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은 어느 때보다 반갑다. 이상 무더위의 지속으로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짧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가을을 만끽하기에는 여전히 날씨가 변덕스럽기 때문이다. 가을을 즐기려면 서둘러 채비를 하고 바삐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혹은 관광 관련 기관에서 내세우는 가을 명소들이 풍성하다. 축제들도 많이 열린다. 매경럭스멘이 이를 모아봤다.
서울관광재단은 수도 서울의 가을을 즐기기 위한 장소로 창덕궁, 하늘공원, 롯데월드타워를 꼽는다. 널리 알려진 공간이지만 가을을 더 특별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창덕궁은 1405년 경북궁 다음으로 지어진 별궁이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동아시아 궁전 건축사에 있어 비정형적 조형미를 간직한 대표적 궁으로 주변 자연환경과의 완벽한 조화와 배치가 탁월하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소실됐으며, 광해군 때 다시 지어졌다. 인정전, 대조전, 선정전, 낙선재 등 많은 문화재가 곳곳에 있다. 창덕궁의 가을은 비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가을 단풍이 들때 최고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낮은 야산과 골짜기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지어진 우리나라의 으뜸가는 정원이다. 부용정과 부용지, 주합루와 어수문, 영화당, 불로문, 애련정, 연경당 등을 비롯한 수많은 정자와 샘들이 곳곳에 있다.
월드컵공원 내에 속하는 하늘공원은 가을이면 억새로 일렁인다. 억새축제가 가을마다 열리는데, 서울의 야경과 함께 낭만적인 분위기가 가을 밤하늘을 감싼다. 공원은 억새 식재지, 혼생초지, 암석원, 해바라기 식재지, 전망 휴게소, 풍력발전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산과 한강 등 서울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쓰레기 매립지를 이용해 만든 공원은 척박한 땅이 자연으로 복원되는 변화를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롯데월드타워가 서울의 가을을 즐기는 장소로 꼽힌 것은, 서울의 가장 높은 장소에서 계절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석촌호수 일대에 물든 단풍이 장관이다. 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에는 국내 최고 높이(500m) 전망대가 있다.
가을 경기도는 야경 맛집이다. 곳곳에 조명으로 물든 명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수원 광교호수공원은 국내 최대의 도심 속 호수공원으로 세계조경가협회(FLA)상과 국토교통부 선정 대한민국 경관대상을 받은 곳이다. 광교호수공원의 진가는 저녁이면 더 두드러지는데, 고층 아파트의 조명이 호수를 물들이는 야경은 가을밤을 한층 더 운치 있게 한다.
광교호수공원은 수변 공간인 어번 레비(urban levee)와신비한 물너미, 재미난 밭, 신대호수 먼섬숲, 커뮤니티숲, 행복한 들, 조용한 물숲, 향긋한 꽃섬 등의 6개 테마를 가진 둠벙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 대표 역사 유적지인 수원화성도 경기의 가을밤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조선 성곽 건축의 꽃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서문~장안문~화홍문~방화수류정~활터에 이르는 성벽 길을 걷다 보면 성곽과 성문을 비추는 조명이 가을밤을 황홀케 한다. 특히 화홍문 옆 용연 언덕 위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숨겨진 핫플레이스다.
매년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은 9월 23일부터 10월 14일까지 열린다.
화성행궁의 밤도 놓치면 아깝다. 매 가을마다 야간 개장을 하는데, 이미 입소문이 나 인파가 끊이지 않는다 .화성행궁은 임금님의 행차 시 거처하던 임시 궁궐로 모두 576칸이나 되는 국내 최대의 규모다.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행궁후원의 정자인 미로한정 등이 야간 인기 장소다. 미로한정이란 말은 ‘장래 늙어서 한가하게 쉴 정자’라는 뜻이다. 세자에게 양위를 하고 화성으로 가겠다던 정조의 뜻이 담긴 이름인 셈이다.
