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주요 성장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다.
당장 중국의 수출입 부진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중간재의 약 75%가 중국 내수에, 나머지 25% 정도가 제3국으로 향하는 수출품 제조에 쓰이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째 마이너스권에 머물렀다. 올해 1∼7월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5.1% 감소했다.
오랜 대중 수출 부진에도 여전히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수출국 지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우리나라의 전체 교역액(7398억달러)과 총 수출액(3575억달러)에서 중국 비중은 각각 20.9%, 19.6%에 달했다.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MTI 831110)의 경우 1∼7월 수출액(250억달러) 중 대중국 수출 비중이 약 45%(112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받는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 유독 크다는 점도 중국의 추가 경기 악화가 우려되는 이유 중 하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 시장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의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경기 침체로 한국 경제가 올해 안에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 역시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 회복의 핵심 조건을 꼽자면 반도체와 중국 경기 회복”이라며 “중국을 경유한 제3국 수출이 어려운 여건이고, 중국 내수도 기대만큼 좋아지지는 않고 있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대중 수출이 빠르게 좋아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는 수출 등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 시장을 통해서도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주식과 채권 시장이 폭락할 경우 전염 효과로 한국금융시장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경제 위기가 향후 심화하면 최근 1.4% 내외로 내려온 각 기관들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거나,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성장세가 전망보다 큰 폭으로 밑돌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일각에선 대중(對中) 교역 구조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중국이 필요로 하는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역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더는 중국만 쳐다보고 있을 수 없다”며 “정부가 중국발 위기의 파급력을 파악해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고, 매출이 줄어들 경우를 대비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