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의 위기 속 클라우드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크게 성장한 클라우드 산업의 향후 미래 시장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의 평가가 좌우로 나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클라우드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전망을 놓고 업계의 치열한 고민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팬데믹이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가운데 산업계의 주목을 받은 분야는 단연 클라우드였다. 재택근무의 정착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 안에서 일을 하고 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됐다. 재택근무와 원격업무를 위해 모든 업무용 데이터와 커뮤니케이션은 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졌다. 데이터를 일일이 개인용 컴퓨터에 저장하거나 이를 공유하는게 쉽지 않은 만큼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클라우드 모델이 각광받은 것이다. 그간 기업들의 데이터 백업 또는 개인정보 저장을 위한 용도로 활용돼 왔던 클라우드 산업은팬데믹의 바람을 타고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업무 양태의 변화뿐 아니라 여가선용을 즐기는 개인들의 일상도 클라우드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OTT가 영화관과 공연 문화를 대체했고 고용량 고사양 게임을 즐기거나 다양한 활동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기 시작했다. 게임 산업과 미디어 산업이 집에서 본격적으로 소비됨에 따라 클라우드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 활성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
당연하게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도한 빅테크 기업들에게도 큰 낙수효과가 발생했다. 팬데믹이 산업 전반을 어렵게 할 것이란 초기 우려와 달리 막대한 유동성이 시장에 풀리면서 돈이 돈을 부르는 시장이 형성됐고 이를 통해 수많은 소비 선순환이 이뤄지며 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개선되는 반전 효과를 일으켰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들은 사업의 기반을 닦아왔던 기존 사업과 별개로 클라우드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해 전개해왔고 이러한 전략은 팬데믹 시국에 빛을 발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은 다름 아닌 아마존이다. 전자상거래 세계 1위 기업 아마존은 일찌감치 기업의 핵심 먹거리로 클라우드 산업을 낙점했고 이를 위해 AWS라고 불리는 클라우드 사업을 발 빠르게 전개해왔다. 그 결과 현재 AWS의 시장 점유율은 독보적 1위를 차지할 만큼 아마존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아마존은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OTT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홀푸드마켓을 통한 신선 유기농 식품 배달, 아마존 포토와 뮤직 등을 통한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와 사진 저장 기능 등 다양한 데이터 활용 산업을 낙점해 클라우드를 필수적인 요소로 둔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쳐왔다. 이를 통해 자사의경쟁력인 클라우드 기술이 빛날 수 있는 산업을 모범적으로 펼쳐가며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시너지 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아마존의 클라우드 산업 시장 점유율은 32%에 달한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23%로 2위, 구글이 10%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잇는 20개 경쟁사들의 총합이 26%로 치열한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4% 시장점유율로 4위, IBM 클라우드와 세일즈포스가 3%로 5위, 오라클과 텐센트 클라우드가 2%로 7위권을 형성했다. 상위 8개 기업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79%에 달한다.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의 기업 지출은 전 세계적으로 1분기 기준 63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7억달러 늘어난 숫자다. 과포화 우려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장을 지속하며 빅테크 기업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그 성장세는 더뎌졌다.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 직전 분기 대비로는 4% 성장에 그쳤다. 이는 전년도보다 크게 줄어든수치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을 기반으로 연간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매출을 2370억달러로 추정했다. 결국 향후 기업의 실적의 열쇠가 될 클라우드 산업의 성패에 기업의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아마존에 이어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했다.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강자의 경쟁력을 타 산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특히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자리잡지 못하며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무엇 하나 제대로 된 서비스나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위기감을 느껴온 마이크로소프트는 결국 클라우드 산업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고군분투 중이다. 다행히 클라우드 기술에 기반한 원드라이브 등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가 안착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성장을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독과점 문제로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클라우드 산업의 안정화 및 사업 확대는 추후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스터플랜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3위 클라우드 기업은 다름 아닌 IT 공룡 알파벳이다. 검색엔진으로 출발한 구글 역시 현재 유튜브, 구글드라이브 등 다양한 클라우드 기술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전 세계 1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에서 소화하는 데이터만 해도 클라우드 사업에 미치는 영향아 무지막지하다는 평가다. 구글 역시 구글 클라우드, 구글 포토스 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통해 고객확보와 수익모델을 이끌어나가고 있으며구글의 클라우드 사업 역시 큰 성장을 더해왔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클라우드 사업 선점을 위해 달려가는 가운데 지난 4월 말부터 5월 초 연이어 발표된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의 최대 관심사는 클라우드 산업의 성패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보다도 좋지 않았다.