인천의 가을은 섬 투어가 제 맛이다. 이 중 강화군 북서쪽에 위치한 교동도는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올해 ‘찾아가고 싶은 가을섬’에 꼽혔다. 강화도에서 교동도로 가려면 교동대교를 건너면 된다. 고려시대에는 벽란도로 가는 중국 사신들이 머물던 국제교역의 중간 기착지이기도 한 교동섬은 황해도 연백군과직선거리로 불과 2~3㎞ 남짓하다. 연백평야가 눈앞에 있다. 그래서 섬에는 황해도의 흔적이 많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난을 온 실향민들도 많았다고 한다. 이곳의 명물 대륭시장은 황해도 연백군의 시장인 연백장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 대륭시장은 레트로 감성을 물씬 풍기는 인천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지 오래다. 골목 곳곳에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벽화들과 조형물이 있고, 오래된 간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교동도의 트레이드마크 격인 제비집 역시 실향민들과 관련이 있다. 섬에는 유독 집집마다 처마 밑에 제비집이 많이 자리잡고 있는데, 실향민들은 이를 그리운 고향에서찾아온 반갑고 귀한 손님이라고 여긴다.
가을 강원도에서는 지역 특성을 한껏 살린 글로벌 축제가 열린다. 9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31일 동안 ‘세계, 인류의 미래, 산림에서 찾는다’라는 주제로 2023강원세계산림엑스포가 개최된다. 산림의 역사, 문화, 생활 및 생태환경 등 산림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먼저 푸른지구관, 산림평화관, 문화유산관, 휴양치유관 등의 전시관이 마련됐다. 푸른지구관에서는 숲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미디어아트를 통해 선보인다. 키오스크를 통해 강원도 산에 나무를 심고 휴대전화로 인증을 받는 체험을 진행한다. 산림평화관은 숲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로 구성됐다. 백두대간과 DMZ를 실감형 드론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문화유산관에서는 나무와 숲으로 문화유산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휴양치유관에서는 산신령, 대장금 등의 캐릭터로 변신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숲속 놀이터, 숲속 캠핑장 등도 마련됐다.
전시관 밖에서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준비됐다. 주 행사장 곳곳에 숨겨둔 보물을 찾는 ‘심봤다! 숲속 보물 찾기’를 비롯해, 강원도에서 수집된 솔방울을 활용한 트리 등 기념품 만들기, 드로잉 작가와 머그컵을 만드는 ‘산림 드로잉, 숲을 그리다’, 폐품으로 악기를 만들고 연주하는 ‘숲을 연주하다’ 등이 눈길을 끈다. 집라인, 그네 타기, 인공암벽 체험, 방탈출 미션 등 여러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주 행사장에는 아파트 15층 높이의 솔방울전망대가 마련 됐는데, 행사 기간 내내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에 오르면 설악산과 동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고성군 토성면에 있는 세계잼버리수련장이 주 개최지이며, 속초·인제·양양 등지에서도 행사가 열린다.
생명의 숲 ‘빛의 정원’, 스포츠클라이밍 체험행사(속초), 미니정원 콘테스트, 임산물 한마당 축제(인제), 가족 목공 대회, 전국 목공예 기술자 경연대회(양양) 등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충남의 가을은 백제로 물든다.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9일까지 2023 대백제전이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 일대에서 열린다. ‘대백제, 세계와 통(通)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개막식은 공주시에서, 폐막식은 부여군에서 열린다.
공주시에서는 무령왕에 축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가 무령왕 서거 150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사 내내 무령왕을 집중 조명한다. 관련된 프로그램만 32개에 이른다.
특히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령왕의 장례 행렬인 ‘무령왕의 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무령왕의 장례 행렬과 성왕 즉위를 2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퍼레이드로 연출한다. 금강변에서는 해상교역을 통해 갱위강국을 이룬 무령왕의 이야기가 미디어아트와 특수효과를 활용한 ‘수상 멀티미디어 쇼’로 펼쳐진다.
웅진판타지아 ‘무령대왕’, 웅진성퍼레이드 ‘백제興나라’, 미르섬 비추다 ‘웅진백제 별빛정원’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부여군은 백제문화제의 역사적 의미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눈에 띄는 프로그램으로는 사비천도 행렬을 연출한 ‘백제사비천도 페스타’, 백제금동대향로를 테마로 LED 의상 및 소품 등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연출한 ‘백제문화 판타지 퍼레이드’, 백제군 전투를 재현한 ‘백제의 전투’ 등이 진행된다. 평화의 여전사 계산공주의 이야기도 펼쳐 보인다.
