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들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이하 RSV, Respiratory Syncytial Virus)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대비해 정부당국이 방역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집단 감염으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2월 13일 경기 평택보건소 등에 따르면 지역 내 산부인과를 거쳐 간 신생아 9명이 RSV 감염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택보건소 관계자는 주요 시설을 모두 방역 조치했고, 발병 신생아들도 대부분 퇴원 후 발병한 경우라 병원 폐쇄조치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RSV 감염증은 급성호흡기 감염증으로 결막이나 코의 점막을 통해 전파된다. 겨울철 주로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코로나19와 증상과 전파경로도 유사하다. 주로 감염자와의 접촉이나 기침, 재채기 등에 의해 전파되는 호흡기 바이러스인 RSV의 잠복기는 2~8일로 짧지만 전파력이 강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RSV는 주로 날씨가 쌀쌀해지는 10월부터 3월까지 유행하며 대부분 6세 이하 영유아에게서 발병한다. 지난해 10월 ‘RSV 감염자 통계’에 따르면, 1~6세 환자가 60.9%, 1세 미만이 33.9%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이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예방백신 없어 영유아 폐렴으로 이어질 수도
RSV에 감염되면 기침이나 콧물, 재채기, 발열 등으로 시작해 코막힘, 구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은 감기 정도로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데 반해 영유아는 호흡곤란과 함께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숙아, 만성폐질환,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 아기 같은 경우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앞서 주지했다시피 RSV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감염경로가 유사하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눈이나 코를 만져 점막에 전파되거나 감염자의 기침, 재채기 등에 의해 전파된다. 감염되면 초기에 콧물, 발열과 기침으로 시작하지만 악화될 경우 기침이 심해지고 쌕쌕거리며 힘든 호흡도 나타난다. 심한 경우 호흡 곤란과 얼굴이 창백해지는 청색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3개월 이하 영아나 조산아에서는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무호흡 발작으로 인해 갑자기 청색증이 발생할 수 있고, 급격히 호흡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더욱 큰 문제는 아직까지 예방을 위한 백신이 없다는 점이다. 수동면역 주사가 예방책으로 쓰일 수는 있으나, 만성 폐 질환이나 선천성 심장 질환이 있는 영유아, 조산아 등의 고위험 아이에게만 선택적으로 주사하고 건강한 영유아에게는 사용하지 않는다.
어느 질병보다 감염 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며, 성인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경우에는 아이에게 옮길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성인에게 증상이 나타나거나 경미한 경우에도 아이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이 될 수 있는 만큼 아이에게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면 평소 다니던 병원을 방문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증상 정도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신생아 접촉 전후 손 씻기,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이나 방문객 출입 제한 등 감염관리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호흡기증상이 있는 신생아는 격리조치 및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강화”하도록 당부했다.
▶Q&A로 보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Q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이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감염증은 RSV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영유아나 고령자에서는 폐렴 등의 감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Q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증상으로는 콧물, 기침, 재채기, 발열, 천명음, 호흡곤란 등이 있습니다.
처음 감염된 영아와 유아 중에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으며, 일부에서는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입원하는 어린이들은 생후 6개월 이하가 대부분입니다.
Q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은 어떻게 감염되나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 또는 대화할 때 비말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거나, 감염된 사람과 직접적인 접촉 또는 바이러스로 오염된 물품을 만진 손으로 눈, 코, 입 주위 등을 만졌을 때 감염될 수 있습니다.
Q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올바른 손씻기를 자주 하며,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영유아들은 쇼핑몰과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도록 하고, 컵, 식기, 장난감 등 개인물품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Q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는 대증 요법으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증상에 따라 수액공급, 해열제 투약 등 보존적 치료를 합니다.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 등의 중증 하기도감염인 경우는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