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년이면 중국 도시 소비자의 75%가 구매력 기준으로 높게는 이탈리아, 낮게 잡아도 브라질의 평균 소득 정도를 올리는 중산층 소비자로 성장한다. 중국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중산층 소비자의 폭발적 성장은 엄청난 경제·사회적 변화를 촉발시켜왔는데 이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맥킨지 조사 결과 2022년경 중국 도시 소비자 중 4분의 3 이상이 연 6만~22만9000위안(9000~3만4000달러)의 소득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 기준 가구당 연간 실질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해서 그 정도다. 맥킨지는 이들을 중산층으로 정의했는데 이들은 생필품에 대한 소득지출 비중이 50%를 밑도는 뚜렷한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0년엔 이러한 소득수준의 도시가구 비율은 4%에 불과했으나 2012년에는 무려 68%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같은 중국의 중산층 인구 팽창은 향후 10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노동시장과 정책 변화가 임금 인상을 불러오고 금융개혁으로 고용진작과 소득신장이 예상되며, 민간기업의 역할이 확대되며 생산성이 높아져 가계소득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도시가구 소득은 2022년까지 최소 두 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적 팽창의 기저에는 대대적 소비역학 차원의 변화도 전개되고 있다. 맥킨지는 변화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자 지난 2005년 이후 수차례의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소득수준이나 연령대, 지역 및 쇼핑행태를 기준으로 한 인구계층별 특성을 도출해 왔다.
최근 연구에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 중산층 중 특히 상위 중산층 인구가 향후 10년 중국의 소비지출을 견인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중국시장에서는 글로벌 마인드를 지닌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층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 인구의 성장세는 동부 연안 대도시보다는 내륙 소도시들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터넷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총 도시인구 중 인터넷 보급률은 57%인 반면, 중산층 인구의 인터넷 보급률은 68%에 육박하고 있다.
상위 중산층 무섭게 팽창
중산층의 진화는 보다 고도화되고 풍부한 경험을 지닌 쇼핑객이 그만큼 늘어나게 됨을 의미한다. 이들은 보다 나은 품질을 위해 기꺼이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와 여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생필품 외의 선택재 구매도 고려하고 있어 머지않아 중국 소비지출의 주축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맥킨지는 상위 중산층의 중요성에 주목해 이들을 ‘신 주류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편의상 가구소득이 10만6000~22만9000위안에 달하는 소비자를 상위 중산층으로 분류했다. 2012년 이러한 상위 중산층 인구는 중국 전체 도시가구의 14%로, 가구소득 6만에서 10만6000위안 사이의 매스 중산층에 비해 비율은 낮았다. 그러나 2022년경에는 도시가구 중 상위 중산층 비율이 54%로 팽창하고 도시 민간 소비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6%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매스 중산층의 도시가구 대비 비율은 22% 수준으로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상위 중산층이 보이고 있는 소비행태들은 중국시장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단서를 제시한다. 이들은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세탁유연제 등 전문 가정용품 구매 가능성이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수행한 설문조사에선 상위 중산층의 56%가 이러한 품목을 구매한 반면, 매스 중산층에선 이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부유층이나 극부유층 소비자들과 이러한 상위 중산층은 명품 소비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중국의 명품소비는 연 16~20%의 급성장을 이어왔다. 2015년까지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전 세계의 명품 소비 즉 고급백, 구두, 손목시계, 귀금속 및 명품 의류 관련 지출 중 3분의 1 이상은 중국시장의 내수 소비자 혹은 해외 거주 중국 소비자들에 의해 소비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G2세대, 미 베이비부머 세대의 3배
중국의 신규 중산층은 세대별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계층은 바로 제2세대 중산층으로 본고에서는 이들을 G2세대라는 이름으로 분류했다. 2012년 이들은 2억명에 육박하며 도시 소비의 15%가량을 차지했으나 10년 후 이들이 도시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두 배 이상 확대된 35%에 달해 지난 수년간 미국 소비의 주축으로 기능했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세 배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형적 G2세대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해 상대적으로 풍요의 시기에 성장한 오늘날의 10대 및 20대 초반의 인구를 들 수 있다. 이들의 부모 세대는 궁핍의 시대를 경험하며 경제적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던 반면, 이들의 경우 개혁개방 시대를 연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이후로 출생한 만큼 자신감, 독립적 사고, 소비를 통해 자신의 독립성과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 등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이 1가구 1자녀 정책이 엄격히 시행된 시기에 태어난 외동 자녀에 해당한다.