한강 36경 중 7경으로 지정된 충주 양성면의 비내섬은 충북의 가을을 흠씬 느끼기에 제격이다. 가을의 상징인 갈대와 억새, 단풍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잘 마련된 트레킹 코스를 거닐면 도심 속 찌든 때가 절로 벗겨진다. 트레킹 코스는 2개 구간으로 나뉘는데, 1구간은 철새전망공원을 지나 옛 조대 나루터를 거쳐 앙성 온천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거리는 7㎞, 2시간 정도 소요가 된다. 2구간은 새바지산 전망대를 넘어 비내섬을 탐방한 뒤 옛 조대 나루터부터는 1구간을 거꾸로 걷게 된다. 강변길과 철새전망공원을 지나 시점인 앙성 온천광장까지 17㎞로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말티재도 충북의 가을 하면 빼놓을 수 없다. 오랜 역사를 지닌 보은지역에 있는 옛 고갯길로 속리산의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고개 정상에 있는 말티재 전망대에 오르면 속리산의 숲과 굽이치는 고갯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갯길은 열두 굽이로 최근 자전거나 바이크 동호인들 사이에서 라이딩 코스로 인기가 높다.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세조가 속리산 행차 때 얇은 돌을 깔아 길을 냈다고 전해진다.
단양 보발재도 굽이굽이 단풍길로 유명하다. 약 3㎞ 도로변을 따라 펼쳐진 단풍길은 지역 가을 드라이브 코스 1순위다. 정상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보발재 굽이굽이 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사진 명소로 인기가 높다. 인근에 꼭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구인사가 있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부소무늬마을에 있는 부소담악은 본래 산이었지만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산 일부가 잠겨 생긴 곳이다. 기다란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조선시대 학자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추소팔경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절경이다. 4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이면 오색의 단풍옷을 입은 모습이 장관이다. 부소담악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은 추소정이다. 정자에 오르면 기암 절벽이 호수 위에서 꿈틀대며 움직이는 듯하다. 마치 용이 살아 움직이듯이 말이다. 부소담악의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할 수도 있다.
전남도가 올가을 내세우는 여행지는 구례 지리산치즈랜드, 신안 기점·소악도, 담양 메타프로방스, 화순 양떼 목장 등이다.
구례 지리산치즈랜드는 지리산 국립공원과 구만저수지에 인접해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답다. 노란 수선화가 인상적인 알프스가 부럽지 않은 전경을 자랑한다.
1979년 젖소 두 마리로 시작했던 초원목장이 시작이다. 2012년 체험 목장을 표방하며 지리산치즈랜드를 건립했다. 모차렐라 치즈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으며, 송아지 우유 먹이기 체험도 할 수 있다. 130여 마리의 젖소를 방목하고 있다. 치즈랜드 초원에서 찍은 사진이 SNS상에서 퍼지면서 인생사진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신안 기점·소악도는 노두길 12㎞가 인상적이다.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본뜬 ‘섬티아고’ 순례길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와 프랑스, 스페인의 건축·미술가들이 열두 제자를 모티프로 지은 작은 예배당 12곳을 따라 걷는다. 산티아고데 콤포스텔라 순례길에 비하면 짧은 거리지만, 각 예배당의 건축미를 감상하며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시간 정도 걸린다.
담양 메타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부 휴양지 프로방스와 메타세쿼이아의 합성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로 선정된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다.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의 도시 프로방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음식거리, 디자인 공방 등이 마치 유럽에 온 듯하다.
전북도는 고창 선운사 상사화 생태관광 코스를 권한다. 선운사-도솔암-곰소항-변산반도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전북 고창을 대표하는 선운사는 계절마다 빼어난 자태를 뽐내지만, 정작 선운사의 가을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상사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선운사 일대는 가을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다. 매표소 입구부터 늘어선 상사화는 단풍 못지않은 붉은 자태를 뽐낸다.
선운사는 일명 도솔산이라고도 부르는 선운산 북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금산사와 더불어 전북 내 조계종의 2대본사이다. 선운사 사적기에 따르면 창건 당시 한 때 89개 암자에 3000여 명 승려가 수도하는 대찰이었다고 한다. 대웅전을 지나 올라가면 만나는 도솔암에도 상사화 군락지가 자리잡고 있다.
