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이 '파리 에어쇼'를 찾는다. 우주·항공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는 프랑스와 협력관계를 다지면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선 김 부회장이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오는 19~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파리 에어쇼에 방문한다. 파리 에어쇼는 영국 판버러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힌다. 한화그룹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통합 전시관을 운영한다.
김 부회장은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정기총회 일정에 참석하는 김에 파리 에어쇼를 찾을 예정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도 동행한다. 김 부회장이 파리 에어쇼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어쇼 참석을 계기로 한화그룹은 프랑스와 우주·항공산업 협력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우주·항공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며 우주·항공, 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 300억유로(약 41조7000억원)를 쏟아붓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김 부회장과 에어버스 CEO가 만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버스는 본사를 네덜란드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설립 초기부터 프랑스 공기업이었던 아에로스파시알이 주도해왔다. 특히 에어버스는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에선 한화시스템이 UAM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 김 부회장은 우주·항공산업에 막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2021년에는 한화그룹 우주·항공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SpaceHub) 팀장을 맡고 우주·항공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스페이스허브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주)한화가 참여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4월에도 통합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출범식에서 "새로운 기술로 미래를 개척하고, 지속가능한 내일의 가치를 만드는 초일류 혁신 기업이 되자"며 우주·항공사업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의 광폭 행보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김 부회장은 공개 행보를 자제해왔지만 최근에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도 깜짝 방문한 바 있다.
당시 김 부회장은 새롭게 출범한 한화오션뿐 아니라 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시관을 둘러보며 임직원을 격려했다. 아울러 언론과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김 부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방산은 일반 기업처럼 이윤 극대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며 "세계 속의 한국 방산 역사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