이들은 중국의 소비자 계층 중 가장 서구화된 세대로 고가 제품의 품질에 대한 기본적 믿음이나 퍼스널 디지털 기기 등 신상품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다. 또 기성세대 대비 인터넷을 통한 사용 후기 혹은 상품평가 확인 빈도가 훨씬 높다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고급스러운 취향 혹은 지위를 통해 정서적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이 매우 짙으며, 자신이 신뢰하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매스 브랜드보다는 니치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소비자층 중 10대들은 가족의 구매 관련 의사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G2 소비자 계층은 중국의 소비패턴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는 주축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성세대의 가치관도 일부 고수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조사 결과 다수의 G2 소비자들은 절약, 대출에 대한 거부감, 근로 의지, 돈, 권력, 사회적 지위로 요약되는 성공의 정의 측면에서 부모 및 조부모 세대의 시각을 그대로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부모 및 조부모 세대들과 유사한 소비행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25~44세에 해당하는 G1세대 소비자들은 기성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에도 불구하고 부모세대에 비해 보다 다양한 사고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은퇴연령에 진입하는 시점이 되면 현재의 노인층에 비해 훨씬 ‘젊은’ 소비 감각과 마인드를 지닌 소비층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부·북부내륙 지역의 부상
2002년 중국의 도시 중산층 인구는 상대적으로 소수였으며 40%가 4개의 1군 대도시, 즉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및 선전에 밀집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도시 편중 현상은 점차 완화되어 2020년에는 도시 중산층의 약 16%만이 대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산층 인구는 여전히 늘어날 것이나 북서부 소도시들이 그 성장세를 견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도시들 중 다수는 현재 3군 도시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들의 상위 중산층 가구 비율은 2002년 15%에서 2022년 31%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4군 도시들의 규모는 여전히 작을 것이나 이와 같은 지리적 재편의 한 흐름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린성에 위치한 자오허(蛟河)시가 그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교하는 북부 내륙에 위치한 4군 도시로서 동북아시아 경제지구 내 교통의 요충지이자 풍부한 천연자원(중국 포리스트 허브, 식용버섯)을 보유하고 있다. 또 가장 중요한 포도 및 청주 산지로서 현재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자오허의 중산층 가구는 총 7만 가구 중 1000가구에 불과했으나 2022년경 그 규모는 총 16만 가구 중 9만 가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 현재 주목할 만한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4군 도시로는 간쑤성의 우웨이(Wuwei)를 들 수 있다. 진창-우웨이(Jinchang-Wuwei) 지역개발지구 내에 위치한 우웨이는 2개의 철도와 다수의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요충지로 2000년 중산층 규모는(총 8만7000가구 중) 1000가구에도 못 미쳤으나 2022년경에는 총 65만 가구 중 39만 가구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중산층 규모 및 다양성의 지속적 확대는 현지 및 글로벌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들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매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스탠더드 제품을 전 지역에 유통하던 기존의 전략들에서 과감히 탈피해 보다 까다로운 취향과 상향소비(Trading-Up) 특성을 시현하는 수백만명의 중산층 인구에 소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행동과 선호도 변화, 그리고 이러한 행동을 촉발시키는 근원적 이유 등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이제 기업들은 보다 강화된 정보력을 기반으로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필요에 걸맞게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브랜드 아키텍처를 재구축해 상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동시에 새롭고 신선한 구매경험을 갈망하는 젊은 층 소비자들에 소구하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한다. 이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소득 상승과 도시환경 변화 및 세대 전환의 시사점을 반영한 전략을 지닌 기업들은 매우 많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소비자 분석 근거는
맥킨지는 지난 2005년 이후 60개 이상 도시에 거주하는 7만명이 넘는 중국 소비자를 인터뷰해 100개 이상의 제품군에 대한 소비태도와 지출행동 특성을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소득이나 연령, 지역, 도시 클러스터 및 도시군 면에서 매우 다양하며 중국 GDP의 74%, 총 인구의 47%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도미닉 바튼 맥킨지 글로벌 매니징 디렉터(런던 오피스)·유강 첸 맥킨지 홍콩 오피스 파트너·에이미 진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