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6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의 GPT-4.0을 토대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코파일럿(Copilot)을 워드·파워포인트·엑셀 등 사무용 서비스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MS는 이를 ‘인공지능과 근무의 미래’라고 표현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든 사람이 매일 작업에 사용하는 도구에 인공지능을 넣었다”라면서 “훌륭한 콘텐츠, 훌륭한 문서, 멋진 파워포인트를 만들려는 사람한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파일럿은 부조종사라는 뜻이다. AI가 채팅 결과를 요약하고, 사업 위험 요소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하며, 일정을 생성하고, 파워포인트를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초거대 AI 기술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챗GPT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이 나올 것이란 기대 속에 GPT-4가 공개됐다. 지난 3개월간 전 세계에 AI 열풍을 일으킨 오픈AI의 후속작이다. GPT-4는 사진이나 영상 등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눈’까지 탑재했다. 구글·MS·메타 등이 모두 참전한 빅테크의 AI 전쟁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쟁의 관건은 천문학적인 컴퓨팅 비용. 초거대 AI를 운용하기 위해선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다.
챗GPT가 대화형으로 ‘범용지식’을 소비자에게 전달해줬다면, 앞으로는 서비스 기업들이 챗GPT를 API 방식으로 호출한 뒤 자사 데이터를 활용해 더 고도화하며 특화 서비스를 내놓는 챗GPT발 ‘2차 서비스 혁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챗GPT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가 무서운 속도로 쏟아지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이 챗GPT를 기반으로 만든 AI 챗봇 서비스만 해도 AI 여행가이드(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 AI 건강 관련 챗봇 비서(굿닥), AI 연말정산 세무도우미(삼쩜삼·올거나이즈), AI 코딩도우미(엘리스) 등 수십 개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인 세일즈포스를 비롯해 쇼피파이(전자상거래), 스냅(메신저) 등 미국의 대형 테크 기업들도 챗GPT를 기반으로 AI를 만들어 자사 제품에 탑재했다.
자체 초거대 AI를 보유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해외 AI의 빠른 확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네이버가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는 국내 500여 스타트업의 마케팅 AI·기업용 챗봇 등에 적용됐고, 카카오브레인도 AI 화가 ‘칼로’의 API와 한국어 최적화 AI 모델 코(KO)GPT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 국내 스타트업들의 소규모 서비스에 적용된 것이 대부분이라 사용자 저변이 넓지 않다. 또 한국어 중심이라 글로벌 경쟁에서는 뒤처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 소장은 “한국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선두 주자들과 경쟁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라면서 “우리만의 서비스 특화 지점을 발굴해야 거대 자본으로부터 우리 생태계를 지켜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