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중 한국서 사업 진출 본격 2011년 사업 철수 이후 10년 만에 컴백 전파인증 완료, 대표에 첫 한국인 선출
김승한 기자
입력 : 2021.11.19 06:57:19
수정 : 2021.11.19 07:05:59
모토로라 엣지. [사진출처 = 모토로라 홈페이지]
일명 '베컴폰'으로 2000년대 초 피처폰 신화를 썼던 모토로라가 다시 한국시장 문을 두드린다. 내년 상반기 글로벌 지사를 통해 모토로라코리아 인력을 꾸리고 순차적으로 5G 스마트폰을 한국에서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모토로라코리아를 재정비하고 내년 상반기 중 한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한 준비로 올해 모토로라코리아 대표이사직에 김윤호 한국레노버 대표가 겸임하게 했다. 모토로라코리아에 한국인 대표가 취임한 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모토로라는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모토G50 5G'와 '모토로라 엣지20 라이트 5G' 전파인증을 각각 8월과 9월에 획득했다. 전파인증은 스마트폰 등 이동통신 기기를 시장에 출시하기 전 거치는 절차다. 통상 인증 획득 후 1~2개월 내 시장에 출시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파 인증은 모토로라코리아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재진입을 준비하기 위한 발판인 걸로 안다"며 "현재 전파인증을 마친 제품 위주로 출시를 검토 중인 걸로 들었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피처폰으로 승승장구하며 황금기를 누렸다. 2004년 처음 출시된 '레이저폰'은 세계적으로 총 1억4000만대가 판매되면서 메가 히트 제품에 등극했다. 특히 2008년 베컴폰으로 유명한 '레이저 스퀘어드 럭셔리 에디션'은 베컴 효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삼성과 애플에도 견줄 정도로 영향력이 컸던 모토로라는 한 때 글로벌 점유율이 20%를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독약이었다. 2007년 애플을 필두로 휴대전화 시장에는 스마트폰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식되고 있었지만 피처폰 신화를 쓰고 있던 모토로라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뒤늦게 스마트폰을 출시하긴 했지만 늦은 대가는 혹독했다. 결국 모토로라는 지난 2011년 레이저 스마트폰을 끝으로 사실상 조직 운영을 중단했다. 결국 2013년 2월 한국 시장에서도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2014년 중국 레노버가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를 구글로부터 인수했다.
아울러 올해 초 LG전자가 모바일 사업부를 완전히 철수하면서 모토로라는 국내 시장에서 다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내년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사업이 본격화되면 10년 만에 한국시장에 다시 도전하는 셈이 된다.
다만 흥행 여부는 아직 물음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을 제외하고는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일컬어진다. 특히 중국 브랜드에 거부감이 큰 한국시장에서 흥행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간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꾀하려 시도했으나 빈번히 실패했다.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 LG전자의 점유율은 99%다. 샤오미 등 외산 브랜드가 나머지 1%를 나눠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토로라의 한국 시장 스마트폰 진출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의 아주 강력한 경쟁자가 있는 상태서 고객을 뺏어올 만한 경쟁력을 모토로라가 갖출지도 미지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