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편을 놓고 연일 시끄럽다. 어디 한두 해 일인가. 노령인구 복지를 위해 1988년 시행된 국민연금은 올해로 36년 차를 맞고 있지만, 늘상 논란이 있어왔다. 특히 기금 고갈 문제는 십수 년째 해결되지 못한 숙제다. 2007년 당시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자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허송세월한 사이 국민연금 고갈 예상 시기는 더욱 앞당겨졌다.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2055년께면 국민연금 적립금이 고갈될 전망이다. 이를 막기 위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이 필수인데, 핵심은 ‘더 내고, 더 늦게, 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선뜻 수용할 수 없는 것은 현재도 많지 않은 연금수급액이 더 줄어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은퇴 후 2인 가구당 적정소득은 월 294만원. 하지만 현재 65세 이상 연금수급자 중 절반이 월평균 38만원도 못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체는 고사하고 ‘용돈’ 수준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약 42.5%로 OECD 평균치 58%보다 못한 것은 물론, OECD 권고치(65~75%)에도 한참 못 미친다. 미국은 소득대체율이 81.3%로, 은퇴 후 연금부자도 적지 않게 나온다는데, 우리나라에선 언감생심이다. 그러니 각자 개인이 알아서 1층 국민연금 외에도, 2층 퇴직연금, 3층 개인연금으로 ‘연금 3층탑’을 쌓는 것이 필수다.
이렇게 3층 연금으로 겹겹이 준비하면 노년의 삶이 만사 OK일까? 건강을 잃게 되면 3층 연금탑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장기요양 서비스를 받는 1인 가구 노인의 월평균 생활비 지출액이 요양인건비를 포함해 200만~300만원에 달한다. 24시간 간병을 받게 되면 요양인건비로 매달 400만~500만원가량 거금이 들어간다.
그래서, 노년의 최고 재테크는 ‘3층 연금탑’보다 ‘건강’이다. 특히 노년에 낙상 사고가 죽음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얘기가 많다. 근육이 부족하면 낙상도 잦고 낙상으로 몸져누우면 그나마 있던 근육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근감소증의 악순환이 반복되다 자리보전하고 눕게 된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근력을 키워야 한다. 근육이 사라지면 비만, 당뇨는 물론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과 노쇠, 치매까지 부를 수 있다. 그래서 근육은 노년의 삶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무려 13%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근육은 30대부터 내 몸에서 빠져나가 70대에 이르면 절반밖에 남지 않는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미리 근육량을 키우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층 연금, 적금통장도 중요하지만 노년의 ‘찐 재산’은 ‘근육’이란 얘기다. 2024년 신년 계획으로 연금 저축보다 근육 저축부터 들어야겠다. 하루 20분 근력 운동부터 시작하자. 2000년대 초 모 카드 광고 모델이었던 배우 김정은의 신년 광고 멘트가 떠오른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
이젠 이렇게 외쳐야겠다. “여러분~ 새해엔 근육부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