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물었다. 지난 5년간 한국인들이 자주 갔던 겨울 인기 여행지들이 어디인지. 결과 값의 특징은 뚜렷했다. 겨울을 즐기거나 추운 한국을 떠나 정반대 기후의 나라로 떠나든가. 굳이 5년이라는 시간 검색 조건을 적용한 것은 코로나19 시국이 있었던 것을 감안해서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지난 3년 동안 겨울철 한국인들이 많이 찾았던 여행지에 대한 챗GPT의 정보인 셈이다.
겨울 일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키와 온천이다. 뛰어난 설질로 일본의 스키 여행은 전 세계로부터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홋카이도는 단연 돋보인다. 파우더 스노로 불리는 뛰어난 설질 때문이다. 우리 겨울 눈처럼 습기가 없어 뭉치지 않고 많이 내리면 차곡차곡 쌓인다. 그래서 쌓인 눈에 눕는다면 푹신함을 느낄 정도다.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데도 한국과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얼어붙은 스키 슬로프가 아니기 때문에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부상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이런 눈을 즐기려는 이들이 홋카이도 내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니세코다. 이곳은 홋카이도 내에서도 최대 규모의 스키장을 가지고 있다. 니세코 유나이티드 스키장의 경우 4개의 슬로프를 가지고 있는데, 각 슬로프를 이동하려면 셔틀 버스 등 차량을 이용해야 될 정도로 거리가 있다.
니세코의 명물은 요테이산으로, 산 정상에 오르면 니세코 일대 스키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니세코에서는 색다른 겨울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오지 가이드 투어와 캣스키 옵션, 스노슈잉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 겨울 스키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온천. 니세코에도 스키를 탄 후 즐길 수 있는 온천이 마련돼 있다. 미슐랭 별을 받은 레스토랑과 고급 일식집들도 니세코 스키장 인근에 있다.
한국인들이 겨울에 스위스를 많이 찾는 것은 스위스 특유의 낭만적인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직전의 스위스 분위기는 ‘로맨틱’ 그 자체다. 도시 곳곳의 광장, 골목마다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들어서고 도시 전체가 반짝이는 조명 아래 물든다.
수도 취리히의 구시가지 니더도르프에 들어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니더도르프 중앙역 뒤편에 있는 센트럴에서 바로 이어진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거닐면 각종 성탄 선물들이 눈을 사로잡고 갓 구워진 쿠키향이 코끝을 감싼다. 취리히 겨울 야경을 상징하는 리마트 강가를 따라 거닐다가 다리를 건너면 뭔스터호프 크리스마스 마켓을 만날 수 있다. ‘취리히 사람들을 위한 취리히 제품’이라는 모토로 열리는 장터답게, 주변 상점과 부티크에서 선보이는 품질 좋은 제품들이 즐비하다.
겨울 스위스가 인기 관광지인 또 다른 이유는 ‘스키’다. 알프스 봉우리 사이로 펼쳐지는 전경을 마주하며 즐기는 스키는 모든 스키어들의 꿈이다. 스위스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체르마트다. 이곳에는 3곳의 스키장이 있는데, 모두 최상급의 설질을 자랑한다. 스키로만 갈 수 있는 산장식당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미식 경험이다.
스위스에서 가장 가파른 스타트 슬로프와 100% 수직 드롭이 있는 피츠 네어 벽으로 유명한 생모리츠의 코르빌리아산, 융프라우에서 가장 대규모의 스키 리조트가 있는 그린델발트, 알프스의 진주로 알려진 사스탈, 스위스 최고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티틀리스 등이 겨울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캐나다의 겨울 여행지를 찾다보면 종종 밴쿠버가 거론되는데, 이 도시는 봄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왜 겨울 여행지에 이름을 올릴까. 여기에는 캐나다의 유명 겨울 여행지로 가기 위해서는 대부분 밴쿠버를 거쳐가야 한다는 지리적 위치가 한몫하고 있다. 챗GPT도 그런 이유에서 밴쿠버를 겨울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로 뽑아줬다.
밴쿠버에도 겨울에 볼거리들이 있지 않냐고 볼 수도 있겠지만, 윈터 시즌이면 비가 많이 오는 등 날씨 자체가 그리 좋지 않다. 그래서 진정한 캐나다의 겨울을 즐기려면 인근으로 떠나야 한다. 그중 한 곳이 같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있는 세계 3대스키장 중 한 곳이자 북미 최대의 스키장인 휘슬러다. 동계올림픽이 열린 곳이기도 한 이곳은 처음 마주하면 웅장함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초보부터 상급자까지 모든 수준의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즐길 수 있는 슬로프로 가득하다. 혹 스키를 타지 못하더라도 휘슬러산 정상 2곳을 잇는 픽투픽(Peak to Peak) 곤돌라는 타볼 만하다. 길이가 무려 4.35㎞이고, 유리 바닥을 통해 내려다보는 깊이는 435m다.
인근 앨버타주에 있는 밴프국립공원도 캐나다의 겨울을 대표하는 곳이다. 겨울철 눈과 얼음을 입은 공원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특히 이곳 레이크루이스 호수는 캐나다만의 특별한 겨울 경험을 제공한다. 두 마리의 말이 끄는 전통 썰매를 타고 호숫가를 달려볼 수도 있고, 겨울이면 꽁꽁 언 호수 위에서 스케이트도 탈 수 있다. 다만 캐나다의 명물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는 노스웨스트 준주의 주도인 옐로나이프로 이동을 해야 한다. 이곳은 미 항공우주국이 선정한 오로라를 관측하기 좋은 포인트 중 한 곳이다.
