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매각이 난항에 부닥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베트남 빈그룹 등과 접촉하며 MC사업본부 전체나 일부 매각을 타진했지만 제대로 협상이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내부적으로 스마트폰 사업본부 매각조차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사업철수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이르면 4월 초 이사회에서 MC사업본부 사업 철수에 대한 결정을 내부 구성원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이후, 시장에선 해외 통매각이나 부분매각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베트남 빈그룹,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베트남 스마트폰 생산 공장, 특허권 등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관계자는 “한국, 미국 시장을 제외하면 LG 스마트폰의 존재감 자체가 미미한 데다, 매수가격 또한 맞추기 힘들었을 것”이라 귀띔했다.
권봉석 LG전자 CEO
이에 따라 큰 관심을 모았던 LG 롤러블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그동안 LG전자는 “연구개발(R&D) 차원에서 LG 롤러블의 개발은 진행 중”이라고 설명해왔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가 전면 철수하더라도 소속 직원 전원을 다른 부서에 이동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MC사업본부에는 이 회사 전체 인력의 9.5%인 3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력 수요가 커진 생활가전(H&A)이나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등 고용 수요가 큰 계열사로 재배치한다는 것이다. 일부 SW개발자 등은 이미 부서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LG그룹 안팎에선 스마트폰 사업을 접음으로써 가전과 전장 등 미래 성장동력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누적적자는 5조원를 넘어선다.
한편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가 현실화하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폰의 국내 시장 13%다. 업계에선 LG전자의 빈자리는 같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삼성전자의 중저가폰들이 차지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