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헌터’ 유순신의 Upgrade Your Career] (27) 2016년을 보내기 전에 해야 할 5가지
입력 : 2016.12.02 18:23:32
‘가는 해 잡지 말고 오는 해 막지 말라.’ 달력의 마지막 장이 12월로 넘어가는 순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세월 참 빠르다. 딱히 한 일도 없는데 한 해가 가는 구나’라는 감성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순간에도 남들과는 다른 긴장된 시선으로 12월 달력을 체크하는 이들이 있다. 2016년 한 해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기억하고 다가올 해를 준비하는 노력은 때로는 고단하지만 더 나은 새해를 보내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1년의 마침표를 찍은 후 새 출발하는 기분으로 좋은 기운이 새해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꼭 해야 할 일을 5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나의 올해 10대 뉴스 뽑기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한 통의 메일이 도착해 있다. 보내는 시간이 자정을 막 넘겼거나 아니면 대부분 새벽이다. 근무 시간 외에 주위 분들에게 간단하게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거나 발견한 좋은 글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내는 H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12월에 그가 가장 중요하게 하는 일은 ‘지난 1년 동안 자신의 10대 뉴스를 뽑는 일’이라고 말한다. 지난 1년간 자신의 족적을 알려주는 다이어리를 옆에 두고 매월 무슨 일을 했고, 무엇이 가장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주었는가를 보며 결정한다고 한다. 먼저 가족과 직장(일)의 변화를 생각하고 건강, 인간관계, 재테크, 취미, 자기계발, 종교(봉사) 영역에서의 리스트를 선정하고 10개를 확정해 지난해를 회고한다. 이러한 작업이 자신에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그 해를 회고하면서 다음 해에 ‘보다 나은 모습의 10대 뉴스’를 뽑겠다는 의지다. 또한 먼 훗날 그 해를 생각하며 추억에 잠길 수도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 온다. 달리는 자신을 잠시 멈추고 정리하는 시간이 1년의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새로운 출발을 맞이할 수 있는 준비가 된다. 가는 시간을 잡을 수는 없지만 기록으로 남겨두면 스스로 평가할 수 있다는 논리다.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관하기
다국적 기업의 L사장은 매 연말이면 마음이 분주하다. 올해에 자신의 베스트 사진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지난 1년 동안 찍어 온 사진 중에 고를 수도 있지만 12월 송년회 겸 모임 때 기록 사진을 남기기 위해 기회가 되면 독사진을 찍는다.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가장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을 남긴다’는 것이 취지다. 자신의 사진에서 변화된 모습을 발견하면서 ‘그래 그 당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많이 초췌해 보이네. 어, 이 해에는 좋은 일이 있어서인지 얼굴에 활력이 넘치네. 지난해보다 살이 많이 붙어서 나이 들어 보이네’ 하면서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기분 좋게 얘기한다. 작품 사진처럼 흑백으로 현상해 벽에 걸어 놓으면 유명 작가의 그림 못지않은 독특한 장식 효과까지 있다고 즐거워한다.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현재를 사진으로 남겨보자.
▶지난해의 묵은 때 벗고 주위에 진 빚 갚기
Y에게는 독특한 습관이 있다. 매 연말이 되면 그동안 신세 진 사람, 용서받아야 할 사람, 고마움을 표해야 할 사람의 목록을 만든다. 혹시나 ‘금전적으로 주위 사람에게 작은 돈이라도 빌리고 갚지 않았는지, 무의식적으로 빌려온 물건을 돌려주지 않았는지, 신세를 졌음에도 마땅히 고마움의 표시를 못한 일이 있는지,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준 사람은 없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한다. 마음으로 진정 고마워할 만한 분들에게 작지만 친필 손편지가 들어있는 간단한 선물을 보내거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여기에는 직장 사람뿐만 아니라 평소 주위의 가까운 친구나 가족, 소외된 사람들까지 해당된다. 문자를 보내도 되는 사람, 전화를 걸어야 할 사람, 직접 대면할 사람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누어서 인사하는 것은 1년간 묵은 마음의 빚을 정리하고 가자는 따뜻한 의도다.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1년간 고생한 자신에게 선물주기
K전무는 시간이 나면 후배들에게 지금껏 지켜왔던 자신의 ‘성공노하우’를 공유한다. 연말이 되면 늘 ‘1년 동안 가장 잘한 일과 하고 싶었던 일’을 종이에 적어 살펴보도록 하고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를 때때로 확인하는 것이다. 그는 “회사 다니는 것도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이니 네 자신을 파악하면 주위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목적 있는 직장생활이 된다”고 말한다. 또한 “남들에게 선물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자신을 위해 기쁘게 선물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옷을 갖춰 입고, 들어서기 주저했던 좋은 레스토랑에서 분위기를 내며 자신에게 ‘1년간 참으로 수고했다’ 고 토닥여주는. 이른바 “선물하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정답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송년회, 기억하자 123법칙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송년회가 올해는 줄어들 전망이다. 보통 12월이 되면 친지 등 가까이 지내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의 괴로웠던 일, 슬펐던 일들을 모두 잊어버리자’는 뜻으로 회식을 하고 술과 춤으로 흥청대는 세시풍속이 있었다. 최근 국내 분위기상 모임 자체가 부담스럽거나 이해관계가 없는 가족이나 지인의 소규모 모임이 증가할 추세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송년회라면 ‘123 법칙’을 기억하자. 하나, 왁자지껄한 송년회는 이제 그만, 1차만 조용하게 보낸다. 둘, 건배사는 두 개정도 준비해서 차례가 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멋지게 표현한다. 셋, 소모임일수록 지나온 일과 앞으로 다가올 새해덕담을 할 기회가 생긴다. 이때 3분을 넘기지 말자. 10명이 참석한다면 얘기 듣는 시간만 30분이 소요된다. 직장 송년회 때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해프닝은 적정 주량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신 후 상사나 회사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어느 리서치에서 송년회 꼴불견으로 ‘술버릇 고약한 사람’이 뽑혔으니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지 말고 적당히 즐기는 지혜를 발휘하자.
지난 1년 동안 국내외로 많은 일들을 겪은 직장인들은 아쉬움과 후회를 뒤로한 채 빨리 새해가 오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오지 않을 순간들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다가올 한 해에 노다지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 12월 한 달을 잘 정리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7년을 맞이하는 직장인에게 정현정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선물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