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변에서 ‘야금야금 벌어서 한 방에 털어 먹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자수성가한 자산가들의 성공스토리에 ‘칠전팔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들이 등장하는데 과연 일반투자자가 칠전팔기 정신으로 많은 수업료를 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을 갖게 된다. 물론 투자는 미래의 불확실한 가치에 현재의 확실한 가치를 희생하는 행위로 투자에서 불확실성(Risk)은 불가피하며 우리는 위험에 대한 보상으로 적절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다. 문제는 투자금액의 일부 또는 전액을 까먹는 경우다. 누구든 기대와 달리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줄이는 투자전략이 중요한데 투자 전에는 자신의 투자성향과 투자자금의 성격에 맞는 포트폴리오 배분이 중요하고 투자 후에는 손실을 줄이는 손절매가 중요하다.
직접 주식투자의 손절매
현재 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해 손실 상태임에도 투자 주식을 정리하는 것이 손절매다.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툴라니도 “손절매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거의 유일한 보험”이라 했다. 그만큼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손절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 증권전문포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고치기 힘든 투자 습관으로 응답자의 39%가 애초 세워둔 손절매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투자자 대부분이 손절매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심리 때문에 적절한 매도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물론 성공투자를 방해하는 좋지 못한 습관 중에는 유망주를 너무 일찍 파는 상황도 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설령 좋은 주식을 발견해 투자하더라도 조정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팔아버려 기록적인 수익률을 누리지 못한다. 결국 토막토막 잘라 조금씩 수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 증시에 1970년 전후 미국 증시에서 나타난 ‘니프티50(Nifty Fifty, 미국에서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50개 종목. 니프티주식이라 하면 안전성이 높은 우량주를 뜻하기도 한다)’와 유사한 대형 우량주 장세가 있었는데 그 기록적인 상승률을 누린 투자자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매매를 통한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 사전에 적절한 손실구간을 미리 정해 좋은 주식이라도 손절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사전에 최대 손실률을 정해 기계적으로 매도하는 전략이다. 손절매 방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투자자 성향, 투자비중, 투자자산의 개별 특징 등에 따라 로스컷(loss cut) 수익률이 다를 수 있지만 사전에 명확하게 손실률을 정해 투자하는 전략이다.
둘째, 직전에 만들어진 지지선 중 낮은 지지선이 깨지면 손절매한다. 낮은 지지선이 깨지면 반등이 나오더라도 지지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해 주가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셋째, 전고점 대비 20% 초과 하락하면 손절매한다. 기술적으로 전고점 대비 20% 초과 하락할 경우 일단 매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투자기간과 가격구간을 정한 후 도달 시 매도한다. 장기투자 원칙에는 벗어나지만 투자기간을 정해 기간 종료 시 매도하고 기간 종료 전이라도 특정 가격구간을 하향 이탈할 경우 손절매한다.
물론 손실을 줄이기 위한 손절매는 동전의 양면처럼 결과적으로 손실을 회복하는 기회를 잃게 하는 전략일 수 있다. 따라서 매매에 자신이 없는 투자자나 장기투자자로서 보유 주식이 ①1등 기업(업종 내 최상위 Chain 지위) ②성장하는 기업 ③주식 차트 월봉이 우상향 추세 기업으로 주가 하락 이유가 경제의 디플레이션 이슈, 신용(Credit)위기 이슈가 아니라면 손절매보다 보유를 권할 수 있다.
간접투자상품의 손절매
펀드, 랩(WRAP) 등 간접투자상품도 손절매 개념을 도입할 수 있다. 물론 간접투자상품은 직접 주식투자와 달리 수십 개의 종목에 분산 투자되므로 상대적으로 위험이 분산돼 주식 조정 이유가 경제의 디플레이션 이슈나 신용 위기 이슈가 아니라면 손절매보다 보유를 최우선적으로 제안한다. 그러나 손절매 또는 펀드 교체 검토가 필요한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은 존재한다.
첫째, 우선 펀드수익률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수익률이 모든 것을 대변할 순 없지만 지속적으로 벤치마크(BM)를 하향한다면 펀드 운용 능력, 운용 전략 등을 의심해야 한다. 제로인 등 펀드정보 사이트를 참조해 단기 및 중장기 수익률을 점검해 보고 특히 중장기 수익률이 BM의 70% 수준을 지속적으로 하회한다면 환매 검토가 필요하다. 월가에서는 ‘펀드 수익률이 시원찮으면 새로운 펀드를 만들어라’라는 불문율이 있다.
둘째, 설정액(운용자산)의 지속적인 감소다. 환매(해지)로 인한 지속적인 설정액(운용자산)의 감소는 포트폴리오 내 보유 주식의 지속적인 매도를 동반해 상품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특히 중소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상품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셋째, 펀드 운용스타일의 변경과 매니저의 교체다. 이는 새로운 펀드에 재가입하는 것과 동일하며 펀드가 안정을 찾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펀드평가회사의 펀드 등급 하락, 적정 수준을 초과하는 담당 펀드매니저의 운용 중인 다른 펀드 수 및 순자산액(특히 너무 적은 규모)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손절매를 검토해야 한다.
[윤재원 / 한국투자증권 V PRIVILEGE PB팀장 jwyun@truefrie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