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맞수열전 ⑥ 인천 연수구 vs 경기 김포시 | 규제 묶여 안정화에 접어든 연수구 vs 정비 후 비상을 준비하는 김포
박지훈 기자
입력 : 2020.07.29 10:38:03
수정 : 2020.07.29 10:38:52
‘규제에 따라 희비 엇갈린 인천 연수구 vs 경기 김포시’
정부의 6·17 부동산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된 지역과 규제를 빗겨간 지역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48개 시군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69개 지역은 청약요건, 재당첨제한, 전매제한, 대출기준 등이 바뀌며 일정 부분 발이 묶이게 되었다. 반대로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들은 호재를 만난 것처럼 시세가 요동치고 있다.
본래 정책이란 항상 ‘좋은 의도’로 시작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의도치 않은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얼마만큼 의도치 않았던 효과를 최소화하는지가 ‘좋은 정책’이었는지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이런 면에서 ‘특정 지역에 대한 규제’가 ‘규제되지 않은 지역의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건 예상되는 범위에 있기 마련이며 당연히 고려되었어야 한다. ‘투기과열’을 막기 위한 명목의 규제가 ‘규제되지 않은 지역’의 ‘투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상되는 범위에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경기도 김포, 파주, 광주 등에서는 이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규제지역에서의 부작용도 나타났다. 당장 입주를 앞둔 상황에 대출이 막히면서 시장은 일대 혼란을 겪었고, ‘7·10 잔금대출 규제 경과조치 보완대책’과 같은 보완책이 마련됐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변경되기 이전에 입주자 모집을 공고한 경우에는 기존 조건을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정책은 하루아침에 시행 전과 시행 후로 나뉘기 때문에 연착륙 같은 개념이 없다. 어제까지는 되다가 오늘은 위법이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로 인해 많은 ‘계획’들이 틀어지는 것이다. 당연히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한편에서는 규제지역을 묶은 범위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인천의 경우에는 송도나 청라 같은 신도시 지역은 규제 대상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더라도 구도심을 포함한 서구, 연수구, 남동구 전체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는 것은 선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다. 지역 내 갈등을 부르는 요소가 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부동산대책은 언제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손해를 보는 쪽과 이득을 얻는 쪽이 생기며, 반응이 즉각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매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도 이권이 첨예하게 갈리는 문제다 보니 ‘모두가 공평하게 이득인 정책’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규제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인천 연수구와 규제 대상 지역을 빗겨간 경기도 김포시를 대상으로 좀 더 디테일한 시장 분석을 해본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인천 연수구
성장보다 인프라 해소 급한 인천 연수구
인천 연수구는 크게 동춘동, 선학동, 송도동, 연수동, 옥련동, 청학동으로 구분되며, 동춘1~3동, 송도1~4동, 연수1~3동, 옥련1~2동 등으로 나뉘어 전체 14개 행정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인구는 2019년 말 기준 36만7000명 정도이며(2020년 6월 기준 37만2566명), 전체 세대 수는 14만1800세대, 이 중 아파트 세대 수는 11만7500세대로 82.9% 비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송도1~4동, 동춘2~3동, 연수2~3동은 아파트 비율이 95~100%에 속해 대부분이 아파트로 구성된 특징을 보이고 있는 반면, 연수1동(34.6%), 청학동(37.7%), 옥련1동(58.6%), 선학동(61.2%) 등은 비아파트 세대 비중도 높다.
인구가 가장 많은 송도3동(7만3327명, 연수구 인구의 20%)을 비롯하여 14개 행정동 가운데 4개에 해당하는 송도1~4동에 전체 인구의 45.2%가 밀집해 있다. 이에 따라 사회기반시설도 송도 지역에 편중된 특징이 나타나는데, 대형 유통점은 연수구 전체 18개 중에 13개(72.2%), 공공기관은 16개 중에 9개(56.3%), 버스정류장도 397개 중에 221개(55.7%)가 몰려 있다. 그 외 금융기관은 54개 중에 25개(46.3%), 교육기관은 278개 중에 121개(43.5%)가 분포하여 인구수 비중과 유사하며, 문화시설은 8개 중에 3개(37.5%), 병원은 364개 중에 133개(36.5%), 버스노선은 1072개 중에 352개(32.8%)가 지나가며 인구수 비중보다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연수구의 전체 상업시설은 2020년 5월 기준 전체 8970개 점포로 집계되며 2018년 월평균 3041억원, 2019년 월평균 2762억원, 2020년 5월까지 월평균 2462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2019년 하반기부터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다가 2019년 연말에 회복하는가 싶더니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2~4월까지 다시 떨어졌다가 5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지역 내에서는 송도4동을 제외하고 전년 동기간(1~5월) 대비 대부분 감소세를 보였는데, 코로나19로 연수구 평균 -17.9% 매출액 감소가 나타났고, 동춘3동(-35.1%), 연수3동(-24.6%), 옥련1동(-21.7%), 옥련2동(-20.9%)은 -20% 이상, 동춘1동(-19.5%), 선학동(-19.3%), 청학동(-18.9%), 연수2동(-17.9%), 송도1동(-16.6%), 연수1동(-16.1%)은 -15% 이상 매출액이 감소했다.