안다만의 진주로 불리는 푸껫은 태국 남쪽에 있는 섬이다. 태국 내에서 가장 큰 섬인 동시에 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이며 세계적인 휴양지다. 빠똥, 까론, 까따 등 주요 해변의 아름다운 해안선과 고운 모래가 뒤덮인 백사장, 석회암 절벽 등은 말 그대로 절경이다. 1980년대부터 개발된 푸껫에는 세계 럭셔리 리조트들이 모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자의 예산과 취향에 맞게 선택해 줄기면 된다. 어느 곳을 선택하든 푸른 바다를 눈앞에 둔 리조트에서의 휴식은 완벽한 일상 탈출을 제공한다. 푸껫 여행 시 푸껫 올드타운은 섬 내 관광 포인트다. 중국과 포르투갈의 건축 양식이 혼재된 건물들이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푸껫 내 고급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인근 섬 투어를 빼먹으면 후회할 수도 있다. 푸껫 인근에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섬들이 곳곳에 존재하는데, 그중 끄라비는 독특한 매력을 자랑한다. 거무튀튀하게 솟아 있는 암벽 뒤로 맑은 바다가 펼쳐지는 풍경은 끄라비를 대표하는 모습이다. 끄라비는 푸껫에 비해 덜 개발된 섬이어서 더 여유로운 자태를 뽐낸다. 라일레이비치가 유명하다. 스노클링과 스킨스쿠버를 즐길 때 만나는 형형색색의 산호초나 돌고래 등은 끄라비의 매력을 더한다. 끄라비주 최남단에 있는 꼬 란따는 원시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국립공원으로 보호되고 있다.
과거 사이공으로 불렸던 호찌민은 베트남의 경제 수도로 불린다. 베트남에서 하노이 다음으로 중요한 제2의 도시로 상업뿐만 아니라, 산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호찌민을 처음 만나는 이들은 유럽풍이 가미된 도시 분위기에 다소 놀랄 수 있다. 이는 호찌민이 프랑스 식민지를 겪은 덕(?)이다. 이국적 풍경은 호찌민을 관광 중심지로도 부각시켰는데, 도시에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산재해 있다.
호찌민 중심지에서 서로 마주하고 있는 호찌민 노트르담 대성당과 호찌민 중앙우체국은 도시의 대표 건축물이다. 대성당은 프랑스에서 직접 가져온 빨간 벽돌로 지었고, 우체국은 프랑스 양식의 고딕 창문과 돔 형식의 천장이 눈길을 끈다. 호찌민 시립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 7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유물이 전시돼 있는 박물관은 프랑스와 베트남 건축 양식이 섞여 있다.
벤탄시장은 호찌민 여행 시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호찌민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독특한 공예제품 및 다양한 기념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되기 때문에 서둘러 가는 것이 좋다.
구찌 터널은 베트남 전쟁을 경험할 수 있는 현장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 때 만들어졌지만 베트남 전쟁 당시 위력을 발휘했다. 전력에서 열세인 베트남군은 이 터널을 이용해 게릴라전을 폈다. 터널의 통로는 가로 50㎝, 세로 50㎝로 좁고 협소하다. 밀실공포증이 있다면 체험하는 것은 한번 숙고해봐야 한다.
우리나라 겨울철에 호주로 떠나는 이들은 필시 추위를 싫어하는 이들일 확률이 높다. 우리와 정반대의 기후를 가진 호주가 겨울철마다 인기 여행지인 이유다. 호주의 여름은 강렬하다. 글로벌 이상 기후 탓에 푹푹 찌기도 하지만 추운 겨울보다 한여름이 낫다는 이들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듯싶다. 호주에서도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은 시드니다. 오페라 하우스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은 호주의 대표 여행지다.
독특한 외관의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를 찾는 이들이라면 빼놓지 않고 방문을 하는 곳이다. 다만 외관만 보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시드니의 차별화된 여행 추억을 남기고 싶은 이들은 오페라 하우스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눈여겨보면 좋을 듯하다. 백스테이지 투어, 건축물 투어 등이 준비돼 있다.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직접 설 수 있는 프로그램도 부정기적으로 선보이니 관심이 있다면 여행 출발 전 문의를 해보는 것도 좋다.
호주의 여름을 동적으로 느끼고 싶다면 해변으로 향해보자. 시드니에서는 본다이비치가 제격이다. 뜨거운 태양과 달궈진 백사장이 만들어내는 역동적 에너지가 항상 가득하다. 아침부터 서핑을 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저녁이면 불빛을 밝히는 바(bar)와 부티크 상점들이 한여름 밤의 정취를 한껏 자아낸다.
서핑 마니아라면 퀸즐랜드주도인 브리즈번에서 남쪽으로 약 70㎞ 떨어진 곳에 있는 골드코스트를 빼놓을 수 없다. 호주 최고의 서핑 해변으로 전 세계 서퍼들이 몰려온다. 골드코스트란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황금빛 모래가 백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스카이 다이빙, 내륙 지대인 힌터랜드 탐험 등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와 하늘에서도 다양한 즐길 거리를 경험할 수 있다.
[문수인 기자 · 사진 각국관광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