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송파 3구 일반분양 2013년 이후 최대 서울 강남 알짜 분양단지 노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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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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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0 09:41:07
수정 : 2017.03.20 15:51:18
서울 대치동에 살고 있는 40대 주부 정 모 씨는 요즘 강남권 청약시장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작년 ‘11·3 대책’ 영향으로 아파트 시장이 예전만큼 뜨겁진 않지만, 인기 지역 분양물량이 많아 실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청약 경쟁률이 예전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첨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정 씨는 “올해 강남권 분양 물건 중에서 좋은 단지가 꽤 많이 있다”며 “신반포6차나 청담 삼익아파트 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청약시장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정부 대출규제·전매제한 등으로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수십 대 1에서 수백 대 1을 넘나들던 청약경쟁률도 상당 부분 떨어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월 이후도 부동산 시장은 ‘약보합 국면’을 크게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부동산 규제와 금리 인상, 탄핵 정국 등의 악재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강남 3구 새 아파트 1만 가구 공급
일반분양 물량 3498가구 달해
하지만 서울 강남 지역 입성이나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올해를 주목할 만하다. 서울 강남권 새 아파트 분양시장에 큰 장이 서기 때문이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개 구에서 모두 1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져 청약대기 수요를 빨아들일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3구의 분양물량은 모두 1만377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9191가구)보다 1186가구 많은 것으로, 2015년(1만2745가구)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치다. 특히 올해는 계획 물량 중에서 조합원분을 제외하고 실제 청약시장에 나올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눈길을 끈다.
강남 3구에서 나오는 일반분양 물량은 3498가구로 2013년(7513가구) 이후 최대치다. 청약 대기자들 입장에선 당첨 확률을 높일 가능성이 많아진 셈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아파트는 뛰어난 입지여건과 희소가치 때문에 여전히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다”며 “청약경쟁률이 예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건설사와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가를 주변 시세 이하로 책정하고 있는 부분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올해 유예가 종료될 예정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 실제로 부활할 경우 강남권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단지 재건축 진행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강남 지역에서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남권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 아파트 단지는 송파구 거여동의 ‘거여 2-2구역’이다. 대림산업이 거여동 거여마천뉴타운 거여2-2구역을 개발해 ‘e편한세상거여’를 선보일 예정이다. 4월 분양 예정으로, 1199가구 중 전용 59~113㎡ 38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거여·마천뉴타운은 2005년 서울 강남권에서 유일하게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에 처음 공급되는 단지로, 지하철 5호선 거여역과 마천역을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다. 문정법조타운과 인접해 있다.
▶신반포 6차
757가구 6월 분양
6월에 분양할 ‘신반포 6차’(일반분양 145가구)는 반포·잠원 권역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주목할 만한 단지다. 모두 757가구 규모 자이 브랜드 아파트로 재건축된다. 1980년 5월 입주한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으며 2001년 안전진단 통과 후 2002년 11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꾸준히 가격이 상승해왔다. 지난 1월 3일 전용 108㎡ 매물이 14억6000만원에 거래됐으며 관리처분 인가가 났던 지난해 4분기(10월)에는 15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같은 매물 실거래가가 10억원에도 못 미치던 2013년 4분기(9억6700만원) 대비 5억원가량 시세가 오른 셈이다.
이 단지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을 단지 바로 앞에 둔 초역세권으로 반포에서도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반포대교 접근도 쉽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경부·영동선)과 센트럴시티터미널(호남선)도 단지 바로 앞에 있어 전국 교통망도 열려 있는 데다 차량 이용 시에는 경부고속도로, 올림픽대로로 진입이 수월하다.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을 이용할 수 있으며 반원초, 신반포중, 경원중 등이 가깝다. 반포 지역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작년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친 신반포자이 못지않은 입지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부터 11월까지 대치·개포 지역에서 쏟아지는 아파트 단지들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개포시영(6월), 대치동 구마을1지구(10월), 개포8단지(11월) 등이 줄줄이 선보인다. 이 중에서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단지는 개포8단지다. 원래 공무원 아파트였던 이 단지는 2015년 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부지를 통째로 매입한 덕분에 일반조합 재건축 아파트보다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졌다. 이 아파트는 조합원 매물이 없는 대신 가구 대부분이 일반분양 물량(총 1975가구 중 1766가구)으로 나와 당첨 확률이 높은 게 큰 장점이다.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3호선 대청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포지구 안에선 교통 편의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개포시영 재건축
2296가구 중 220가구 분양
‘개포시영’ 아파트도 래미안강남포레스트란 이름으로 재건축된다. 개포8단지와 비교하면 총 2296가구로 지어지는 개포시영 단지 규모가 더 크다. 다만 개포시영은 역세권에서 다소 떨어지는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220가구에 그친다는 점이 아쉽다. 개포 지역 내 학교시설은 일원초·양전초·영희초·개원중 등이 있다.