연수구는 전체적으로 음식업 점포 수가 전체 40.8%, 소매업이 21.1%, 서비스업이 38.1%로 이루어져 있으며, 매출액으로는 34:33:33 정도의 균형적인 구성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서점, 종합병원, 골프장, 예식장, 호텔과 같은 대형 상업시설을 제외한 수치이기 때문에 이들 시설을 합산하면 소매업과 서비스업 매출 비중이 높아지겠으나, 현재의 중소형 매장들로 집계한 수치로만 보면, 안정적인 상업시설 형태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의료서비스와 학문/교육서비스의 점포 구성비가 전체 시장의 18% 이상(매출액으로는 23% 이상) 차지한다는 것은 기반시설로 분류할 수 있는 ‘교육, 의료’ 기능이 어느 정도 갖춰진 것을 의미한다.
급속한 변화로 정비시기에 있는 김포시
김포시는 풍무동, 장기동, 김포본동, 마산동, 장기본동, 운양동, 구래동, 사우동 등 8개 행정동과 양촌읍, 고촌읍, 통진읍 3개 읍, 대곶면, 하성면, 월곶면 3개 면 등 연수구와 마찬가지로 14개 행정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구는 43만4000명 정도이며(2020년 6월 기준 44만9039명), 전체 세대 수는 17만2600세대, 이 중 아파트 세대 수는 11만9100세대로 69% 비중을 보인다. 구래동(97%)과 장기본동(93%)만 아파트 세대가 전체 90%를 넘고 있으며, 풍무동(88%), 마산동(82%), 장기동(82%)은 80% 이상, 운양동(78%), 김포본동(74%)은 70% 이상이며, 사우동을 비롯한 나머지 6개 읍/면 구역은 낮은 아파트 세대 비중을 보이고 있다.(면 단위 지역은 아파트 세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남)
김포시의 주요 사회기반 시설을 살펴보면, 아직 ‘조정’ 혹은 ‘정비’ 중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전체 인구 구성비에 비해 교통, 교육, 의료, 금융, 유통시설 등의 구성비가 조금씩 어긋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로 김포시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은 풍무동(6만373명, 김포시 전체 13.9%)이고, 2위는 장기동(5만8120명, 전체 13.4%)인데 장기동의 경우에는 대형 유통점(김포시 전체 30개 중 9개, 30%), 병원(전체 520개 중 93개, 17.9%), 교육시설(전체 492개 중 76개, 15.4%), 금융기관(전체 76개 중 12개, 15.8%) 등이 인구수 대비하여 밀집한 반면, 풍무동은 쇼핑, 공공, 교육, 금융기관 수가 인구수 비중에 비해서는 부족한 편이다.
또 구래동과 같이 최근 급격하게 성장한 지역은 인구가 2만9061명(전체 6.7%)인 데 비해 병원(13.5%), 교육시설(7.7%), 금융기관(10.5%)이 많은 반면, 대형 유통점(3.3%), 공공기관(2.4%), 버스노선 수(2.8%) 등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런 문제는 단순 수치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신도시 초창기에 어디에서나 나타나며, 향후 조정되어 간다는 측면에서 당장은 ‘완성형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한편 김포시의 전체 상업시설은 2020년 5월 기준 전체 1만1535개 점포로 집계되며 2018년 월평균 2819억원, 2019년 월평균 3055억원, 2020년 5월까지 월평균 3071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2019년까지 서서히 성장하는 양상을 보이다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2~3월 주춤했지만, 4~5월 접어들면서 다시 급격히 성장세를 보인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전년 동기간(1~5월) 대비하여 김포시 전체 3.8%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특히 마산동(15.4%), 풍무동(12.9%), 대곶면(11.7%), 하성면(9.2 %), 고촌읍(7.6%), 구래동(5.7%)의 성장률이 높았다. 반면, 월곶면(-11.5%), 장기동(-4.9%), 사우동(-3.4%) 3개 지역은 전년 대비 시장규모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시는 소매업의 점포 수 구성비나 매출액 비중이 연수구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생활서비스업이 좀 더 강세를 보여 ‘사회기반 시설까지 완성된 도시구조’ 보다는 소매/생활형 서비스 비중이 높아지는 ‘중간기’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
앞서 부동산대책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같이 ‘대책수립’ 이전 단계에서는 ‘선정과 미선정 사이’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며, 선정 이후에 나타날 긍정 혹은 부정적인 효과들이 예상되어야 한다. 또 가능한 디테일한 지역범위를 설정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되, 명확한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모두가 수긍하는 정책이 된다. 향후 어떤 내용의 정책과 지역이 이슈가 될지 모르겠지만, 좀 더 세밀하고 정확한 핀셋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