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주식시장 기상도 전문가 설문해보니… 코로나 넘어서면 3000선 안착 무난할 듯, 제조업 반등·유동성 랠리서 실적장세 전환
추동훈 기자
입력 : 2020.12.29 14:04:11
수정 : 2020.12.29 15:01:45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발 글로벌 경제위기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었다면 새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가 주목되는 한 해다. 일단 공포에 시작했던 2020년 주식시장은 연말께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됐다.
코스피 지수는 역사상 최고점을 돌파하며 3000포인트를 바라보고 있으며 이를 넘어 더 높은 고지를 향해 올라간다는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코스피지수가 32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최근 내놓으며 힘을 보탰다. 기업들의 실적 반등과 함께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이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늘어난 시중의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려 주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매경LUXMEN에서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5인 인터뷰를 통해 2020년 시장에 대한 평가와 2021년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본다. 인터뷰에 응한 5인의 최고투자책임자들은 코스피가 무난하게 3000선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상무)은 새해 상반기까지 이러한 상승장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좀 더 면밀히 상황을 들여다봐야한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호조세의 폭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하반기 성적표도 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민 본부장은 “새해에도 대형주 중심으로 호실적을 내면서 코스피 등 지수 전반을 주도할 것”이라며 “특히 최악을 찍은 2020년 1분기 대비 2021년 상반기에는 동기 대비 극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2020년 바닥을 쳤던 상당수의 산업군이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의미다. 다만 민 본부장은 “새해 상반기 실적이 예상치보다 더 가파르게 개선되거나 나아진다면 그 영향이 하반기로 미칠 것”이라며 “하반기 경기가 안 좋아진다기보다는 상반기가 좋았던 만큼 완충이 이뤄질 것이란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새해 상반기 상승장 가능성 높아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상무는 “미래형 산업의 성장과 기존 제조업의 회복이 맞물린다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지수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며 “새해 코스피 3000 돌파도 도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상무는 “주도주에서 소외됐던 제조업이 정상적으로 복구될 것”이라며 “전(全) 산업 회복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도 기업 실적 개선에 주목하며 코스피 2900포인트를 예상했다. 심 상무는 “2021년 국내 증시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의 전환이 예상된다”며 “글로벌 재고 재축적 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기업의 수출과 기업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3000포인트 전후까지는 무난한 안착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다만 연초 코스피 성적표에 따라 하반기 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 또한 큰 상황이다. 만약 상반기가 예상치보다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다면 하반기에 조정이 불가피하단 뜻이다. 결국 상반기 기업 실적과 코스피 성적표가 2021년 농사를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의 고공행진이 예상되는 주식시장과 달리 실물경제가 반영되는 지표들은 하반기에서나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경제계 전문가들의 관측 역시 이러한 상황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 정부는 지난 17일 2021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3.2%로 설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은 “2021년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회복하고 교역량 증가로 인해 회복이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민간소비 부진 지속, 반도체 제외 주력 산업 수출경쟁력 약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성장 둔화 등 경제 하방요인으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뜻이다.
▶새해에는 외국인 투자자 주목해야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했던 2020년 주식시장과 달리 새해에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본부장은 “지금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눈여겨볼 만하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유입도 계속되겠지만 시장 주도는 한국 시장을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외국인들이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시장의 성과보다도 초과수익을 내고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로 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에 저평가 받았던 한국 시장의 리딩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기업가치가 연일 전고점을 돌파하고 있는 상태다. 민 본부장은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외국인의 국내 우량주 투자 포트폴리오 늘리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 시점까지는 충분히 개인투자자들도 보폭을 넓혀 투자해도 큰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급등장일수록 실적, 경쟁력 등을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성이 커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민 본부장은 “위험성이 적은 ETF 등 간접투자상품과 달리 직접투자일수록 신중한 투자가 중요하다”며 “2021년에 또 공매도 허용,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 이슈가 내재된 만큼 이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 등 글로벌 제조 및 유통 재고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향후 경기 개선 가능성을 점쳤다. 심 본부장은 “현재 코로나 때문에 미국의 소매재고율이 120% 수준으로 떨어지며 200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며 “이러한 재고량 확대 국면이 펼쳐지는 새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제조업 및 생산업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이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내구제 및 자동차 산업이 이러한 수혜를 받을 대표적인 산업군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 및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등 전자제조업과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특히 국내 기업들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잘 대응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 확대 국면을 맞아 일본의 자동차 점유율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민감성이 높은 금융산업주 역시 향후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산업군 중 하나로 점쳤다.