아마존 AWS는 올해 1분기 214억달러의 매출을 신고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한 숫자다. 문제는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아마존 관계자는 실적 발표에서 “고객사 1분기 성장률이 낮아진 만큼 2분기까지 이런 우려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클라우드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아마존과 같은 인프라스트럭처 기업들의 성장도 더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업마진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영업마진은 22년 1분기 35.3%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후 올해 1분기 24%로 하락했다. 이는 2017년 2분기22.3%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영업 이익 역시 51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나 감소하며 시장 우려를 키웠다.
클라우드 2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마냥 웃지만은못하고 있다. 서버 판매량과 함께 집계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실적은 매출 220억달러, 영업이익 84억달러를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간 대비 16%, 13%씩 성장한 수치다. 그간 20~30%대 성장을 해왔던 것과 달리 10%대 성장을 이루며 성장이 멈출 것이란 우려를 키우는 결과를 받아들였다.
구글은 1분기 클라우드 사업의 영업이익이 사상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사업 본격화를 기대하고 있다. 작년 동기 9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던 구글은 올해 영업 이익 1억9100만달러를 달성했다. 매출 역시 7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해 1, 2위 기업보단 미소 짓는 결과를 낳았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할 요인이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는 애저, 오피스365 기업용, 다이나믹스365, 링크드인, 기타 클라우드 관련 제품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실적이 악화된 이유는 거시경제의 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앞다퉈 비용 절감에 나서며 클라우드 투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와 더불어 비용 절감을 위한 여러 방안 중 IT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클라우드 지출을 줄이고 나선 것.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기업 고객 비용의 최적화에 적극 협조하면서 고객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경기 영향 속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최적화 문제는 아마존을 비롯한 모든 기업들에게도 동일하게 해당되는 문제”라며 “기업고객의 입장을 이해하므로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는 부분을 수용하면서 발맞춰 나가다보면 다시 경기 회복기에 클라우드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클라우드 기업들의 철저한 계산이 작용되는 것이다.
특히 앤디 재시 CEO는 “기업들은 새로운 고객 경험에 자원을 재할당하기 위해 비용을 최적화한다고 말하는 점이 흥미롭다”라면서 “클라우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수요에 따라 원활하게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며,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최선이라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라고 이를 강조하기도 했다.
마이크로포스트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 최적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비용절약이 다시금 업무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는 만큼 이러한 클라우드 기업의 생존전략은 계속해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클라우드 산업 안팎에서도 혁신의 바람이 크게 불고 있다. 바로 다름 아닌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이다. 최근 몇 년간 미래 먹거리 기술은 크게 출렁였다. 언택트 사회가 도래하며 메타버스와 AR·VR기술이 주목받았고 이와 더불어 가상공간의 결제 모델로 NFT 기술 등 암호화폐 기술도 각광받았다. 하지만 엔데믹이 다가오고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올해는 생성형 AI 기술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클라우드 시장 역시 이러한 기술 혁신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분기 클라우드 오픈AI 서비스 이용 고객이 전 분기 대비 10배 늘었다”라며 “코세라, 메르세데스-벤츠, 쉘 등 현재 2500명 이상의 애저 오픈AI 서비스 고객이 있다”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손잡고 현재 검색엔진 BING에 챗GPT 기술을 도입한 상태다. 이러한 협력을 앞세워 생성형 AI 기술에서의 클라우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주도적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AI 플랫폼과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의 일관된 설계와 실행을 포함한 솔루션 수요가 건전한 매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뿐 아니라 구글은 자체 개발 생성형 AI 기술 ‘바드’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으며 잠잠했던 아마존역시 생성형 AI 기술 플랫폼 개발을 선언하며 시장 참여자들과의 활발한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분석 모델인 ‘타이탄’을 선보이며 전문 기업들이 뛰어노는 생성형 AI 기술의 놀이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대규모 언어 모델 및 생성 AI의 출현과 함께 클라우드에서 발생하고 소비될 양을 지금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많은 고객 경험이 재창조되고 발명되고 그 모든 것이 클라우드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시장을 전망했다.
매일경제 정치부 추동훈 기자