도솔암은 선운사의 산내 암자다. ‘도솔’이라는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미륵신앙과 뿌리가 닿아 있다. 내원궁에는 미륵보살이 장차 부처가 되어 세상을 제도할 때를 기다리며 머물고 있다고 전한다. 동, 서, 남, 북, 상, 하 6개의 도솔암이 있었으나 현재는 북도솔암을 중심으로 통합됐다. 보물 제 280호로 지정된 지장보살좌상이 있으며, 도솔암 서쪽 거대 암벽에는 보물 제1200호인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도솔암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장사송도 유명한데, 천연기념물 제354호다.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은 부안에서 24㎞ 지점에 위치한 진서면 진서리 일대에 위치하고 있다. 일제 말기 우리 농산물과 군수물자를 반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 이곳의 흔적이 가을의 쓸쓸함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이후 항구는 이 일대 수산물 집산지로 변모했고, 근해에서 잡히는 어패류로 만든 각종 젓갈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주말이면 젓갈 쇼핑을 겸한 관광객들로 붐빈다. 소금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초가을의선선한 정취와 함께 바라보는 일출은 낭만적인 분위기 그 자체다. 월명암(月明庵)과 낙조대가 일몰 명소다. 1988년 우리나라 19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해안가에는 해식으로 인한 층리가 잘 관찰되는데,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올린 듯해 감탄을 자아낸다.
대구 달성군에 있는 비슬산은 ‘계절마다 찾는 맛이 다른 산’이다. 봄 산에 가득한 철쭉과 진달래로 유명하지만, 가을 단풍과 억새도 그에 못지않은 정취를 자아낸다. 흙산이면서도 산세가 장중하다.
‘비슬’이란 인도의 범어의 발음을 그대로 표기한 것으로 신라시대에 인도의 스님들이 이 산을 구경한 후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북쪽의 팔공산과 더불어 대구의 명산으로 여겨진다. 유가사, 용연사, 소재사, 용천사 등 많은 사찰과 약수터가 있어 평소에도 대구 경북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경치도 일품이다. 스님바위, 코끼리바위, 형제바위 등 다양한 바위를 보는 재미도 있다.
비슬산은 예부터 영험한 수도처로 알려져 있는데,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스님이 20대를 보낸 곳이기도 하다. 비슬산 산정부에 위치한 사찰인 대견사에서 일연스님이 22세의 나이에 승과에 급제해 초임주지로 임명을 받아 10년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86년 달성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비슬산 내에는 자연휴양림도 마련돼 있어, 하루 머문다면 가을 힐링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영주의 무섬마을은 안동의 하회마을, 예천의 회룡포, 영월의 선암마을과 청령포처럼 마을의 삼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는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과 영주천이 합수돼 태백산과 소백산 줄기를 끼고 마을의 삼면을 둘러싸듯 휘감고 돌아 나간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의 우리말 원래 이름이다. 이곳은 과거 섬과 육지를 이어주던 외나무다리가 명물이다. 수도교란 현대식 다리가 지어졌지만, 이 외나무다리는 여전히 마을의 상징이다. 길이 150m에 폭 30㎝인 길고 좁은 다리는 수도교가 건설되기 이전 마을과 육지의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과거 3개의 외나무다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만 유지되고 있다. 다소 위태한 나무다리를 건너려면 긴 장대가 필수였고, 홍수가 나면 소실되기 일쑤였다. 해 질 녘이 되면 포토존으로도 인기가 높다.
무섬마을에 사람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중반으로, 현재는 약 48가구에 1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가옥 중 38곳이 전통가옥인데, 이 중 16 곳이 조선 후기 사대부 가옥의 전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부산의 대표 해안관광지인 태종대는 올가을 부산이 주력하는 여행지다. 부산관광공사가 9월과 10월을 영도구 방문의 달로 지정하면서 구 내에 있는 태종대 여행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영도해안을 따라 약 9.1㎞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태종대유원지는 해안절경이 뛰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깎아 세운 듯한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이 절경이다. 태종대를 대표하는 지형인 신선바위 일대의 파식대지는 백악기 말 호수에서 쌓인 퇴적층이 파도의 침식에 의해 형성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태종대 일대에는 해송을 비롯한 120여 종의 수목들도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청명한 날에는 약 56㎞ 거리인 일본의 쓰시마섬까지 볼 수 있다. 2013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부산관광공사는 태종대유원지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누비열차를 10월까지 무휴 운행할 예정이다. 다누비열차의 요금도 최대 50%까지 할인해준다.