심 본부장은 대세로 떠오른 동학개미운동이 새해에도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위험자산 중 여전히 비중이 60% 이상으로 높은 부동산 쪽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넘어올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 규제 정책이 계속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으로 위험자산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급등장에서 좋은 것만 보려는 경향성이 짙은 만큼 과하게 오른 주식에 대해서는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태우 한화자산운용 액티브주식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 기저효과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의 투자기회 등을 고려하면 상반기까지는 증시 상승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또 금리가 살짝 올라갈 경우 2020년 지수 상승세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는 금융주도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과거 미국의 오바마, 트럼프 정부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에너지, 금융산업이 바이든 정권의 등장에 따라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ESG 강화 분위기 역시 미국뿐 아니라 국내까지 확산되면서 단순히 실적과 성과에 매몰됐던 지금까지의 기업 성과 평가 지표에 대한 기준 역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외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ESG 투자를 늘리고 해당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적·물적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데는 백신 개발 기대감 외에도 증시 유동성과 약달러 환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송 상무는 “향후 환율이 반등하거나 실제 백신이 배포될 경우 시장 환기가 이루어지면서 조정 타이밍이 올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업 기대감 높아져
5명의 CIO는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는 새해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반도체·자동차·조선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산업군 전반으로 유망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특히 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산업군뿐 아니라 조선, 항공업 등 2020년 어려웠던 산업섹터들이 선전할 것이란 의미다. 골이 깊었던 만큼 반등도 크게 이뤄질 수 있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호황을 누렸던 집콕족을 위한 내구제나 소비 관련 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 상무는 “2020년 시중 유동성에 힘입어 성장주 위주로 시장이 반등했는데 새해는 백신 유통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안정되고 국가 간 거래도 어느 정도 회복된다고 가정한다면 소외됐던 국내 제조업에 대한 관심이 복구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성장성이 부각됐던 언택트와 친환경 테마 외 자동차, 조선, 기계류, 철강 등 전통적인 제조업 업종도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심효섭 상무도 “이제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눈여겨봐야 할 때”라며 “특히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시대를 맞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을 국내 업체가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주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관심을 가져볼 만한다고 밝혔다.
민 상무는 “새해에는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특히 반도체, 자동차 업종이 좋을 것”이라며 “지난해 부진했던 항공, 조선업종도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재환 상무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IT, 자동차, 화학 업종이 유망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상무는 전기차 밸류체인과 미국에서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다는 점에서 친환경 산업에 주목했다.
2020년 12월 14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2782.25까지 오르며 지난 11일 기록한 장중 신고가(2781.04)를 뛰어넘었으나 종가에는 2762.20으로 7.86포인트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이들은 시장 전망을 밝게 보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심재환 상무는 “과도한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업 실적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상무는 “공매도 허용,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 이슈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송 상무는 “약달러가 국내 증시를 달군 측면이 있기 때문에 1차적으로 환율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새해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변수를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란 의미다.
만약 코로나19 가 현재 기대와 달리 다시 4차 웨이브를 가져오는 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경기 전반에 상당부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 상무는 “일단 현재의 긍정적 전망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멸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만약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새로운 변종을 일으키거나 백신이 예상보다 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의 원년이었던 2020년엔 전 세계 국가가 사실상 패닉에 빠졌지만 2년 차에 접어든 만큼 위기에 대응하는 역량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새해 얼마나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는지에 따라 사실상 국가경쟁력과 경제 회복의 성패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송 본부장은 “여전히 코로나19는 전 세계 경제의 방향을 결정지을 키팩터인 만큼 매우 중요한 변수라고 봐야한다”며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해당 사안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해서 대응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경제구조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대책마련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INTERVIEW
“2021년에도 혁신기업이 좋은 성과를 거둘 것”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동학·서학개미가 2020년 국내외 주식시장을 사실상 주도했다. 전통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면 이에 사실상 끌려 다니던 그 개미들이 아니다. 외국인이 던지면 그 물량을 받아내고, 기관이 팔면 그걸 되사는 개인투자자들이 2020년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했다. 그 결과 2020년 국내 코스피 주가는 역사상 최고점을 돌파하며 3000포인트를 바라본 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역사적 변곡점을 맞아 국내 최대 규모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는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2020년 시장에 대한 평가와 2021년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서 센터장은 2020년을 개미들이 주식시장을 리드한 역사적 원년이라고 압축적으로 말했다.
그는 “2020년에는 정말 많은 변수들이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다”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대표적이며, 이로 인한 제로금리 시대의 개막, 경쟁적으로 펼쳐진 경기부양책과 양적완화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서 센터장은 “코로나19가 일상을 마비시켰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경제활동 자체를 얼어붙게 만들며 큰 혼란을 가져온 만큼 이에 대한 분석은 여전히 중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2020년에는 이를 처음 겪으며 사실상 멘붕에 빠졌다면 2년 차를 맞은 새해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0년 코스피는 1400포인트까지 내려가며 사실상 IMF가 재현될 것이란 공포가 시장을 뒤덮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주가는 휘파람을 불며 연말께 2700포인트를 넘어 역대 최고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2020년 말 최대 변수였던 미국 대선이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일단락됐고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 소식이 불확실성 이슈를 상당부분 해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연말 들어 회복한 가운데 특히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온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코스피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도 군계일학의 상승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새해에는 활발한 해외투자 기대
기존 선진국 투자에 편중됐던 글로벌 투자시장의 유동자금이 신흥국으로 몰리면서 특히 한국 시장에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된 점 역시 코스피 상승 견인에 주요한 역할로 파악된다.