대치동 구마을은 강남구에서 유일한 단독주택 재건축 지역이다. 강남 3구로 넓혀 보면 서초구 방배동 외에 단독주택 재건축이 이만큼 활발한 곳이 없다. 방배동에 비해 대치동은 ‘강남 학군’의 요지로 훨씬 ‘알짜’ 입지다. 이 지역은 1·2·3지구로 나뉘며, 각 지구별 조합이 설립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1지구 재건축은 963번지 일대(2만9532.2㎡)에 지하 2층, 지상 7~18층, 9개동, 아파트 484가구를 짓는다. 이 중에 일반분양은 109가구다. 용적률은 241%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1지구 조합은 관리처분인가까지 끝냈다. 이 밖에 청담동 마지막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청담 삼익아파트(11월), 현대건설이 개포3단지에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선보이는 반포동 삼호가든맨션3차(11월), 서초동 삼성사옥 근처 ‘독수리5형제’(서초 래미안에스티지, 래미안에스티지S, 서초 우성1차, 서초 무지개, 서초 신동아) 중 하나인 서초 우성1차(하반기 예정) 등도 강남권에선 알짜 입지 아파트들로 꼽힌다. 청담 삼익아파트는 총 888가구 규모 노후 단지를 1090가구 롯데캐슬 아파트로 재건축한다. 이 단지는 재건축 사업 절차 중 사업시행 인가 단계를 마친 상태다.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위한 계획 수립 중이며 올해 안에 이주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에는 212가구가 올 11월께 공급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한강 바로 앞에 위치해 조망권이 뛰어난 세대가 많다. 주변에 봉은초·중, 경기고 등이 위치해 우수한 학군을 자랑하고,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도보 5분 거리에 있으며 올림픽대로·영동대교가 인접해 차량 이용 시에도 편리하게 이동 가능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청담삼익의 최근 실거래가는 15억2000만원(전용 109㎡, 지난해 11월 14일 기준)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만 해도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13억원에 거래됐지만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돼 가면서 가격이 올랐다. 이 아파트는 1억6000만원가량을 추가로 부담하면 재건축 후 전용 84㎡(옛 35평) 아파트 한 채를 받을 수 있다. 바로 옆 단지인 ‘청담자이’(2012년 입주) 전용 89㎡가 지난해 11월 17억6000만원에 팔린 바 있다.
▶청담삼익·서초우성1차
재건축 관심
서초동에서는 2015년 분양된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이후 오랜만에 래미안 아파트(서초우성1차)가 일반에 분양된다. 서초우성1차 재건축은 786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총 1276가구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올해 3월까지 이주를 마칠 예정이다. 일반에는 192가구가 올 하반기 중 분양된다. 앞서 입주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전용 83㎡가 입주를 앞두고 지난해 초보다 1억원 이상 오른 12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 10억원 안팎에 공급됐던 아파트다. 서초우성1차 분양가는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시세에 기반을 둬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호가든3차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동 32-8번지 일대에 1982년 입주한 총 424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재건축 후에는 전용 42㎡부터 전용 132㎡까지 다양한 타입 구성을 갖춘 835가구로 탈바꿈된다. 일반분양분은 219가구다.
지하철 9호선 사평역 역세권으로,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역과 2·3호선 환승역인 교대역과 가깝다. 단지 바로 앞에 서원초, 원명초, 반포고가 위치하며, 원촌초·원촌중도 도보권 학군이다.
물론 아무리 강남 지역 아파트가 탄탄한 수요를 가지고 있어도 ‘묻지마식 접근’은 금물이다. 이 지역은 11·3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조정지역으로 분류돼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다. 게다가 작년 7월부터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집단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강남권 아파트 분양가가 대부분 3.3㎡당 4000만원 선에서 책정되는 만큼 전용면적 59㎡(25평형)부터 이미 대출보증 금지 대상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취득세·양도소득세도 분양가 9억원 기준으로 껑충 뛰게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대출을 무리하게 받지 말고 최소한 ‘계약금(분양대금 10%)+중도금(분양대금 60%)’은 자체 마련할 수 있는 사람들만 올해 강남 아파트 청약시장에 뛰어들라고 조언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권 아파트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최근 일부 강남지역 아파트도 미계약이 발생하는 만큼 분양가와 본인 재무상황 등을 잘 따져보고 청약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손동우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8호 (2017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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