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슈퍼스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번째 생일을 글로벌 아미들과 함께 뜨겁게 장식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2023 BTS 페스타(FESTA)’가 열렸다. ‘BTS 페스타’는 2013년 6월 13일 데뷔한 방탄소년단이 매년 데뷔일을 기념해 팬들과 펼쳐온 행사로 올해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더욱 특별하게 꾸며졌다.
국경, 인종을 초월한 국내외 팬들 30여 만명이 직접 현장을 찾아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함께 했다. 30도를 웃도는 초여름의 따가운 햇볕도 아미의 열기에는 무릎을 꿇었다. 일사병을 유의해야 할 정도로 뜨거운 날이었지만 아미들의 표정에선 좀처럼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팬들은 방탄소년단 활동 10년의 역사를 담은 ‘BTS 히스토리 월’, ‘달려라 방탄’ 무대 의상 전시 등을 보며 방탄소년단과 함께 달려온 추억을 기록하는가 하면, 포토존으로 완성된 ‘방탄 가족사진전’은 긴 줄을 서야 하는 수고로움에도 불구, 많은 팬들의 인기를 얻었다.
BTS 라이브 플레이 현장에선 대낮부터 떼창이 터져 나왔다. 본격 행사 개시 시간인 낮 12시부터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오후 8시 30분까지 긴 시간이 걸렸지만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은 라이브 플레이 현장은 야외 콘서트장을 방불케했다. 행사 내내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와 공연 영상이 상영됐고, 아미들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크고 작은 목소리로 떼창을 하며 현장을 즐겼다.
원효대교 아래 불꽃놀이 명당은 일찌감치 만석으로,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방탄소년단 10주년 분위기를 함께 즐겼다.
데뷔 10주년이라는 의미있는 순간이지만 이날 ‘완전체’ 방탄소년단을 만날 순 없었다. 멤버 진과 제이홉은 군 복무로 그들 자신들이 ‘아미’가 된 상태고, 슈가는 솔로 투어 싱가포르 공연으로 인해 현장에 나서지 못했다.
다만 리더 RM이 이날 현장에서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 코너를 진행, 팬들과 직접 만나 데뷔 10주년 소회를 전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RM은 “웸블리에서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파이팅하겠다. 애들(멤버들)도 열심히 잘, 애들과 열심히 잘 행복하게 살아보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고, 정국과 뷔는 깜짝 전화 연결을 통해 10주년 소회를 밝혔다.
이날 행사의 대미는 불꽃쇼가 장식했다.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펼쳐진 ‘BTS 10주년 기념 불꽃쇼’는 ‘소우주’ ‘작은 것들을 위한 시’ ‘DNA’ ‘아이 니드 유’ ‘불타오르네’ ‘아이돌’ ‘다이너마이트’ ‘버터’ ‘봄날’ ‘테이크 투’ 등 방탄소년단의 히트곡들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졌다. 정국의 내레이션과 함께 까만 밤하늘을 장식한 불꽃쇼는 막바지로 갈수록 화력을 더해 성대하게 마무리됐다.
이후엔 디제잉 쇼가 약 50분간 펼쳐졌다. 한낮의 더위를 날려버린 아미들은 리듬에 몸을 맡긴 채 떼창과 떼춤을 함께 했고 모든 행사가 끝난 뒤엔 뒷정리까지 완벽하게 하고 자리를 떠나 성숙한 팬 문화를 보여줬다.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맞은 팬들의 소회도 특별했다.
서울에 사는 김주미(34) 씨는 “방탄소년단을 좋아한 지 6년 정도 됐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다 방며들었고, 그들의 음악과 영상 등 많은 것들에서 힘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면서 행복한 점이 많은데, 좋아하는 걸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미라는 친구를 만나게 해준 점도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지난 여정을 바라보는 마음은 어떨까. 김씨는 “음악적으로 이뤄낸 성과나 성적도 좋지만 지금은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방탄소년단과 당연히 함께 갈 것이다. 건강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빨리 완전체를 다시 보고 싶다”며 멤버들의 건강을 당부했다.
2017년부터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다는 최모(50대·여) 씨는 ‘아포방포’(아미 포에버 방탄 포에버) 한마디로 10주년 소회를 정리했다. 그는 “살다가 힘들 때 이상하게 힘이 되는 가사와 노래가 많다. 힘든 순간을 지나갈 때 위로를 많이 받았다”면서 “정국이가 말한 것처럼 10년 그까이 거, 20년 그까이 거, 앞으로 쭉 평생 함께 가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온 레이첼(34) 씨는 방탄소년단 10주년에 대해 “너무나 대단하고 기쁜 일”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그는 “2020년 유튜브를 통해 방탄소년단을 접한 뒤 좋아하게 됐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페이크 러브’와 ‘블랙스완’”이라며 “방탄소년단과 함께 한 시간은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팬데믹도 방탄소년단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들을 계속 응원할 것”이라 전했다.
이날 ‘2023 BTS 페스타’는 경찰 추산 30만명, 주최 측인 빅히트뮤직과 하이브 추산 최대 75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너른 공간을 적절히 활용한 덕분에 안전사고 없이 안전하게 치러졌다.
행사 당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이 전면 통제되며, 여의상류IC와 국제금융로·여의나루로 등 인근 도로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통제됐다. 양화대교부터 한강대교까지 교량과 올림픽대로·노들로·강변북로 등 간선도로에는 교통순찰대 오토바이가 돌아다니며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