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당뇨병과 비만, 대사증후군, 고혈압 등 위험요인이 증가하면서 매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만성콩팥병’이 그중 하나다.
흔히 만성신장질환이라고도 불리는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콩팥의 손상이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저하되어있는 각종 질환을 말한다. 신장 기능이 비가역적으로 감소하는 만성콩팥병은 당뇨병과 고혈압 등이 원인이며, 질환이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질병이 상당 기간 진행됐는데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신장학회의 2018년 발표에 따르면 국내 성인 9명 중 1명인 약 460만 명이 만성콩팥병 환자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7년 만성콩팥병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추정 환자의 4.4%(20만 3978명)에 불과했다.
▶합병증 유발 시 사망 위험도
이러한 만성콩팥병은 진행될수록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비만관리, 금연 및 저염식 등을 생활화하여 지속적으로 예방·관리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만성콩팥병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평생 투석을 받거나 신장이식을 해야 한다. 일부 환자들의 경우, 만성콩팥병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기 전에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이 먼저 생겨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도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정은경 본부장)는 2011년부터 전국의 17개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만성콩팥병 환자 장기 추적 정책용역 연구인 ‘유형별 만성신장질환 생존 및 신기능 보존 장기 추적조사연구(KNOW-KIDNEY, 연구책임자: 서울대학교병원 안규리/오국환 교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가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높고, 병이 진행될수록 심혈관계 질환, 빈혈 및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당뇨병성 콩팥병 환자에서 동반질환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대사 이상’ 만성신부전 위험 高
금연, 근육량 조절 등 질병관리 중요해
만성콩팥병은 평소 생활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병으로 꼽힌다. 먼저 질환자 중, 비만 또는 대사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 위험성이 약 1.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연은 만성콩팥병을 악화시킨다. 비흡연자에 비해 과거 및 현재 흡연자의 만성콩팥병 악화 위험도가 각각 약 1.7배, 1.8배 증가했다. 이러한 위험도는 흡연량이 증가함에 따라 더 높아지는 반면, 금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감소했다.
이외에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도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고염식은 콩팥 기능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연구결과 24시간 동안 모은 소변으로부터 소금 배설량을 측정해 1일 섭취 염분량을 계산했을 때,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1일 소금 섭취량은 권장섭취량인 5g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금 섭취량이 가장 많은 4분위 군에서 유의하게 콩팥 기능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난 3월 14일 ‘세계 콩팥의 날’을 기념하여 “전 국민이 만성콩팥병 예방을 위해 지속적인 운동과 식이조절 등을 통해 비만은 감소시키고 근육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