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전 회장의 뒤를 이어 2022년 1월 3대 회장에 취임했다. 구자은 회장은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외아들로, 2030년까지 9년 동안 이끌 전망이다. 옛 LG정유에서 근무를 시작. 5개가 넘는 LS그룹 계열사에서 일했다. LS엠트론 회장, LS 미래혁신단 단장을 역임하며 그룹 경영권 승계자로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LS는 2003년 출범한 이래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해왔습니다. 외형에서도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내적으로도 강한 기업문화와 사업경쟁력을 가진, 대한민국 대표 인프라·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간 LS가 건강한 스무 살 청년으로 성장한 것은 수많은 난관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혼신의 노력을 다한 임직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1월 11일 창립 20주년을 맞은 LS그룹 구자은 회장이 내놓은 일성이다.
구 회장은 다만 “최근 우리가 마주한 경영환경은 고금리와 고유가, 장기 저성장, 무역 갈등, 각국에서 불거진 전쟁의 여파까지 어느 때보다도 엄중하다”면서 20주년을 맞아 별도의 행사를 갖는 대신 위기 극복을 임직원들과 함께 다짐하고, LS와 함께해온 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희귀질환 아동 20명에게 기부하는 것으로 갈음하기도 했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된 후 20년간 LS일렉트릭, LS전선, LSMnM 등 주력 계열사 중심으로 급성장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각종 지표에서도 LS그룹의 성장세는 그대로 확인된다. 기업 외형을 상징하는 자산은 2003년 5조1000억원에서 29조5000억원으로 578% 급증했다. 매출도 같은 기간 7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6조3451억원으로 491%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03년 당시 348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1988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그룹 계열사 수도 같은 기간 12개에서 59개로 급증했다. 시장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는 모습이다. 2003년 초 8000억원에 그친 LS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올 3분기 말 기준 7조6000억원으로 9배 넘게 증가했다. LS그룹 주력 사업인 전선, 전력 인프라가 ‘첨단 산업의 필수재’로 평가받으면서 계열사마다 뚜렷한 성과를 낸 덕분이다.
비전 2030에 대해 구 회장은 “‘CFE와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전 세계 향후 30년 공통 과제는 ‘넷제로’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고, ‘넷제로’의 핵심은 CFE가 될 것”이라며 “전력과 에너지 산업을 주력으로 한 LS는 이 CFE 시대로의 대전환이 다시 없을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미래 핵심 사업의 두 축으로 ‘CFE 발전 사업’과 ‘배·전·반’을 전면에 내세웠다.
CFE 발전 분야에서는 발전 사업(풍력, 태양광, ESS), 수소 사업(인프라, 저장, 유통), 송/배전 솔루션 사업(해저, 초고압 케이블), CFE 배전 사업(가상발전소, 전력 수요 관리, RE100), 데이터 기반 플랫폼 사업(전력 인프라 최적 관리), 통신 솔루션 사업(통신 케이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전 달성을 위한 두 번째 축은 앞서 ‘배·전·반’이다. ‘배전반’이란 용어는 구 회장이 직접 창안한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만큼 애착이 크다는 방증이다. 실제 LS그룹과 계열사는 관련 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
2차전지 소재 사업(황산니켈, 전구체, 리사이클링), 전기차 부품 및 솔루션 사업, 제조 자동화 및 사출 솔루션 사업, Charging/Battery/Mobility-as-a-Service 사업 등 4가지 분야에서 핵심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LS는 지난해 배전반 관련 산업에 과감히 뛰어드는 첫발로 전기차 충전 사업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S와 E1이 공동 투자해 만든 ‘LS E-Link’를 통해 그룹 내 전기·전력 및 충전 분야 노하우를 결집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LS는 지난해 5월, 현 LSMnM의 전신인 LS니꼬동제련의 일본 컨소시엄인 JKJS가 보유했던 49.9% 지분 전량을 9331억원에 사들이며 단일 주주가 됐다. 이와 함께 사명도 기존의 금속 사업인 Metals와 미래 성장 사업인 Materials(소재)를 의미하는 LSMnM으로 바꾸고, 구리, 금 등의 주력 제품뿐만 아니라 2차전지 소재 및 반도체 소재까지 생산하는 종합 소재 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부터는 2차전지 소재 사업 생태계로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6월, 하이니켈 양극재 전문회사 엘앤에프와 손잡고 양극재의 핵심 기술 소재인 전구체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설립, 현재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LLBS는 2026년 양산 돌입 후, 지속 증산을 통해 2029년 12만 톤의 전구체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LSMnM 역시 올해 3월 출자사인 토리컴에 황산니켈 공장을 준공하며 EV배터리 소재 사업의 첫걸음을 뗐고, 10월에는 울산시 온산제련소 인접 9만5000㎡ 부지를 활용해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사업, ‘EVBM온산’에 6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황산니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과 함께 LS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 생태계 구축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FE’와 ‘배·전·반’이 구체적인 사업목표라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양손잡이 경영’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초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전력 인프라, 전선 등 기존 사업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미래 사업을 동시에 키운다는 취지로 이를 강조해왔다.
“양손잡이 경영은 ‘기존 사업은 운영체계 혁신과 데이터 경영으로 최적화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애자일(Agile) 경영 체계를 확립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030년까지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비중을 5 대 5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해요.”
취임 이후부터 각 계열사들의 사업 현장을 발로 뛴 것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지난해에는 LS전선의 해저 전력 케이블 전용 포설선 ‘GL2030’의 취항식을 시작으로, 군포에 위치한 전기차 부품 전용 공장인 LS EV코리아 공장 준공식, LSMnM의 자회사 토리컴의 리사이클링 공장, 청주시의 LS일렉트릭 세계등대공장 등 충청·경상·전라권 주요 계열사 15곳 이상에 대한 현장 경영을 3개월 만에 두루 점검했다. 올해도 동해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지은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전용 공장 VCV타워, 새만금 ‘2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식, 그룹 차원 EV 밸류체인 역량이 결집된 인터배터리 전시회 등을 찾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독일·폴란드·세르비아·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주요 계열사가 진출한 해외 법인을 방문해 현지 국가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매년 그룹의 주요 임원 및 신사업 아이디어 우수 리더인 ‘LS Futurist’들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를 찾아 최신 기술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한다.
구 회장이 평소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점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구 회장은 LS의 인재상으로 ‘LS 퓨처리스트(미래 선도자)’를 제시하고 그룹 내 신사업과 기술·혁신 분야 우수 성과를 선정 및 공유하는 LS 퓨처데이를 개최해왔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LS의 CFE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미래에 대한 진취성과 새로운 시도에 앞장서 성과를 창출하는 LS의 핵심 자산이 되어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올해 그룹 회장 취임 2년 차인 저도 아직은 출발선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LS 퓨처리스트가 지향하는 인재상과 같이 제가 퓨처리스트의 플랫폼이 돼 함께 배워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역할에 충실하고 미래를 보는 혜안을 겸비하며, 새로운 시도와 끊임없는 실행으로 지속적인 진보를 이뤄내는 퓨처 리더로 기억되기를 희망합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