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 80%가량 진행됐다고 하지만 판교테크노밸리는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입주할 기업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 데다 이미 입주한 기업들도 계속 충원하고 있어 근처 사무실은 거의 채워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판교밸리 내 임대사무실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협력업체나 창업 기업들이 지금 속도대로 늘어날 경우 오피스 부족사태를 빚을 가능성까지 있다고 한다.
판교밸리 내 최대 건물인 U스페이스 분양사무실 관계자는 “U스페이스 오피스는 84평형 하나를 빼고는 모두 나갔다. 인근 오피스도 90% 이상 마무리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판교밸리 내에는 U스페이스를 비롯해 우림W시티와 H스퀘어 삼환하이펙스 등 4건물에만 일반이 입주할 오피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10년간 전매금지 조건이 붙었지만 유망기업들이 몰리면서 사무공간이 순식간에 나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지난해 초까지 한산했던 상권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판교밸리 내 최대 인쇄업체인 인쇄창의 박호성 사장은 “강남에서 사업을 하다가 거래회사인 시공테크가 이곳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2012년 3월에 함께 이주했는데 (상가가) 공시지가 기준으로 5억원 이상 상승했다. 30% 넘게 올랐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U스페이스에 55평짜리 가게를 마련해 입주했다”는 박 사장은 큰 맘 먹고 한 투자였는데 처음 이곳에 와선 막막했다. 당시만 해도 입주업체들이 많지 않아 언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를 정도였다. 그런데 업체들이 하나 둘 입주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상황이 호전됐다”고 덧붙였다.
U스페이스 분양사무실 관계자는 “현재 상가도 지하층을 포함해 80%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2~3층은 이미 분양이 완료됐고 1층 일부와 지하층만 남았다는 것. 실제 이곳 2~3층 식당가는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저녁에도 줄을 설 정도로 붐빈다. 특히 중정을 둘러싼 것처럼 설계된 1층과 2층 식당가엔 밤이면 밖에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고소득의 젊은 직장인들이 많다보니 스포츠센터도 성황이다.
2013년에 스페인 라람블라(5.15a급)를 올라 아시아 최고의 등반가로 꼽히고 있는 손상원 씨는 “지난 5월 1일 클라이밍 짐을 오픈했는데 180명이 넘는 회원이 등록했다”고 소개했다. 오픈한 지 두 달도 안돼 수입이 경상비를 넘어설 만큼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는 “테크노밸리의 직장인과 학생 주부들을 대상으로 강습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처음 배우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직장인이 50%이고 학생 20%, 여성(주부)이 30%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역동적인 도시란 얘기다.
판교밸리의 역동성은 인근 알파돔시티로 이어지고 있다. 판교역을 중심으로 반대편에 자리 잡은 알파돔시티는 지금 빠른 속도로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코엑스의 4배 규모를 내세우는 현대백화점과 멀티플렉스는 이미 골조가 모두 올라온 상태이고, 최고 399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된 중대형 주상복합 단지 현장에도 하루가 다르게 타워크레인이 올라가고 있다. 차량이 넘쳐 길거리에 길게 줄지어 선 것을 반영한 듯 곳곳에 대형 주차타워도 건설되고 있다.
덕분에 판교밸리의 사진은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고 할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성장세 덕분에 인근에선 오피스텔 분양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금 판교역 주변이나 판교밸리 일대엔 오피스텔 분양을 알리는 플래카드들이 눈을 돌리는 곳마다 걸려 있을 정도다. 유일하게 테크노밸리 내에 분양된 오피스텔인 M타워 오피스텔 중개인은 “전용 5.1평과 5.5평형이 각각 1억7500만원과 1억8500만원에 분양됐다. 2년이 지났는데 공실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세는 분양가 대비 2000만원 정도 상승했으며 현재 전세는 1억4000만원.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0만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알파돔시티 건너편에 올 11월 완공 예정인 SK허브 오피스텔은 지금 막바지 분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민선 SK허브 차장은 “1084실 가운데 170실 정도만 남아 있는 상태다”면서 “삼평동 내 오피스텔에 비해 관리비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돼 실제 입주할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역과 테크노밸리 사이 상업지역엔 현재 호반메트로큐브(177실)와 대우푸르지오시티(237실) KCC웰츠타워(256실) 효성헤링턴오피스텔(221실) 등의 오피스텔이 분양 또는 임대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인근 아파트 시세는 평당가로 백현동 6단지 33평형은 2200만~2300만원 선, 판교역 앞 백현마을 1단지는 2700만~3000만원 선에 형성되는 등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