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팀 타격 침체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분위기다. 두산은 최근 12경기 동안 4득점을 넘긴 적인 단 한 차례(6월 25일 고척 키움 히어르즈전 17득점)뿐이다. 나머지 11경기에선 3득점 이하에 그쳤다.
주전 타자들 가운데서는 양의지(타율 0.322/ 7홈런/ 36타점)와 양석환(타율 0.283/ 12홈런/ 40타점) ‘양 브리더스’를 빼고는 꾸준하게 팀 타선을 이끄는 타자들이 안 보인다는 게 문제다. 특정 타선 구간 타격 사이클이 좋지 않을 때 다른 구간에서 그걸 메우는 상호보완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흐름이다. 1~2명에게만 의존하는 타선은 그만큼 팀 타격 침체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팀 타선에 젊은 활력소가 되길 기대 받은 외야수 김대한의 부진도 뼈아팠다. 시범경기 골절 부상으로 긴 재활 끝에 1군으로 돌아온 김대한은 올 시즌 25경기 출전/ 타율 0.213/ 16안타/ 1홈런/ 7타점/ 출루율 0.289/ 장타율 0.320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진 김대한은 1일 울산 롯데전에서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또 다시 고갤 숙였다. 평소 김대한에게 주전 우익수 출전 기회를 보장한다고 강조했던 이승엽 감독도 결국 결단을 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김대한 말소 결정을 두고 “앞으로 대기만성형 선수로 커가야 할 선수인데 최근 경기에서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다. 어제 경기에서도 상황에 맞지 않는 그런 장면이 계속 나왔다. 주전으로 뛰기엔 부족함이 있기에 퓨처스팀에서 더 다듬고 올라와야 할 듯싶다. 양찬열 선수가 최근 퓨처스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에 1군으로 다시 불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까 심리적으로 위축된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결과는 우리가 아닌 선수들이 스스로 내야 한다. 위축되거나 자신감 없이 고개 숙이는 건 지도자로서 원치 않는다. 퓨처스팀에서 자신감을 되찾고 돌아와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부터 김대한을 오랫동안 지켜본 이정훈 퓨처스팀 감독도 김대한의 부진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MK스포츠와 연락이 닿은 이 감독은 “김대한 선수의 경우 제대 뒤 변화한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기대가 컸다. 그런데 정작 최근 1군에 올라가서는 예전 안 좋았던 스윙이 그대로 나오더라. 상대 전력분석에서 약점을 파고드니까 그걸 못 버티고 주저앉은 셈이다. 타격이 안 풀리니까 자신감을 잃고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거다. 여기 와서 대화를 해보면서 스윙을 처음부터 다시 교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1군 팀 방망이가 어려운 상황을 보내는 가운데 퓨처스팀에서 보탬이 될 자원은 누가 있을까. 이 감독은 최근 내야수 박준영의 방망이가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박준영은 최근 퓨처스리그 5경기에서 22타수 5안타 2홈런 3타점 5득점 3볼넷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박준영 선수 스윙이 최근 들어 조금씩 좋아지면서 홈런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는 유격수와 3루수 수비를 소화 중이다. 조금만 더 페이스가 올라온다면 1군에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깨 탈골 부상에서 회복 중인 외야수 김인태위 복귀 시점은 예상보다 점점 뒤로 밀리고 있다. 이 감독은 김인태의 실전 복귀 시점을 7월 말로 예상했다.
이 감독은 “김인태 선수는 여전히 재활군에서 어깨 가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간단한 티 배팅 훈련 정도는 소화 중인데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기술 훈련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 흐름이라면 7월 말 정도엔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과 함께 1군 복귀를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제 전반기 마무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팀 마운드 정비는 어느 정도 끝난 가운데 야수진 반등이 관건이다. 후반기부터는 이정훈 감독이 이끄는 퓨처스팀에서 올라온 야수 자원들이 1군 팀 방망이 침체 과제를 풀어줄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