한 호박은 휘발성 물질에 닿으면 광택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헤어스프레이나 향수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주얼리 상점과 공방에서는 전문적인 세척을 위해 초음파 세척기를 활용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이와 유사한 세척기를 구입할 수 있지만, 모든 보석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다이아몬드는 일반적으로 초음파 세척기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지만, 내포물이 심하게 많거나 클래리티 처리나 색상 처리를 거친 다이아몬드에는 권장되지 않는다. ‘스타 루비’와 ‘스타 사파이어’를 제외한 투명한 ‘루비’와 ‘사파이어’는 안전하게 세척할 수 있다. 그러나 ‘에메랄드’ ‘탄자나이트’ ‘문스톤’ ‘토파즈’ ‘페리도트’ ‘아파타이트’ ‘지르콘’은 초음파 세척기에 절대 넣어서는 안 된다. 대신에 따뜻한 비눗물과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해서 가볍게 세척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산호’ ‘진주’ ‘자개’ ‘상아’ ‘호박’ 같은 유기질 보석과 ‘라피스 라줄리’ ‘말라카이트’ ‘터키석’ ‘오닉스’ 같은 다공성 보석은 초음파 세척기는 물론 산성 성분이나 화학품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야 한다.
주얼리 관리 시에는 특히 보석의 발물림이 느슨해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석은 4개나 6개의 발로 고정돼 있는데, 이 발들이 헐거워지면 보석이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 조금이라도 느슨해진 것 같으면 보석상에 가서 단단히 고정시켜야 한다. 진주 목걸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실이 헐거워지거나 끊어질 수도 있으므로, 2년에 한 번씩은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주얼리를 보관할 때는 적절한 환경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진주’ ‘오팔’ ‘터키석’을 탈지면으로 감싸서 보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산성에 예민한 보석들이므로 탈지면의 표백 성분이 광채와 색상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흑진주는 특히 색상이 변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윤성원 주얼리 칼럼니스트·한양대 보석학과 겸임교수
주얼리의 역사, 트렌드, 경매투자,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다루는 주얼리 스페셜리스트이자 한양대 공과대학원 보석학과 겸임교수다. 저서로 <세계를 매혹한 돌> <세계를 움직인 돌> <보석, 세상을 유혹하다> <나만의 주얼리 쇼핑법> <잇 주얼리> <젬스톤 매혹의 컬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