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서울모빌리티쇼에서 BYD는 자사가 보유한 주요 브랜드의 대표 모델을 모두 전시했다. 현재 국내시장에 판매 중인 ‘아토3’와 출시가 예정된 ‘씰’ ‘씨라이언7’을 포함해 프리미엄 브랜드인 ‘양왕(YANGWANG)’의 플래그십 대형 SUV ‘U8’, 전기 슈퍼 스포츠카 ‘U9’, 고급 브랜드 덴자‘(DENZA)’의 럭셔리 7인승 PHEV MPV ‘D9’과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 세단 ‘Z9GT’, 전문 개성화 브랜드 ‘포뮬러 바오(FORMULA BAO)’의 PHEV SUV ‘BAO 5’ 등이 첫선을 보였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BYD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모델들만 선별해 국내 모빌리티쇼에 공개했다”며 “우선 BYD만 공식 진출했지만 차종만 놓고 보면 중국차의 공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1월 16일 국내 승용차 시장에 공식 진출한 BYD는 첫 모델로 소형 전기SUV ‘아토3’를 내세웠다. 2022년 글로벌시장에 이름을 낸 이 차량은 현재까지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5개 대륙 72개 국가에서 100만 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카다. 국내 인증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21㎞(도심 349㎞·고속도로 287㎞).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은 7.3초에 이른다. 무엇보다 가격이 매력적이다. 일반 트림인 아토3는 3150만원, 상위 트림인 아토3플러스가 333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중국에선 약 14만위안(약 2800만원), 한국보다 앞서 출시된 일본에선 4000만원대, 동남아에선 3000만원대 중반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강자인 현대차의 ‘코나일렉트릭’이 4142만원, ‘아이오닉5’는 4700만원부터 시작된다. 덕분에 사전 계약이 시작된 일주일 동안 1000대가 계약되기도 했다. 지난 4월 초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평가가 완료되며 확정된 국고보조금은 145만원. 이에 따라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지역에 따라 2000만원 후반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BYD는 전시회 기간 중 두 번째 전기차 모델인 ‘씰’의 사전 예약도 진행했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부문 대표는 “씰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제외하면 4750만∼5250만원에 가격대가 형성될 예정”이라며 “차량 인도 시기와 출시 가격은 환경부 인증과 전기차 보조금 산정 등 절차를 마친 뒤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BYD코리아 측은 상반기 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씰은 BYD 전기차 라인업 중 최초로 셀투바디(CTB) 기술이 적용됐다. CTB는 배터리팩의 상단 커버를 차체 바닥과 완전히 일체화해 충돌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킨 기술이다. 여기에 82.56㎾h의 BYD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520㎞(WLTP 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사실 BYD의 국내 진출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한국지사를 설립한 BYD는 그동안 전기버스, 전기트럭, 전기지게차 등 상용 부문 제품과 부품 판매, 서비스에 집중했다. 2020년에는 GS글로벌과 공식 수입사 계약을 체결하고 2023년 양사가 공동 개발한 1t 전기트럭 ‘T4K’를 출시하며 수입 상용차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전기지게차는 코오롱글로벌, AJ네트웍스, JSL(진성로지틱스) 협업하며 2.5t부터 8t 모델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판매 중이다. 수입차 딜러사의 한 임원은 “중국 브랜드의 국내시장 진출이 전략적으로 진행됐다는 방증”이라며 “상용차를 통해 시장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승용차 시장에 도전한 건 실패할 경우의 수를 줄이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등 한국 언론과 만난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기존 삼성, LG전자와 협력 관계가 있었던 만큼 한국에서 이미 비즈니스 기반을 다져왔고 이제 전기차 시장에서도 많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고자 진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류 총경리는 BYD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수직계열화를 꼽았다. 그는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전자 시스템을 직접 생산하는 수직계열화가 BYD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소재를 직접 생산하고 있어 품질 관리와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BYD는 올해 한국 내 전시장 30개 개설을 목표다. 전시장 이상의 서비스센터도 갖출 계획이다. 류쉐량 총경리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에 대한 인증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76호 (2025년 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