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가 본격적으로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을 검사한 가운데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경기에서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우완 불펜 세르지오 로모는 그라운드 위에서 '탈의'를 했다.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 7회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이닝이 끝난 뒤 마운드를 내려가다 다른 투수들이 그렇듯 이물질 사용 검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글러브와 모자를 땅에 내려놓은 뒤 돌연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자신의 무릎 아래까지 내렸다. 상의 유니폼 덕분에 중계화면에 속옷이 노출되는 일은 없었지만,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슈어저는 이날 세 번이나 이물질 검사를 받아야했다. 사진(美 필라델피아)=ⓒAFPBBNews = News1
차라리 이는 애교에 가까웠다. 두 팀이 날선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벌어졌다.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였다. 이날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은 상대 선발 맥스 슈어저의 행동이 수상하다며 이례적으로 이물질 검사를 요구했다.
덕분에 이날 세 차례나 이물질 검사를 받은 슈어저는 5회말 투구가 끝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상대편 더그아웃에 있는 지라디 감독을 노려봤다. 지라디도 더그아웃에서 나와 이에 응수했고, 지라디는 퇴장당했다. 슈어저는 자신의 손과 글러브, 모자를 들어보이며 지라디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지라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2010년부터 맥스를 봐왔다. 그는 명예의 전당급 선수다. 그러나 오늘처럼 머리를 만지는 행동은 한적이 없었고, 나에게는 수상해보였다"며 검사를 요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슈어저는 머리를 만진 것은 땀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거의 타자의 얼굴을 맞힐 뻔한 장면을 봤을 것이다. 경기 내내 공에 대한 감각이 없었다"며 새로운 규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라며 말을 이은 그는 "이 규칙은 만프레드(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만든 것이다. 그에게 가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봐라. 알렉 봄(필라델피아 3루수)에게 가서 얼굴에 95마일 강속구가 날아오니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