경남 산청은 단풍과 함께 이 가을 짙은 한약 내음이 곳곳을 감싼다.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 항노화엑스포가 9월 15일부터 10월 19일까지 열리기 때문이다.
왕산과 필봉산 기슭에 자리잡은 동의보감촌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한방을 테마로 내세운 건강 체험 관광지인데, 이에 특화해 매년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번 엑스포의 주제는 ‘미래의 약속, 세계 속의 전통의약’이다. 주행사장은 동의보감촌이며, 엑스포주제관, 한의학박물관, 산청약초관, 한방기체험장, 세계전통의약관, 항노화힐링관, 혜민서, 한방항노화산업관 등 8개의 전시관이 운영된다. 세계 장수마을 소개 등 각 주제관마다 특색 있는 전시들이 준비됐다. 혜민서에서는 무료 한방 진료가 진행된다.
산청과 한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산청은 예부터 약초의 보고였다. 1000여 종의 약초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에 28종의 명품 약초를 진상했으며,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의 스승 유의태가 산청 사람이다.
가을이면 허준순례길은 꼭 걸어야 한다. 새하얀 구절초가 만발해 경치가 일품이다. 숲과 약초 정원, 사슴목장, 구름다리 등을 따라 걷는다. 좀 더 시간을 내 동의보감촌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둘레길을 걸으면 더 좋다. 지리산 자연이 지친 나그네를 한껏 품는다.
경남 통영도 지역 가을 정취에 한몫한다. 이곳 나폴리농원에서 맨발로 편백 톱밥이 깔린 숲속 산책로를 걸으면서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껴보자. 이보다 더한 가을 힐링은 없을 듯하다. 강력한 피톤치드 덕에 걷는 도중 모기 같은 해충을 만날 일도 없다.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예약이 필수다.
어느 계절에 가더라도 볼 것 많은 제주지만, 이번 가을 제주는 더 특별한 여행지들이 기다리고 있다. 제주를 즐기는 새로운 체험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제주 숲길을 즐기는 법이다. 제주 삼다수의 수원지이며 숨 쉬는 생명의 땅 곶자왈을 품고 있는 마을 교래리에서는 음이온을 가득 느끼며 걸어보는 ‘삼다수숲길 노르딕워킹’을 체험할 수 있다.
노르딕워킹은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의 하계훈련을 위해 북유럽에서 시작된 걷기 운동법이다. 폴을 사용하는 사족보행 방식의 걷기 방법으로 자세 교정과 관절 및 척추 질환에 효과적인 건강 워킹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운드워킹’을 이용한 트레킹도 기다리고 있다. 생태 소리를 통해 감각을 깨우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걸으며 자연과 교감한다. ‘화순 곶자왈’과 ‘저지오름’에서 진행된다.
제주 인근의 또 다른 섬 추자도 여행도 색다른 묘미다. 주로 우도를 많이 들르지만 올가을엔 추자도를 눈여겨보자. 제주 섬에서 배로 1시간여 거리에 있는 추자도는 올레길, 아름다운 일몰, 섬마을의 야경, 아침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등 추자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경이 한가득이다. 여기에 더해 참조기와 삼치로 차려진 밥상은 어디가도 맛볼 수 없는 진수성찬이다.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지만 1박 2일 일정으로 돌아보면 제주와는 다른 섬 여행을 느낄 수 있다.
제주 가을의 명물 억새는 제주의 오름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제주 서쪽 새별오름과 애월읍 어음리는 제주에서 규모가 큰 억새 군락지이다. 해 질 녘 주홍빛 노을에 반사돼 반짝이는 억새가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 각 지방자치단체·한국관광공사·연합뉴스]
[문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