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3주년을 맞은 <매경LUXMEN>이 AI 기반 프롭테크 업체 ‘리치고’와 함께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의 소위 ‘대장’ 아파트가 어디인지를 분석했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아파트를 ‘대장’ 아파트라고 한다. 지역의 흐름을 판단하고 전망하기 위해서는 대장 아파트의 시세흐름을 파악해야한다. 이 자료에는 최근에 데이터노우즈 AI부동산랩에서 개발한 리치고 AI 시세가 적용됐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대표적으로 참고되는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등에서 발표되고 있는 지수통계, 시세 등은 실거래 가격과의 시차 문제,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실거래가를 참고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매경LUXMEN>은 리치고와 함께 전국, 시도, 시군구 단위에서 2019년 1월 1일부터 2023년 9월 1일을 기준으로 주 단위로 순위화한 후 가장 점수가 높은 단지를 해당 지역의 대장아파트로 선정했다.
2019년 개포서 2023년 반포로
<매경LUXMEN>과 리치고의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초부터 2022년 초까지 서울 지역 전체 대장 아파트 1위는 당시 재건축 분양이 한창이던 개포주공1단지(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였다.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 개포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강남구 평균을 밑돌았지만 2018년 ‘강남불패’로 여겨지는 본격적인 상승장에 올라타며 역전에 성공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까지 개포동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7397만원으로 강남구 평균(7093만원)을 웃돌고 있다.
특히 올해 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6702가구로 대규모 단지를 자랑한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84㎡(33평) 매물 평균가는 29억4040만원으로 벌써 평당 1억원에 육박한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6월 28일 최대 30억198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 대표는 “개포주공1단지(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재건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대장 단지’로 꼽혔다”면서 “개포동 여타 단지들에 비해 가구 규모가 월등히 커 향후 대장 단지로 꼽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분위기는 2022년부터 바뀌기 시작한다. 바로 압구정 재건축과 반포주공1단지의 아파트 건설이 본격화하면서부터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서울 전체 대장 아파트는 압구정현대14차다. 압구정 아파트지구는 1976년부터 1987년까지 조성된 현대1~14차, 미성1·2차, 한양1~8차 24개 아파트 단지 및 대림빌라트를 통칭한다. 2022년부터 재건축에 속도가 붙으면서 세간의 관심이 다시 압구정동으로 쏠린 것이다. 압구정동은 여전히 핫한 주거지이자 핵심 상업지역의 상징이다. 압구정동 현대1차가 입주한 1976년부터 14차가 준공된 1987년까지 압구정동은 주거 단지로서 면모를 갖췄다.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국내 부촌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압구정을 앞지르고 ‘대장’으로 등장한 곳이 있다. 바로 반포주공1단지다. 내년 반포주공1단지 4개 주구 중 한강 쪽 1·2·4 주구를 재건축하는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가 착공에 들어간다. 이 아파트는 가구수가 5002가구에 이른다. 일반분양 물량만 2450가구다. 단지 규모 면에서 래미안원베일리나 분양을 앞두고 있는 잠원동 메이플자이를 압도한다. 구반포에 있기는 하지만 반포중과 세화고, 세화여고 등 명문학군이 인근에 있는 곳이다. 반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건축 수익성 면에서는 반포주공1단지 1·2·4 주구가 저층, 중대형이어서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은 래미안원베일리가, 한동안은 아크로리버파크가 대장 아파트 경쟁을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구반포 지역이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 내다봤다.
주공9단지 vs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대장 지역은 단연 과천과 성남 판교다.
‘리치고’ 분석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과천·성남권 대장주는 과천주공9단지였다. 9단지는 인근 과천주공8단지와 함께 재건축을 진행중이다. 재건축 사업은 과천시 부림로 16(부림동) 일원 13만8822.8㎡를 대상으로 한다. 이곳에 지하 4층에서 지상 35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2829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특히 이곳은 지하철 4호선 과천역이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으로 과천초, 과천중, 과천외고 등도 가까운 곳에 있어 뛰어난 교육환경을 갖췄다. 여기에 양재천과 맞닿아 있으며 관악산, 청계산, 우면산도 주변에 있어 환경이 쾌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단지에서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랜드 등이 가까워 여가를 즐기기에 좋은 입지다.
