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Test-Drive] 대형 SUV 부럽지 않은 프리미엄 준중형 SAC BMW X2 xDrive20d
안재형 기자
입력 : 2019.07.09 10:09:03
수정 : 2019.07.09 10:09:37
기어 박스 옆에 자리한 주행모드 버튼을 꾸욱 누르니 스포츠 모드로 변환된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차고 나가는 힘에 몸이 살짝 뒤로 기울었다. 시속 120㎞/h에서 에코모드로 변환하니 부드럽게 감속하며 RPM이 1200을 넘지 않는다. 스포츠카와 세단을 넘나드는 성능, 그런데 이게 SUV라고?
크기 4360×1824×1526㎜
휠베이스 2670㎜
무게 1710㎏
엔진 직렬 4기통 디젤
배기량 1995cc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
복합연비 14.2㎞/ℓ
가격 6190만원
▶Exterior 2030을 겨냥한 색다른 컬러, 겉모습부터 남다른 SAC
‘밀라노 블루 메탈릭’. 무슨 컬러명이 이리도 길고 어려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짧고 쉽게 말하면 시퍼런 색이다. 살짝 하늘색이 가미된 이 새파란 ‘X2’를 타고 도심의 꽉 막힌 도로에 들어서니 멈춰 설 때마다 주변 시선이 따갑다. ‘선셋 오렌지 메탈릭’, ‘뉴 갈바닉 골드 메탈릭’까지, BMW가 마련한 X2의 컬러는 뭐하나 평범한 게 없다. 어쩌면 이러한 전략은 2030 세대를 겨냥한 탁월한 마케팅일 수도 있다. 남과 다른, 나만의 인생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독특하고 도드라진 차가 또 있을까. X2는 콤팩트 SUV인 ‘X1’의 상위 모델이다. BMW는 SUV라인업을 SAC(Sport Activity Coupe)라는 용어로 특화시켰는데, 실제로 BMW의 X시리즈는 뒷부분이 비스듬히 마감돼 유려한 곡선을 자랑한다. X2의 체격은 전장이 4360㎜에 불과해 X1보다 약 80㎜가 짧고 휠베이스 역시 X1보다 짧은 편이다. 낮은 차체 때문에 오히려 해치백에 가까운 모습이다.
앞부분은 BMW의 상징 같은 키드니 그릴을 뒤집어 놨다. 그러니까 아래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디자인인데, 그릴이 헤드라이트보다 아래로 배치돼 안정적이고 또 동시에 스포티한 역동성까지 갖췄다. C필러에는 동그란 BMW로고가 자리해 전체적으로 젊어진 느낌이다.
▶Interior 준중형에 구현된 고급스러운 마감
무엇보다 궁금했던 건 실내 인테리어. 준중형 SUV의 아쉬운 점 중 하나가 크기와 가격에 걸맞은(?) 인테리어였다면 X2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우선 모든 제어장치가 센터페시아와 기어박스에 배치돼 운전자의 시선을 흩뜨리지 않는다. 시트포지션이 높아 시야도 탁 트였다. 가죽과 우레탄으로 마감된 대시보드 상단에는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계기판에는 두 개의 대형 클러스터를 배치했다. 가운데가 동그랗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은 그 자체로 트렌디하다. 뒷좌석 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이 모자라지 않다. 다만 좌석의 각도가 높아 장거리 운행 시 피로한 감이 없지 않다. 2열 시트는 40:20:40의 비율로 폴딩이 되기 때문에 적재 공간의 여유도 더했다. 기본 470ℓ의 적재 공간을 갖췄고 2열 시트를 폴딩하면 더 많은 짐을 손쉽게 실을 수 있다.
▶Power Train 그렁거리는 배기음, 믿음직한 출력
4기통의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이 얹혀진 X2는 제로백이 7.7초에 불과하다. 물론 스포츠카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건 콤팩트 SUV다. 묵직한 배기음으로 가속해 150㎞까지 무리 없이 속도를 높인다. 빨라진다고 시끄럽다거나 흔들리는, 아마추어적인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다. 떨림이 없는 건 아니지만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쯤 되면 아담한 전천후 SUV다. 아이가 어린 가족이라면 패밀리카로도 손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