특히 1, 2분기에 부진했던 기업의 수익률이 하반기 들어 브이자 반등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회복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코로나 시대로 열린 언택트 문화와 재택근무, 원격회의 등 일상을 바꾼 변화들이 기업에 되레 기회가 됐다는 것. 최근 급성장해온 배달 및 유통업의 수익은 더욱 늘어났으며 집콕족의 증가로 인해 넷플릭스, 디즈니tv 등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의 가치 역시 높게 재평가 받았다.
또한 게임, 인터넷, 핀테크 등 각종 IT 혁신을 앞세운 기업들이 경제 성장을 주도하며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는 평가다. 서 센터장은 “결국 이러한 혁신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을 뒤바꾼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투자자들 역시 이제 많은 공부와 분석을 통해 알짜기업을 선별하고 혁신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이 갖춰졌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해외원정투자자로 불리는 서학개미들의 활약 역시 새해에도 기대되는 바이다. 테슬라, 애플, 구글 등 미국에서 선전 중인 글로벌 기업들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활발한 원정 투자가 2021년에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뜻이다.
서 센터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보면 대부분 부동산과 예금이었다”며 “최근 주식시장에 자금이 유입된 가운데 여전히 해외 투자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국내 투자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것보다 해외에서 그러한 알짜기업을 선별해내는 것이 더욱 쉬운 방법일 수 있다”며 “특히 요즘처럼 해외 주식에 투자하기 쉽고, 해외 기업에 대한 정보도 얻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높은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거품 논란이 여전히 존재하는 테슬라의 경우는 어떨까. 서 센터장은 미국 굴지의 투자분석기관들도 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며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테슬라의 경우 배터리 혁신을 통해 기존 자동차 기업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택해온 만큼 추후 자율주행기술에서도 이러한 혁신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서 센터장은 “결국 애플이 세상에 없던 스마트폰을 만들어 혁신기업의 기치를 높인 것과 마찬가지로 테슬라 역시 기존에 없던 기술 혁신을 해나가는 기업이란 이미지가 강하다”며 “결국 테슬라를 자동차 기업이라기보다 혁신기업의 가치로서 투자자들이 바라보기 때문에 현재의 밸류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배터리,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들이 주목받았다면 2021년에 주목받을 테마는 무엇일까.
▷그린에너지·플랫폼 주목
서 센터장은 그린에너지와 플랫폼 혁신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두 분야 역시 현재도 많은 관심이 쏠린 분야지만 새해 특히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관측되고 있다. 무엇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 에너지 효율화에 대한 갈증이 큰 만큼 그린에너지 시장의 성장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서 센터장은 “2021년은 그린에너지 시장 성장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시대가 열리는 만큼 에너지 관련 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다만 어떤 기업이 테슬라가 될지 구글이 될지는 여전히 예측불허의 상황이라고 봤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특정 기업이나 종목에 투자하기 보다는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권해드린다”며 “특정 기업 투자의 위험을 낮추고 해외 주식도 빠르고 쉽게 거래할 수 있는 ETF에 투자한다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시장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은 미래산업일수록 이러한 간접투자나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또한 이러한 분야는 향후 성장 가능성을 따져봤을 때 단기투자보다는 장기적으로 투자할수록 수익이 극대화된다고도 덧붙였다. 그렇기에 단순히 단기투자를 위한 자금을 이용해 투자하기보단 길게 투자할 수 있는 여윳돈을 이용해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1년 주식시장을 위협하는 변수는 무엇일까. 서 센터장은 무엇보다 현재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인한 경기 인플레이션을 주의하고 정부차원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경기 하락에 대한 위기감의 목소리가 크지만 자칫 인플레이션이 조기에 온다면 시장의 온도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맞물려 정부가 이러한 경제회복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얼마나 발 빠르게 대응할지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센터장은 “이는 결국 코로나19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에 달린 문제다”라며 “만약 코로나19 바이러스 극복 속도가 더디다면 이러한 대외변수의 영향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 역시 주목해야 할 관전포인트로 꼽았다. 트럼프 정부 시절에도 강대강으로 맞붙었던 두 강대국이 바이든 정부를 맞아 재현될 경우 그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의미다. 서 센터장은 “직접 경제제재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은 홍콩 문제 등 인권과 관련된 이슈로 중국과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미중과의 역학관계가 복잡한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