하지만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경기 지역 대장 아파트는 분당구 백현동 소재 ‘판교푸르지오그랑블’로 나타났다. 실제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39㎡는 5월 36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거래된 29억3500만원보다 6억6500만원 상승한 금액으로 이 아파트 신고가인 39억1000만원(2022년 1월)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개통 예정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성남역이 인근에 있어 GTX 수혜지로도 거론된다.
과천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전문가들도 ‘과천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교통과 재건축 등 호재가 분명하다는 점에서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GTX-C 노선이 완공되면 과천에서 삼성역까지 지하철 타고 10분밖에 안 걸린다. ‘준강남’의 이미지가 더욱 강화하는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준강남’ 대장주 자리를 놓고 과천과 판교가 계속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잠실주공5·아시아선수촌이 차기주자
잠실이 포함된 송파구는 올 들어 서울의 집값 회복세를 이끌어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의 아파트값은 9월 2주(11일 기준) 0.24% 올라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송파구는 5월 2주 0.08% 올라 상승 전환한 뒤 19주 연속 올랐다. 거래량도 서울 자치구 중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송파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228건으로 노원구(28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7월에도 송파구는 267건을 기록해 노원구(282건) 다음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송파지역 대장 아파트는 잠실주공5단지와 아시아 선수촌이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소위 잠실 3대장 중 하나인 리센츠가 독주했다. 입지 요건이나 입주 시기가 비슷한 단지들을 묶어 대장주로 부르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송파구 잠실의 대장주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시대. 현재도 ‘엘리트’는 송파는 물론 서울의 아파트가격을 이끌고 있다.
부동산업체 ‘아실’에 따르면,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말 24억44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의 같은 평형은 지난 1월 18억7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는데, 5억7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지난 8월 기록한 가격은 2021년 기록한 최고가인 27억원에 90% 회복한 것이다. 지난 1월 19억5000만원에 거래된 리센츠 전용 84㎡는 이달 5억5000만원 올라 24억원에 손바뀜됐다. 이는 2022년 4월 기록한 최고가인 26억5000만원에 비해 90.5% 회복한 가격이다. 트리지움 전용 84㎡는 지난달 23억원에 매매되며 지난3월 거래가인 17억4000만원에 비해 5억6000만원 올랐다. 지난달 거래가인 23억원은 2021년 9월 거래된 최고가인 24억5000만원에 93.98% 회복한 가격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엘리트’가 송파 지역 대장 아파트 지위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잠실주공5단지와 아시아선수촌아파트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 이번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송파 지역 대장 아파트는 잠실주공5단지와 아시아선수촌이 경쟁하는 양상이다.
잠실주공은 그동안 서울 송파구의 ‘재건축 대장’ 단지로 꼽혀왔다. 현재 최고 15층 높이, 30개 동, 3930가구인 잠실주공5단지는 앞으로 최고 70층 높이, 28개 동, 6303가구로 재건축이 추진된다. 지하철 2·8호선이 지나는 잠실역 인근으로 최고 70층 높이 랜드마크 주동을 배치할 방침이다. 해당 용지는 준주거지역이라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대로 재건축이 이뤄진다면 송파구 최고층 아파트 단지가 된다. 시세 상승도 뚜렷하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59㎡는 지난 9월 9일 25억2800만원에 거래되며 연초(19억8300만원)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림픽 3대장 중 하나인 잠실 아시아선수촌 역시 대장주를 노린다. 일단 입지를 보면 영동대로, 코엑스, 잠실종합운동장을 끼고 있다. 특히 잠실에서 가장 서부에 위치해 있다. 종합운동장역은 2·9호선 더블 역세권이다. 아시아선수촌은 155%로 상당히 낮은 용적률을 가지고 있다. 재건축 사업성이 뛰어나다. 현재 이 아파트 38평의 호가는 29억원에 이른다. 잠실 지역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엘리트의 경우 연식이 있는 만큼, 잠실주공5단지와 아시아선수촌 등 대단지가 재건축되면 이쪽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앞서나가
서울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가장 가파른 곳은 성동구 성수동 고급 주택가다. 특히 성수동에서도 ‘서울숲 3대장’으로 불리는 트리마제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갤러리아포레는 최근 신고가 기록이 연이어 나오며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241㎡는 8월 22일 100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가 지난해 4월 7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여 만에 21억5000만원 오른 셈이다. 갤러리아포레는 2020년 입주를 시작한 주상복합 단지로, 전용 91㎡부터 273㎡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바로 옆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최근에 전용 198㎡가 99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는 지난 7월 95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4억원이 더 뛰었다. 더 큰 크기인 전용 264㎡의 경우에는 지난해 9월 130억원에 이미 실거래가 이뤄졌다. 2017년 입주가 이뤄진 3대장 중 맏형 ‘트리마제’도 최근 거래가 활발하다. 지난해 6월 43억원에 매매된 이후 거래가 끊겼던 전용 140㎡는 최근 3건이 연이어 거래되며 47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특히 2017년 입주한 트리마제는 2019년과 2020년 이 지역을 선도하는 단지였다. 특히 슈퍼주니어 최시원·이특·동해·김희철, 소녀시대 써니, JYJ 김재중, 하이라이트 용준형, 배우 손지창·오연수 부부, 최란·이충희 부부 등 스타들이 거주하며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에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대장 단지로 등장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서울숲 인근 3개 초고층 단지인 ‘서울숲 3대장’ 중 가장 늦게 입주했다. 전용 91~273㎡, 총 280가구 규모다. 분당선 서울숲역 4번 출구와 지하로 연결된 점도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큰 장점이다. 역 하나만 이동하면 압구정로데오역에 도착해 갤러리아백화점 등 상권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용강동·염리동 새 단지들 각축
성수, 용산과 함께 강북 3대장으로 불리는 마포 지역 대장 아파트는 어디일까? 새로 건축된 아파트들이 많은 만큼 대장 아파트 자리를 놓고 경쟁도 치열하다. 2019년에는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2020년 신촌그랑 자이, 2021~2022년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이후 다시 래미안마포리버웰이 등장했다. 최근 다시 마포프레스티지자이가 대장 아파트로 분석됐다. 이 순서는 사실상 아파트 입주순과 차이가 없다. 위치와 브랜드가 비슷하다면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염리동에 위치한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면적 84㎡는 9월 초 1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1월 15억9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8개월 만에 3억3000만원 오르며 전고점인 20억원에 근접했다.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역시 지난 7월 18억5000만원에 매매돼 전고점(21억원)에 다가갔다.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전용 84㎡도 지난 7월 18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전고점 20억원대에 다가서고 있다. 올 초 14억~15억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넘게 상승했다. 모두 2년 전 최고가 수준에 근접했다.
이촌동 한강맨션 오랜 강자
한강대교 북단과 동작대교 북단 사이에 자리한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남쪽으로는 한강, 북쪽으로는 남산 자락과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에 둘러싸여 배산임수 지형의 표본으로 손꼽힌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데다 주거 환경이 좋아 1970년대부터 전통 부촌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10평 안팎 아파트가 더 흔했던 시절, 27~57평 초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한강맨션’ 같은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꽤 오랜 기간 강 건너편 반포·압구정지구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부자 동네였다.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긴 아파트 단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한강과 맞붙어 있는 한강맨션은 동부이촌동에서도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1971년에 지어져 올해 52년된 주택 단지 한강맨션은 공급면적 88~180㎡ 중대형 아파트 660가구로 조성돼 있다. 이번 분석에서도 2019년부터 현재까지 용산구 대장 아파트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한강맨션은 2024년 1월 착공해 3년 뒤 지상 35층 15개 동, 총 1441가구로 탈바꿈한다. 최근에는 용산 구청에 최고 층수를 68층으로 설계한 정비계획변경안을 신청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